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인 삶을 찾아서Ⅱ

2004.10.19 | 행사/교육/공지

지속가능한 농촌공동체의 모델 – ‘생각하는 농민, 준비하는 마을’ 문당리 생태마을 찾아서

            
녹색으로 물드는 삶, 녹색들머리과정 세 번째로 지속가능한 농촌공동체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충남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 마을을 찾아갑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공해 유기농 쌀을 생산하는 오리농법을 시작한 홍동면은 ‘생각하는 농민, 준비하는 마을’이란 마을계획을 내놓고 생태마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촌공동체를 향한 문당리, 그 살아있는 생태마을의 현장으로 녹색연합 회원들이 함께 떠납니다. 녹색 삶을 꿈꾸는 회원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특히, 이번 일정은 시민모임 ‘생명운동공부모임’과 녹색사회연구소에서 함께 준비하고 진행합니다.



* 날짜와 방문장소 : 10월 23일-24일(토,일 1박 2일) / 충남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 일대
* 모이는 장소와 시간 : 3호선 남부터미널 홍성 방면 / 오후 2시
* 주요 프로그램 :
   문당리 환경농업교육관 둘러보기,
   녹색연합과 친해지는 방법!,
   주형로 선생님과 나누는 ‘문당리 생태마을 이야기’,
   생명운동공부모임의 ‘오래된 미래’,
   마을 둘러보기(생협, 전공부 등),
   농사체험(표고버섯따기) 등
* 참가신청 : 녹색들머리과정 참가자, 생명운동공부모임 회원과 녹색연합 회원(20명 선착순 마감)
* 문 의 : 시민참여국 박정운 / 02-745-5001, 011-266-0415 / saveoursea@greenkorea.org
* 참가비 : 3만원(현장에서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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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농업 메카` 홍성 홍동면>
[퍼옴: 문화일보 2004-02-13 / 예진수 기자]

(::전국 최대 ‘유기농 단지’ 발돋움::) 사람은 풍경 속에서 나서 자라고 사라진다. 12일 ‘하늘 공경, 땅 사랑’이라는 장승 팻말이 이색적인 충남 홍성군의 한겨울 풍 경 속으로 들어갔다.
홍성군 유기농업의 발원지인 풀무농업기술학교(이하 풀무학교)와 인근 마을 문당리의 햇볕과 공기가 만들어내는 풍경 속에서는 다른 마을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냄새가 묻어났다. 문당리 마 을 남쪽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홍성환경농업교육관에 서는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간다.

유기농사가 이뤄지고 있는 논 바로 옆에도 풍력발전기와 함께 농 사일로 지친 농민들의 찌든 피로를 그때 그때 씻어주기 위해 만 든 황토찜질방이 올겨울에 새로 지어져 눈길을 끈다. 이 곳 보일 러의 주 연료는 유기농을 통해 정미소에서 나온 부산물인 왕겨다 . 이날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풍경은 과거 두레정신의 재현, 그것이었다. 한겨울의 추운 날씨 속에서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함 께 어우러져 산림청의 감벌과정에서 나온 나온 산의 나무들로 장 작을 패 찜질방 땔감을 마련하는 모습은 뭉클한 감동이었다.

지난해 오리농법 쌀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정미소를 공동으로 설 립, 운영하겠다고 나서자 그 이전까지 막대한 수입을 올리던 마 을 정미소가 스스로 사업을 포기했다는 일화도 믿기 어려운 공동 체 정신의 한 단면이다.

홍성의 풀무학교와 이미 70년대 중반부터 국내 유기농 환경공동 체의 메카로 떠오른 홍성군 홍동면은 ‘두레식 협동’이라는 아 름다운 그물을 짜내고 있다. 학교에서 시작된 유기농업과 생산자 협동조합, 소비조합 등이 지역으로 확산됐다. ‘지역이 학교고 학교가 지역’이라는 이념이 확고하게 뿌리 내리고 있는 곳이 이 곳이다.환경운동가와 농민들은 공통적으로 이 곳 홍성에서 서구보 다 훨씬 더 생태적 조화를 이루고 살고 있는 ‘오래된 미래’의 비전을 찾고 있다. 연간 1만2000명 이상이 이곳을 다녀간다. 이 들이 주목하는 것은 이념과 의식을 가진 귀농인들이 만든 생태공 동체가 아닌, 평범한 농민들이 중심이 된 홍동면이 변신을 거듭 해 지역 안에서 완벽한 자치가 가능한 공동체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공해 유기쌀을 생산하는 오리농법을 들여 와 지역에 착근시킨 주역인 풀무학교와 홍동면은 이제는 공동으 로 광우병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기축산 실험에 도전 하고 있다.

“문당리는 480여가구가 짓는 135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유기농업 지대이기 때문에 유기농 볏짚이 풍부하며 이를 소 사료로 먹일 수 있습니다. 초기단계인 지금은 약 40마리의 소를 대상으로 유 기볏짚과 비(非)유전자조작식품(GMO)사료를 먹이고 햇볕도 잘 들 게 채광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보통 육질을 좋게 하기 위해 거세 를 하지만 이 곳 소는 거세도 하지 않고 항생제도 투여하지 않습 니다. 올해 여러 마을 사람들이 유기축산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 문당리에서 만난 홍성환경농업마을 주형로(46) 대표는 유기농업 을 통해 나온 볏짚을 사료로 쓰고 소에서 나온 퇴비를 유기농사 에 쓰는 완벽한 순환형 유기 농업-축산을 꿈꾸고 있어 국내에서 도 대안축산이 정착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 지역 풀무생협도 60년 풀무학교 학생들의 무인구판장으로부터 출발한 생산자 단체다. 이지역 풀무생협도 올초부터 유기축산위 원회를 구성해 유기축산에 뛰어들고 있다. 홍성군 장곡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 150마리인 유기축산 소의 숫자를 머지않아 열배 수준인 1500마리로 확대할 계획이다.

풀무생협과 풀무학교, 신용협동조합 등은 협의체를 만들어 우선 지역 생산물의 5%를 지역화폐로 지급키로 하는 것을 검토하는등 지역화폐 제도를 점차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풀무학교에서는 졸업을 창업이라고 한다. 고교 과정인 풀무학교 올해(39회) 창업생 2명이 지역화폐문제를 창업논문으로 제출하기 도 할 정도로 풀무학교 학생들은 지역문제에 열심이다.

이 곳을 유명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국내 유기농의 메카로 떠오 른 홍동면과 함께 작은 시골학교지만 국내에서보다 오히려 외국 언론들이 주목하고 있는 풀무학교 교육이다. 풀무학교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힘찬 풀무질을 통해 대안교육과 생태농업 바람을 일으켜온 곳으로 기억한다.

다음은 일화 한 토막.

풀무학교는 80년대 군사정부시절에도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 항시인 김지하 원작의 ‘구리 이순신’ 등 비판적 연극을 상연했 고 그보다 오래전 이 지역출신 사육신 중 한 사람인 성삼문을 주 제로 한 연극을 마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국내 지역신문의 효시로 꼽히는 홍성신문 편집국장이며 풀무학교 1회 졸업생인 이번영(58)씨는 이 연극의 마지막 대목에서 성삼 문이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노복에게 “자네는 이제 고향 홍성으 로 돌아가게”라며 재치있게 귀농을 권유하는 장면을 기억하며 웃었다.

풀무학교에서는 이론과 함께 철저하게 농사짓기 등 실천 수업을 겸하고 있다. 70년대초 유기농업기법을 홍성군에 전파하는데 기 여해 이 지역이 전국 최대 규모 오리농법 단지로서 입지를 굳히 게 한 홍순명(67·전 풀무학교 교장) 풀무학교 전공부 대표교사 는 “학교는 지역의 한 마을이고, 지역은 열려 있는 학교”라고 말했다.그는 최근 학생들에게 들려준 옛이야기를 엮은 ‘들풀들이 들려주는 위대한 백성이야기’(부·키출판사)라는 책을 펴냈다.

“농촌학교 교사들은 농촌출신 학생들을 도시 지역으로 진출시 키려고만 합니다. 또 지역의 곤충, 공해현장, 식량 환경 등이 모 두 살아 있는 교재인데 오히려 학교가 이를 차단하고 있는 셈이 지요. 75년부터 풀무학교는 인근 이웃과 더불어 유기농업 등을 실천해오고 있습니다. 경제적 가치로 보면 주변적 역할밖에 하고 있지 않지만 생명, 더불어 사는 가치, 평화적 사회의 모습 등의 가장 중심에 놓여 있는 것이 농업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 홍 대표교사는 2001년부터 전문대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풀무학 교 전공부를 지역주민에게 개방해 지역주민들이 유기농업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앞으로 축분을 바이오 가스로 만드 는 대체 에너지 기술사업, 토종 종자 보존 사업 등을 지역과 함 께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풀무학교 전공부는 지역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로 환경비누를 만들 고 있다. 또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농산물이 현지에서 소 비되지 않고 도시지역으로 올라가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지역 생협’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풀무학교의 정신은 홍성 지역 곳곳의 유기농업과 유기축산 분야 로 부챗살처럼 뻗어나가고 있다.

농축산물가공업체 풀무사람들이 지난해 9월 무항생제 육계인 청 정닭 가공사업을 시작했고, 홍동면 일부 주민은 한우와 돼지를 기를 때 나오는 축분과 음식물쓰레기를 이용해 취사용 바이오 가 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농민들과 풀무생협은 지역 어린이 집과 초등학교, 중학교 급식으로 유기농 음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평범의 위대함’을 실천한 고 이찬갑, 주옥로 선생 등 풀무학교 창립자들이 바람을 내는 기구인 풀무( 학교)를 통해 빨갛게 숯불을 피웠다. 그 불로 달군 쇠가 호미나 낫이 돼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한국 농업 전체의 희망 텃밭을 일 구고 있는 풍경은 정말 가슴 뿌듯했다.

전국부 차장 jinye@munhwa.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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