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살리는 요리' 한 번 해보세요

2004.08.16 | 행사/교육/공지


1)국수 국물을 내고 난 뒤 남은 건더기, 2)녹차를 우려내고 남는 녹차 찌꺼기, 3)맛이 시큼하게 변한 묵은 김치…
가정에서 대부분 음식쓰레기로 버리기 일쑤인 것들이다. 하지만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이런 것들도 훌륭한 음식으로 바뀔 수 있다. 위의 ‘재료’들에 소량의 다른 재료와 약간의 정성을 버무리면(?) 번호 순서대로 메밀 모듬 부침개, 녹차잡채, 묵은 김치 야채 빈대떡 등 훌륭한 먹거리로 탈바꿈한다.

위의 사례들은 ‘환경을 살리는 요리’ 공모전에 접수된 사례 가운데 몇 가지다. ‘환경을 살리는 요리’ 공모전은 친환경 음식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환경단체인 녹색연합과 정토회가 공동주최해 마련한 행사. 홍보가 부족해 10일 마감된 공모전에는 20여건만 접수됐지만 대부분의 응모 작품에는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빛나고 환경에 대한 사랑이 진하게 묻어난다.

녹색연합의 신근정 간사는 “수박껍질까지 음식재료로 써서 음식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요리는 우리 어머니세대에서는 자연스러운 음식문화였다”며 “일상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맛 있는 요리도 만들고 음식쓰레기도 남기지 않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25일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 미디어다음은 이번 공모전에 출품된 요리법 가운데 다섯 가지를 골라 소개한다.

국수 국물을 우려낸 뒤 남은 건더기로 만드는 메밀 모듬 부침개



음식을 만들게 된 사연
물국수를 좋아하는 큰 딸아이가 있어 우리 가족은 자주 국수를 해먹는다. 겨울에는 따끈하게 해서 호박볶음을 얹어 먹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서 오이채를 얹어 먹으면 그 맛이 일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고민이 하나 생겼다. 음식물쓰레기를 적게 배출하기 위해 지렁이를 키우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데, 국수 국물을 내고 난 건더기의 양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국물을 우려낸 뒤 남은 건더기를 생각 없이 음식물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리기도 했었는데 마음에 걸려 그것으로 된장찌개를 해 보았지만 잘 먹지 않았다. 어느 날 감자를 갈아서 부침개를 해 먹으려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 아! 이걸 갈아서 부침개를 해보면 어떨까? 냉장고에 있던 야채를 더 다져 넣고 부침개를 만들어 주었더니 가족들의 반응이 좋았다.

입이 까다로운 큰 딸아이도 맛있다며 몇 개 먹었다. 남편은 술을 좋아해서 가끔 이웃집 아저씨들과 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는데 어느 날은 이 메밀 부침개를 했는데 옆집 아저씨 불러다 “술 한잔 하세요” 했더니 좋아했다. ‘역시 메밀 부침개라서 맛있다’며 잘 먹는 세 남자들을 보며 나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재료
1. 다시 국물을 내고 난 건더기(무우 200g, 양파 1개, 표고버섯 10송이, 다시마 10g, 멸치 50g) 2. 집에 남아 있는 야채(깻잎, 당근, 고추, 감자, 밀가루 300g, 소금 약간 등)

만드는 방법
1. 국물을 내고 난 건더기는 믹서에 곱게 갈아 놓는다.
2. 깻잎은 깨끗이 씻어 가로 세로 6mm 정도로 썬다.
3. 당근과 고추는 곱게 다진다.
4. 감자를 강판에 간다.
5. 위의 재료를 잘 섞어서 밀가루를 넣고 되직하게 반죽을 하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이때 식은 밥을 넣어도 좋다.
6.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한 숟가락씩 떠 넣어 노릇노릇 부쳐낸다.

녹차 찌꺼기를 활용해 만드는 녹차 잡채


  
요리를 만들게 된 배경
사찰에서나 가정에서 녹차를 마신 후 나온 녹차 찌꺼기로 간단하게 나물이나 멸치와 함께 볶아 먹는 요리에서 벗어나 좀 색다른 요리를 해 보고 싶었다.

요리 재료
녹차 찌꺼기(약간), 당근1/2개, 표고버섯2개, 홍고추1개

만드는 방법
1. 녹차는 찬물에 헹궈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한 후 소금, 참기름, 깨소금으로 양념하여 재어둔다.
2. 당근은 3cm 길이로 가늘게 채 썰어 소금으로 간하면서 식용유로 볶는다.
3. 버섯은 깨끗이 씻어 물에 불린 후 물기 제거하여 얇게 포를 떠서 3cm길이로 채 썰어 간장, 설탕, 참기름, 후추로 간하여 재어둔다.
4. 홍고추는 3cm길이로 가늘게 채 썰어 둔다.
5. 1,2,3 을 볼에 넣고 버무린다.
6. 접시에 예쁘게 담은 후 홍고추 채 썬 것을 고명으로 얹는다.

묵은 김치로 만드는 김치야채 빈대떡


  
만들게 된 배경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정토회의 도반들과 아이디어를 모아 요리하게 되었음.

재료
감자, 표고버섯, 묵은 김치, 호박, 당근, 풋고추, 깻잎, 밀가루.

만드는 방법
1. 모든 재료를 곱게 채 썬다.
2. 감자는 썩은 꼭지만 떼어내고 껍질 채 믹서에 갈아준다.
3. 호박씨는 단단하지 않으므로 호박 속과 고추 꼭지도 함께 갈아준다.
4. 표고버섯 꼭지는 손으로 가늘게 찢어 넣는다.
5. 모든 재료는 섞어 물은 넣지 않고 밀가루 약간을 넣고 버무린다.
6. 간은 따로 하지 않고 김치 국물로 간을 맞춘다.
7.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낸다.

결과와 소감
음식물쓰레기로 발생하는 것은 감자 썩은 꼭지와 고추의 썩은 꼭지 3개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으므로 정말 친환경적인 요리법이다.
요즈음 많은 가정에 김치 냉장고가 있으므로 아직도 묵은 김치가 있는 집들이 있다. 지금쯤은 찌꺼기가 되어서 처치 곤란할 수도 있는데 도반들과 함께 묵은 김치를 이용한 요리를 하니 정말 쓰레기도 나오지 않고 묵은 김치와 김칫국물을 잘 처리할 수 있었다.
집에서는 고추 꼭지나 호박 속은 그냥 버렸는데 같이 넣어서 하니 맛도 괜찮고 쓰레기도 적다. 날이 더워 땀을 뻘뻘 흘리며 채 썰고 굽고 하는 도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든다.

수박껍질을 왜 버리나요? 수박껍질 장아찌
  


요리를 하게 된 배경
여름철이면 시원하게 수박을 먹는데 문제는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수박은 껍질의 흰 부분에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와 이뇨를 촉진하는 요소들이 들어있어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우리 집은 예전부터 어머니께서 수박껍질을 이용해서 장아찌를 담궈 먹어 수박은 하나도 버리는 것이 없이 알뜰하게 먹는다. 며칠 전 집에서 만든 장아찌를 정토회관에 가져와서 공양시간에 내 놓았다. 처음 장아찌를 대한 사람들 대부분은 파란 수박껍질째 나온 것을 보고 약간 실망스런 표정. 일부 사람들만이 그냥 맛을 보기 위해 아주 조금씩 가져갔다. 그런데 맛을 본 순간, “아, 너무 맛있다. 상큼하고 달콤하고 새콤하고…” 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어 여기저기서 “어, 정말? 나도 한번 먹어볼까?” 그 뒤 수박장아찌는 불티나게 팔려서(?) 금방 동이 나 버렸다.
수박껍질, 양파, 오이 등을 넣고 이틀정도 저장하여 만든 것인데 달콤 새콤 짭자름함이 어울려 감칠맛이 일품이고 특히 파란 껍질부분의 아삭함은 한번 먹어본 사람은 잊기 힘들 정도라는 평을 받았다. 게다가 수박껍질에 영양분까지 듬뿍! 여름철 골치 덩어리 수박껍질의 화려한 변신! 우리가 쓰레기라고 무심히 버리는 것들 중에 이런 귀한 음식거리가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니 집에서 만들어 보세요. 여름철 잃었던 입맛을 되살려 준답니다.

재료
1. 수박껍질(파란껍질까지 포함)
2. 양파, 오이

만드는 방법
1. 간장, 식초, 설탕을 2.5 대 1 대 1의 비율로 넣고 끓여서 식힌다.
(짠 것이 싫은 사람은 물을 조금 넣어도 괜찮다)
2. 수박껍질(파란 부분까지 모두 넣는다)을 적당한 크기로 채 썰고 양파, 오이도 비슷한 크기로 썰어 놓는다.
3. 2에 1을 부어서 이틀정도 삭힌 다음 먹는다.

응용1 : 수박의 흰 부분은 가늘게 채 썰어 물국수를 말아먹을 때 오이 대신 사용해도 아주 맛있다.
응용2 : 수박의 흰 부분을 가늘게 채 썰어 새콤달콤하게 살짝 무쳐서 먹으면 아삭아삭하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다.

먹고 남은 김치속으로 만드는 김치밥



재료
1. 먹고 남은 김치 속
2. 냉장고에 남아 있는 자투리 야채

만드는 방법
1. 쌀을 씻어 1시간가량 불려 놓는다.
2. 먹고 남은 김치 속과 자투리 야채를 썰어 쌀과 섞고 김칫국물로 밥물을 잡는다.식용유를 몇 방울 넣어서 밥을 하면 더 맛있다. 식성에 따라 해물과 고기를 넣어도 좋다.
3. 이때 야채의 양을 감안해서 밥을 조금 적게 잡는다.
4. 밥이 다 되면 양념장과 참기름을 비벼서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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