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반 친구들의 “까르르~ ” 신나는 먼 나들이!!

2004.07.05 | 행사/교육/공지

2주 전에 초록이 학교에서 시원한 우이천에서 물놀이하면서 산수유반 친구들한테 쬐금 미안했었어요. 예정되어 있었던 청계산 개구리 논 먼 나들이가 사정으로 갈 수가 없었거든요. 두 눈에 서운함 한 가득, 두 볼이 씰룩씰룩. 아쉬워하는 산수유반 친구들한테 더 재미있는 먼 나들이를 가자고 아기 손가락 걸고 약속하고 2주가 지난 오늘.
드디어 산수유반 친구들 모두가 기다리고 있던 먼 나들이를 가는 날이랍니다. 야호~!  |^^/
수유동 방과 후 공부방 친구들과 모여서 옆 동네 숙제방 친구들 데리고 강화도 아침가리 마을로 출발!!
버스 안에서 내일 보게 될 갯벌 친구들 나오는 비디오도 잠깐 보고, 갯벌노래도 불렀어요. 4절까지 아주 씩씩하게 불렀죠. 갯벌 노래 속 갯벌 친구들이 벌써부터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 콕! 들어갔을 거에요.

마을로 들어가서 우리를 반겨주시는 이장님께 넙죽 인사드리고 우리가 머무르게 될 한옥에짐을 풀렀어요. 방이 어찌나 널찍하고 시원한지, 그 많은 산수유반 친구들이 뛰고 굴러도 넉넉한 공간. 이틀 동안 산수유반 친구들을 품어줄 아주 멋진 곳이었답니다.

우리 친구들은 모든 게 다 신기하고, 재미있고, 신이 절로 나는 가 봐요.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노란 살구를 따도 까르르,
오리농법을 하는 논 옆에 수십 마리의 귀여운 오리들에게 밥을 주면서도 까르르,
감자를 캐러 간다고 하니 더 그럴 수밖에 없지요.
감자 밭 옆에 있는 논에서 이장님이 분홍색 우렁이 알과 큰 우렁이도 보여주셨어요. 개구리 밥도 둥둥 떠 있네요. 논에 농약을 넣지 않아도 우렁이가 농사를 도와준다는 사실에 우렁이가 고마워졌어요.

드디어 감자 하우스 안에 들어왔어요.
저런~ 이장님이 감자를 캐는 방법을 알려주시는데 너무 신이 나서 그런지 친구들이 전부 감자밭만 두리번 거리고 있어요. 드디어 감자 캐기 시작!
흙이 보슬보슬, 살살 호미질을 하면 주먹 같은 감자가 떼구르르~
함성을 지르면서 감자가 다치지 않게 살살~ 땀 흘리며 신나게 캐는 모습이 마치 예비농사꾼 같아요

여러 개의 상자에 한 가득 감자를 캐고 뿌듯한 마음으로 이장님이 태워주시는 트럭 뒤 짐칸에 타서 달리는 재미에 또 까르르.
맛있는 저녁식사를 감사한 마음으로 뚝딱 먹고, 쌀뜨물을 받아 설거지도 척척.
모둠 선생님 식판까지 거두어서 스스로 역할을 나눠 열심히 설거지를 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모둠별로 만드는 별자리 또한 캄캄한 밤에 색다른 놀이였죠. 도화지에다가도 붙이고, 이마에도, 볼에도 붙여서 친구들이 움직이니까 별도 따라 움직여서 ‘움직이는 별자리’가 됐어요.  

늦은 자유시간. 공포의 베게 싸움이 시작됐어요.
넉넉한 방안에서 베게를 들고 쫒아가고 도망 다니고…
장난이 심해서 우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베게싸움 이후에 간식으로 나온 찐 감자가 꿀맛이었을 정도로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맛있는 감자로 속도 든든하고, 내일 갯벌을 갈 생각에 마음이 설레는 친구들 모두 잠자리에 들었어요.

다음날 아침…
부지런한 친구들은 6시부터 아침 산책 하고, 살구도 따 먹고, 오리한테 아침인사도 했어요.
아침밥도 맛있게 냠냠~
새싹이 녹색연합에서 신기한 걸 가지고 왔어요.
태양열로 움직이는 모형 자전거, 선풍기가 달려있는 모자, 열심히 태엽을 돌려서 나오는 손전등과, 라디오가 그거에요. 태양은 열매와 곡식을 알알이 여물게 해주는 능력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이로운 전기를 만들어주는 힘도 있네요. 우리 친구들이 태양에너지에 대한 소중함을 더 많이 알게 된 시간이었어요.

마을 아주머니께서 만들어주신 김밥을 도시락으로 그새 정이 옴팍 들은 아침가리 마을을 떠나 곤충박물관에 들렀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사슴벌레, 가장 예쁜 나비, 보석을 닮은 곤충, 세계에서 몇 안되는 희귀곤충까지…
곤충 선생님의 재미있는 곤충 이야기에 산수유반 친구들이 흠뻑 빠졌답니다.  
곤충 박물관을 보고 나와서 주변에 날아다니는 나비, 지렁이가 더 친하게 느껴졌대요.

자~ 드디어 황산도 갯벌에 도착.
귀여운 토끼섬에서 맛있게 냠냠 김밥 도시락을 먹고 갯벌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친구들이 갯벌로 달려나가요.
발 아래 말캉거리는 갯벌이 친구들의 놀이터가 됐어요. 망둥어는 정말로 “폴짝 폴짝” 뛰어요. 아기 칠게들은 어쩜 그렇게 옆으로도 빨리 기어가는지~
그래도 산수유반 친구들의 재빠름을 따라갈 수야 없죠.
펄콩게 집은 그 이름에 걸맞게 어찌나 귀여운지 몰라요.
푹푹 빠지는 갯벌에서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온몸에 갯벌을 뒤집어 썼어요. 그래도 까르르.
서울에 늦지 않게 가야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갯벌을 나왔어요.

기다렸던 먼 나들이가 이렇게 끝이 났어요.
그러고 보니 산수유반 1학기도 끝이에요.  
우리 친구들, 집에 돌아가면 어제 오늘 일기장에 무엇을 쓸까요?
너무 재미있는게 많아서 아마 세 장도 넘을 것 같아요.
산수유반 친구들은 이틀 동안의 먼 나들이에서 만난 자연 친구들을 마음속에 잘 품어주었겠죠?
친구가 되려면 서로 마음을 열어야 한대요.
자연 친구들은 벌써 우리들에게 마음을 열어두었다고 하네요. 이제 우리 친구들만 마음을 열면 되는 일이에요.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냐구요?
별로 어렵지 않아요.
손만 내밀면 되는 거래요.
방학을 보내고 2학기 때는 자연 친구들한테 더 큰 손을 내미는 산수유반 친구들을 만날 것 같아요.
산수유반 친구들아~ 2학기에 보자~ 안녕~
    

글 : 사과 김은아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모둠교사로 함께하고 계신 사과 선생님은 얼굴이 예쁜 사과처럼 발그레해지곤 해서 사과래요. 숲해설가 과정을 수료하시고 요즘은 방태산에서 숲교육도 하시면서, 우리 초록이학교 아이들과도 즐거운 숲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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