[후기] 생태학 3강 – 생명의 탄생, 경쟁이 아닌 협동의 산물

2014.11.13 | 행사/교육/공지

생태학 3강 후기

흙을 통해 배우는 생태이야기’ 마지막 수업에 다녀왔다. 보통 이런 강의의 마지막 수업은 중간에 빠지는 사람들로 인해 수강인원이 조금 줄곤 하는데, 녹색아카데미의 마지막 수업은 더 북적였다.

이번 수업은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던 자연에 대한 이론들과 그것에 반하는 사례들을 통해 자연 본연의 모습을 더 깊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윈이란 학자가 이야기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법칙들은 자연이 필연적인 경쟁의 구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주지만 사실은 조금 달랐다. 경쟁을 피해 땅으로 내려온 도도새의 이야기처럼 자연 속에는 경쟁회피의 달인들이 있었고, 그 들은 서로 협동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egg그런 자연의 이야기로 시작한 강의는 사람의 탄생 스토리로 마무리가 됐다.
보통 사람들은 사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야 할 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수십억 마리 정자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가장 우수한 정자만이 난자를 만나 사람이 태어난다고, 그러니 넌 그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소중한 존재라고 말이다.

하지만 교수님은 그 과정이 경쟁이 아니라고 했다. 설명하자면, 생명의 씨앗이 잉태되는 여성의 자궁은 방어기제가 면역기관 이상으로 강하기 때문에 정자들은 인해전술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삼각형 대형을 이루며 맨 앞의 정자가 당하면 뒤의 정자가 뒤를 받혀주면서 난자를 향해 돌진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치열한 경쟁이 아닌 희생과 협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희생과 협동으로 우리가 태어났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소중하다고 이야기 하셨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1등을 차지했다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이의 희생과 협동으로 우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것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수강해본 녹색아카데미 수업,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자연의 원리를 다시 이해하는 것 만으로 인간사회의 경쟁구도가 깨지지는 않겠지만, 그러한 경쟁속에서 약간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희생과 협동의 산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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