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을 우리가 직접 홍보해요! -이현이 회원

2018.10.19 | 행사/교육/공지

궁금했다. 화려한 직업으로 알려진 모델의 삶을 사는 사람. 두 돌 지난 아이를 키우는 엄마. 10년 이상 환경단체를 후원하는 회원. 이현이 회원의 삶에 녹색연합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기부금영수증 확인차 사무실로 연락을 주어 우연히 통화가 된 이현이 회원! 이렇게 끊을수는 없지 하며 이야기 했다. “저희가 조만간 다시 연락드릴께요” 라고. 녹색희망 계간호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떠올렸다.

Q.녹색연합과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셨나요?

A. 대학생 때 사회학 관련 수업을 들었는데 NGO단체를 조사하는 과제가 있었어요. 녹색연합 이름이 마음에 들었어요. (정말요? 이름이 맘에 들기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 정말이에요. 소박한 이름이 마음에 들었죠. 다른 단체와 겹치지 않으면서 내실 있게 활동하는 단체를 찾고 싶었어요. 조사를 하다 보니 성북동 사무실도 가보게 되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사무실과 너무 달랐던 기억이 나요. 복잡한 시내에 있는 우리가 알던 그런 사무실이 아니였어요. 자연을 지키는 사람들의 공간은 이래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 마음이 열린 것 같아요. 미약하게 후원을 시작했지만, 후원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나도 발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저 매일 출근할래요’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매달 후원금을 내면 회원이 되는 것이였으니까요.

 

Q. 녹색연합 활동가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네요~^^ 오랜 시간 녹색연합을 지켜보면서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으신가요?
A. 다른 환경단체와 다르게 거창하지 않고, 이웃부터 생각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녹색연합 활동에 믿음이 가요. 눈 앞에 있는 이웃도 힘든 사람이 많잖아요. 그 것처럼 나의 주변 환경부터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리산에 곰이 살 수 있도록 우리나라 생태계를 지키는 활동,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지키는 활동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언론에서 많이 다루지 않고, 주목받지 않는 사업들을 꾸준히 하는 모습에서 신뢰가 갔어요.

 

Q. 대학생 때부터 환경문제에 남다른 관심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일을 시작하고, 아이를 낳고 많은 시간이 지나도관심을 꾸준히 갖게 되는 특별한 까닭이 있으셨나요?

A. 학생 때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조금더 깊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2007년 미국에 진출했을 때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분리수거도 하면서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스트레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미국에 갔더니 그게 아니였어요. 촬영 후 식사를 했는데 다 플라스틱 일회용기였고, 남은 음식이 가득한데 그냥 쓸어버리는 거에요. ‘이렇게 버리면 어떻게 해?’ 라고 걱정할 정도였어요. 그 모습이 굉장히 불편했어요. 그런데 사람이 간사하다고, 제가 그 곳에 몇 달 있으니 그 생활이 너무 편해진 거에요. 쉽게 익숙해졌어요. 다시 우리나라에 오니 너무 불편했어요. 미디어나 사회가 사람이 편한 쪽으로 발전하다보니 많은 부분들이 사람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돈으로 하면 되지’. ‘나 말고 누군가 할 테니까’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만든 쓰레기에 대한 부담, 죄책감 같은 것들이 있어요. 어릴 때부터 그렇게 자라 와서 익숙했던 거죠. 그런데 미국처럼 그런 환경에서 지낸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꺼잖아요. 그렇게 사람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을 지양하려해요. 저도 모르게 미국에서 쉽게 익숙해져서 그런 사람이 될 뻔 했으니까요. 미국에 다녀온 것이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더 크게 느끼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아기를 낳고 바뀐 부분도 있어요. 출산 전에는 더위를 안탔어요. 아이의 몸에 땀띠가 나는 모습을 보고 에어컨을 자주 켜게 되더라구요. 아이의 건강을 이유로 합리화 시키게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요즘 폭염이 생존의 문제라고 일컬을 정도로 심각하니 에어컨 사용이 일상화되기는 하지만 공공기관의 냉방은 여전히 과한 부분이 있기도 해요. 요즘 고민은 아이의 건강을 이유로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나을지, 지금 조금 불편하게 지내는 것이 나을지 고민이에요. 지금 편하게 지내는 것이 나중에는 지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을 아니까… 기후변화의 문제를 몸으로 체감하고 있어요. 악순환이 되고 있는 것이 느껴져요.

 

Q. 환경운동은 특별한 누군가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이 환경운동이기도 해요. 각자의 활동이 모이면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로 만들어지죠~ 이현이 회원님이 일상에서 하고 있는 환경운동을 소개해주세요.

A. 저는 소비를 덜 하려고 해요. 저의 직업이 환경오염의 주범인 것 같고, 소비를 조장하는 것 같아 참 아이러니 한데요…이런 말을 하기가 조금 그렇지만, 저는 물건을 잘 사지 않아요. 그럼에도 직업 특성상 옷이나 소품들이 많은 편이기는 하죠. 그래서 주변에 많이 나눠주고 친구들에게 주기적으로 옷장을 개방 해서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하는 편이에요. 음식 남기는 것도 싫어해요. 먹을 만큼만 주문하려고 하고 많이 시키면 다 먹는 편이에요. 음식 남기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고등학생 때 기숙사 학교를 다녔어요. 성장기라 배가 많이 고플 나이였는데 밥 때만 밥을 먹을 수 있었어요. 단체 생활을 하니 그 때 음식 귀한 것을 알았어요. 그 때 싹싹 다 먹는 습관이 든 것 같아요.

 

Q. 많은 시민들은 패션쇼를 매체를 통해 접하기 때문에 좀 낯설죠. 혹시 일하고 있는 환경에서 환경문제를 느낀 부분이 있는지,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A. 패션쇼는 길어야 15-20분이에요. 그 쇼를 위해서 셋트를 짓는데요. 각 디자이너만의 개성과 보여주고자 하는 컨셉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각 쇼마다 셋트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죠. 하지만 짧은 시간의 쇼를 위해 셋트를 짓고 부수고 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재들의 재활용도 잘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몇 년 전에 해외브랜드 쇼를 했었어요. 파리를 시작으로 전 세계 도시를 돌아가면서 하는 쇼였어요. 보통 여러 곳에서 쇼를 한다는 것은 컬렉션 옷을 가지고 그 나라마다 무대 셋트를 만들어 하는거에요. 그런데 그 해외브랜드의 쇼는 당시 파리의 엄청 큰 공간에 셋트를 지어서 했었어요. 그런 셋트를 모든 도시에 할 수가 없잖아요. 우리나라에서 할 때 무대를 다시 만들지 않았어요. 쇼의 분위기와 주제를 담은 영상을 우리나라 텅빈 공간에 틀었는데 정말 멋있었어요.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가 발전했는데 아직도 나무 셋트를 짓고 부수고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후에는 덜 소모적이고, 덜 소비하는 방법으로 패션쇼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 해외 브랜드가 항상 잘 하는 것은 아니에요. 작년에는 패션쇼 셋트장에 몇 백년된 나무를 베어와 심었다고 해서 환경 훼손의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어요. 환경 친화적인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Q. 후원을 하는 것도 어렵지만, 후원을 10년씩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녹색연합 후원을 지속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요즘 광고를 잘하는 단체도 많더라구요. 보면 뭉클해서 후원하고 싶어져요. 사실 제가 재무제표를 찾아보는 편인데요.(네?!!!!) 포털사이트에 광고하는 그 단체 정보를 찾아봤어요. 내역을 보면 사업비가 80%인데 광고비로 쓰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사업비의 많은 비중이 광고비로 쓰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광고가 멋있고 좋지만 포털사이트 메인 광고는 얼마나 비싸겠어요. 내가 이 광고를 위해 후원금을 내는 것은 아닌데 말이죠. 광고를 많이 하면 그 만큼 후원을 많이 받겠지만, 다시 광고비로 쓰기는 조금 아까운 것 같아요. 10년 동안 녹색연합을 보니 그런 홍보를 안하더라구요. 그래서 믿음이 갔어요. 하하하. 녹색연합은 내가 후원한 돈 한 장한장이 그 돈이 어디에 쓰일지 알 것 같고 잘 쓰일 것 같아요.

Q. 녹색희망을 받은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A. 소식지는 회원들이 받으시는 것이니까 후원을 하고 있는 것을 잊은 듯이 꾸준히 하시면 좋겠어요. 저부터 주변에 홍보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녹색연합이 홍보를 많이 하는 단체가 아니니까 그만큼 우리의 후원금이 잘 쓰인다고 생각해요. 녹색연합이 후원금으로 하지 않는 홍보를 우리가 직접 해보면 어떨까요? 회원들이 홍보하는 것이 더 확실하고 믿음 가는 홍보방법이 될 것 같아요. 이런 적이 있어요. 아기를 낳고 나서 아이를 돕는 단체를 후원하고 싶어졌는데 어디에 후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우리 사회에 저처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내가 낸 돈이 망망대해에 점 하나처럼 티도 안나고, 잘 쓰일지 모르는 곳이 아닌 녹색연합처럼 우리가 믿는 곳을 후원하자고 이야기 해보면 좋겠어요. 지인에게 직접 권유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나 여기 후원하는데 좋아’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인터뷰 요청을 받고 민망하다며 손사래 치던 그녀는 사라지고, 10년 동안 녹색가족으로 살아온 연륜이 묻어나왔다. 환경운동가의 삶도 궁금해하여 활동가들의 생활까지 나누며 인터뷰를 가장한 수다를 떨고 나오니 비 그친 오후의 하늘처럼 온몸이 개운했다. 역시 통하는 수다는 활동가를 건강하게 하네요! 이현이 회원님, 고맙습니다!

*정리 : 허승은(녹색이음팀), 사진: 이재구(상상공작소)

 

*이현이님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모델로 2005년 한중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데뷔, 수 많은 쇼와 매거진, 광고에서 활동해오고 있으며 현재 팟빵 ‘킹스스피치’ EBS ‘부모성적표’ 방송으로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수상경력]
2005 | 슈퍼모델 입상
2007 | 패션사진가 협회 올해의 신인모델상
2007 | BAZAAR magazine 올해의 모델상
2011 | Asia Fashion Model Awards-Fashion Model 아시아 모델상

[해외활동]
2008~2011 | New York, Milan, Paris Collection Chanel, Dries, Vivianne westwood, Jean charles Castelbajak, Agnes B, Anne Valerie Harsh, Bernard Wilhelm, jean paul gaultier, Hermes, Anna sui, Diane Van Notenon furstenberg, Cutso Barcelona, TSE, Rachel Roy, Baby phat, Naeem khan, Carmen Marc Valvo, Andy and Debb, Moschino, Maurizio Pecoraro, Anteprima, Krizia, Ports1961, moschino cheap & chic

(출처:에스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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