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성미산 마을을 찾아서

2004.10.13 | 행사/교육/공지

제2회 녹색들머리 과정 – 이웃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성미산 마을을 찾아서
                
녹색으로 물드는 삶, 녹색들머리 과정 두 번째 이야기로 도시에서 생태적인 삶을 모색해 가고 마포구 성미산 마을을 찾아갑니다. 도시의 조그만한 뒷산, 성미산의 배수지 건설을 반대하면서 다시 일궈낸 잃어버렸던 이웃,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성미산의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태적인 삶을 고민하고 있는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을 갖으려 합니다.
녹색의 꿈을 꾸는 회원님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날짜 : 10월 16일(토) / 오후 2시 ~ 4시
*모이는 장소와 시간 :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 오후 1시 30분
*탐방일정 : 마포두레생협 -> 동네부엌 -> 꿈터 -> 성미산
*문의 : 시민참여국 박정운 / 02-745-5001 / 011-266-0415
        saveoursea@greenkorea.org (참여하실 분들은 미리 연락해 주세요!)
*참가비 : 1만원
*성미산 마을공동체 미리 둘러보기(마포두레생협) : http://www.mapocoop.org

<성미산 마을공동체 이야기>
도심 두레마을 노느매기 실천 공동체 일구는 마포 성미산 사람들  
출처 : 한겨레신문 2003-12-09  윤진 기자

4일 밤 9시,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카페. 80여명의 손님들이 가득한 가운데 이들 중 6명의 기타 합주단이 무대에 올랐다. 연주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 가득한 얼굴의 참석자들이 박수로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다. 대여섯살 난 아이들은 무대 앞에서 흥겹게 탬버린을 쳐댔다. 배수지 반대투쟁 뭉친힘 공동육아·생협등 결실“난 기타강사, 넌 택견강사” 끈끈한 이웃사촌

차가운 아스팔트로 포위된 대도시 속에서 ‘성미산 사람들’의 송년회 풍경은 이웃조차 모르는 도시인들에게 ‘함께 사는 삶’을 압축해 보여주고 있었다.
도시의 나즈막한 산인 성미산 주변 마포구 성산·망원·연남·동교·서교동 일대 600여가구의 ‘주민공동체’인 ‘성미산 사람들’의 시원은 1994년 9월 성산동 지역 주민 10여명이 시작한 ‘공동육아사업’이었다.

당시 ‘아이들을 믿고 맡길 만한 어린이집을 우리가 만들자’며 협동조합 방식으로 공동육아를 시작한 1세대 ‘사람들’에겐 얼마 가지 않아 아이들의 먹거리를 구하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안전한 유기농 식품을 먹이자’며 공동육아조합원을 중심으로 다시 뜻을 모아, 2001년 2월 70가구가 ‘마포두레 생활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올해 초엔 맞벌이 부부를 위한 반찬가게를 열자는 제안이 나와, 협동조합으로 ‘동네부엌’을 또 만들었다. 지난달에는 아빠들이 모여 ‘성미산 자동차병원(카센터)’을 열었다. 처음엔 1곳에 불과했던 공동육아조합도 이젠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2곳까지 합쳐 5곳이나 된다.

그사이 주민들 사이에서 차츰 ‘필요한 게 있으면, 우리가 힘을 모아 직접 해결한다’는 생각이 퍼져갔다. 건강을 위해 요가와 택견, 자전거타기 동아리가 생겨났고, 취미생활로 기타반, 공예교실 등도 등장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엄마·아빠들은 ‘마포스’라는 밴드도 결성했다. 전국 택견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주민은 택견 강사를 했고, 인터넷에서 여성주의 사이트를 운영하는 주민은 아이들을 위한 성교육 강의를 맡았다.
개인이 가진 것을 공동체가 함께 누리는 법을 배우고 동네 문제를 함께 풀어가면서 주민들은 진정한 ‘이웃사촌’이 됐다.




특히 2001년 초부터 지난 10월까지 겪은 ‘성미산 배수지 반대투쟁’은 성미산 사람들을 더 단단히 묶어세웠다. ‘사람들’은 성미산을 깎아 배수지를 건설하겠다는 서울시에 맞서 ‘환경보호’ 기치 아래 ‘저지 운동’을 펼쳤다. 주민들의 반대시위에 밀려 착공을 연기하던 서울시가 지난 1월29일 설 연휴를 앞두고 산의 나무를 기습적으로 벌목할 땐, 남자 어른들이 돌아가며 천막을 치고 밤새 산을 지켰고, 결국 지난 10월엔 서울시의 ‘건설계획 유보 결정’을 이끌어냈다.

근래엔 일부러 이사와 ‘성미산 사람들’이 되는 이들도 늘고 있다. 99년 연남동으로 이사온 박명협(41)씨는 “저는 절대 밖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우리 마을에 가서 마을 사람들과 마시고 싶어서죠”라며 이웃 우애를 자랑했다. 학교 선배 얘기를 듣고 지난해 6월 이사온 정진아(35·연남동)씨는 “제가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을 잡아줄 이웃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성미산 배수지 문제를 취재하러 왔다가 동네 분위기에 반해 아예 눌러 앉은 언론인도 있다.

최근 ‘참여와 자치를 위한 마포연대’라는 시민단체를 만든 김종호씨는 “우리들의 공동체에 완결점은 없다. 함께 답을 찾아나서는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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