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G] 소소해도 괜찮아. 채식의 세계에 한 발 담가보기

2017.11.21 | 행사/교육/공지

저와 눈이 마주친 당신! 일주일에 닭 한 마리, 한 달에 돼지 한 마리, 일 년에 소 한 마리 살려봅시다. 비슷비슷한 일상에 찾아오는 작은 재미와 뿌듯함은 덤입니다. 소소하게 채식에 도전하는 겁니다. 어렵지 않아요. 큰 결심과 도전 정신없이 재미있게 시도해볼 수 있어요. 내가 먹는 것이 나의 세포와 뼈, 피를 만들잖아요. 내 몸에서 고통과 눈물을 조금 덜어내 봅시다.

 

방법 하나. 단기간 시도해보는 페스코 채식

처음부터 비건(완전채식)은 힘드니까, 페스코 채식부터 시작해봅니다. 일주일, 한 달 등 기간을 정해놓고 하면 성공률이 더 높아요. 페스코 채식은 네 발 달린 동물과 두 발 달린 동물, 그러니까 돼지, 소, 닭, 오리 기타 등등의 동물을 먹지 않는 채식입니다.

 

무얼 먹고 무얼 먹으면 안 되는지, 복잡해보이지만 쉽게 생각해봐요.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것은 다 먹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찬이 나오는 백반의 경우 주문할 때 고기반찬은 빼달라고 요청합니다. 주의할 것은 소스나 육수, 조미료입니다. 국물이 있는 음식이나 고추장 등에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지 확인해야합니다. 멸치나 가쓰오부시와 같은 재료로 국물을 낸 것은 먹을 수 있어요. 집에서 밥을 먹을 때는 훨씬 쉽습니다. 장을 볼 때에 제품의 뒷면을 꼼꼼히 들여다보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밖에서 먹는 메뉴 몇 가지를 소개할게요.

분식 : 햄이 들어가지 않은 김밥, 육수에 고기를 넣지 않는 떡볶이

한식 :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비빔밥(고추장 조심!), 생선구이, 오징어덮밥

중식 :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짬뽕류, 버섯덮밥

일식 : 초밥, 생선덮밥, 튀김류,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우동

양식 :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파스타와 피자, 리조또

 

방법 둘. 일주일에 하루, 비건이 되어보기

일주일에 하루는 미트프리데이로 정해 비건이 되어봅니다. 고기도, 생선도, 우유와 계란도 먹을 수 없어 힘들지만 재미있는 미션을 수행하듯 즐거운 하루가 될 거라고 약속할 수 있어요. ‘미트프리 먼데이’, ‘미트프리 선데이’ 등 일주일에 하루를 정해 이날만큼은 ‘능동적으로’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능동적인 태도가 참 중요해요. 어쩌다보니 하루 내내 고기를 먹지않아서 ‘나 오늘은 고기 안먹었어!’가 아니라, 스스로 정한 날 만큼은 고기 먹을 일이 생겨도 먹지 않는 것입니다. 누군가 고기를 사준다거나 회식이 있어도 스스로 먹지 않는 것이예요.

 

사실 비건은 밖에서 음식을 사먹기 어렵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메뉴는 고기없는 쌈밥, 비빔밥이예요. 김밥이라도 먹으려고 하면 햄, 계란, 맛살, 어묵을 다 빼고 주문해야합니다. 음료도 우유는 두유로 대체해야 하고, 디저트류는 사실 먹기 힘들어요. 집에서 밥을 먹거나 도시락을 쌀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밖에서 식사를 해야한다면 채식 음식점을 추천합니다. 웹사이트에 검색해보면 채식음식점을 맵핑해놓은 구글 링크가 나옵니다. 비건을 위한 베이커리와 달콤한 디저트 카페도 많으니 맛집 탐방하듯 찾아가보세요.

 

 

그 외 소소한 팁

‘너만 환경생각해?‘ → ‘그럼 너도 환경 생각해.’

‘유별나고 예민해’ → ‘너한테 피해주는 거 아니니까 신경 꺼줄래?’

‘넌 소는 불쌍하고 사과는 안 불쌍해?’ → ‘넌 그게 지금 말이라고 뱉은거야?’

사실 채식을 시작하면 주위에서 별 말을 다 듣습니다. 당신도 이런 말들을 듣게 될지 몰라요. 괜한 시비와 수준 낮은 비난에 신경쓰지 마세요. 즐거운 채식 생활을 즐기길 바랍니다.

 

혹시 채식 관련 책이 읽고싶다면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 다큐멘터리는 황윤 감독의 ‘잡식 동물의 딜레마’를 추천합니다. 생명에 대한 관심을 일상의 작은 실천으로 나타내는 당신의 삶을 응원해요.

 

글 : 이다솜 (녹색연합 상상공작소)

*이 글은 빅이슈 11월호 (166호)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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