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에세이] 모든 이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길

2015.05.28 | 행사/교육/공지

녹색 연합과 내가 인연을 맺었던 것은 2014년 초부터 그 해 초여름까지 청년 인턴으로 녹색연합의 전문기구인 출판사 월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이하 “작아” 표기)에서 일했던 경험 때문이었다. 청년 인턴을 하기 전,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힘에 부치다’라고 말할 만큼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회에 대한 나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아니면 사회에 대한 내 인식이 부족했던 것일까? 힘들수록 더 열심히 했고, 또 더욱 힘을 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할수록 무언가 잡히질 않았고, 허망감에 사로잡힐 때가 많았다. 그러던 중 작아의 면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면접 때, 편집장님과 이러저러한 말들을 나누면서 나는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여기서 일하면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Untitled-1

작아는 녹색 연합 건물 3층에 있다. 주로 점심식사를 각자 싸온 도시락으로 다 같이 먹는데, 겨울에는 사무실 안에서 옹기종기 앉아서 먹고, 여름 즈음에는 테라스에서 상을 펴고 먹는다. 점심식사를 할 때는 서로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그 이야기 방식들이 주목할 만 하다. 이를테면, ‘해준, 어제 뭐했어?’부터 ‘해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등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질문들을 한다. 답변을 구하는 것도, 또한 촉구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머뭇거릴 때면 다른 사람이 ‘나는 그거 너무 불편한 느낌을 받았어’라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이러한 대화 방식들은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음이 편해지니 평소 내가 마음속에서 두고 있던 말도 조리 있게 나오게 되었다. 가슴이 열리니 점심식사 때, 말을 잘하는 것과 더불어 업무처리도 잘 되었다. 작아 식구들은 나를 편안히, 그리고 자율적이게 함으로써 내가 어떠한 업무에 몰두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그것은 내가 원래할 수 있었던 업무량보다 더 많이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무실 올라가는 계단

“작아”의 사무실은 여름에 가장 멋지다. 사무실 큰 창의 햇빛을 막아주는 여러 넝쿨 식물들, 점심 식사 때 바로 따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채소들, 퇴비로 되는 남은 음식물들, 재활용되는 종이들과 여러 물품들, 그리고 마감 일정의 분주함 속에 작아 식구들의 품위 있는 여유들이 어우러져 작아의 사무실을 멋지게 장식한다. 내 작은 눈으로 바라본 작아를 포함한 녹색 연합 사람들은 어떠한 지식을 그들의 머릿속에 맴돌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활용해 행동하고 실천한다. 이렇게 녹색 연합이 가르쳐준 삶의 방법들은 내 생활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지금도 인생의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지만, “자율과 실천”은 결코 내 삶에서 흔들리지 않는 요소들이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사람들이 햇빛을 피하러 동네의 오래된 나무로 간다. 그 고목은 아무런 말이 없다. 그저 자신을 열고 다른 사람들이 햇빛을 피하고, 기댈 수 있게 해준다. 녹색 연합에 바라는 점은 내가 녹색 연합에 기대어 좋은 경험을 얻었던 것처럼, 차별 없이 모든 이들이 기댈 수 있는 오래된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 송해준

 

모험, 도전, 열정, 노력! 서른살의 열혈남아 송해준 님은 현재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2014년 출판사 '작은것이 아름답다' 인턴 활동을 계기로 녹색연합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정리 김수지 회원더하기팀 활동가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