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송년파티 불놀이야~

2005.12.20 | 행사/교육/공지

“자, 올해도 열심히 일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오늘밤, 무거운 의식의 불을 끄고, 각자 마음에 있는 환한 마음의 불, 혹은 뭐랄까 그 뜨거운 마음의 불덩어리 다 모아서 환하게 켜십시다. ”

저녁 노을 지고 달빛 흐를 때, 작은 불꽃으로 내마음을 날려봐. 꼬마 불꽃송이 꼬리를 물고 동그라미 그려 너의 꿈을 띄워봐. 저 들판 사이로 날면 내 마음의 창을 열고, 두 팔을 벌려서 돌면 야 불이 춤춘다. 불놀이야 불놀이야 볼놀이야 볼놀이야~

이렇게 시작된 이번 송년파티는 회원들의 다양한 불빛이 모인 불놀이였습니다.
해마다 송년의밤을 여기서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해왔지만 올해는 이게 고민이었지요.
조건1 어떻게 하면 무겁지만도 않고 같이 어울려 즐거우면서, 조건2 회원의, 회원에 의한, 회원을 위한 파티가 될까. ‘녹색은 모든 색을 포함한다’는 대표님과 처장님의 표어처럼 다양한 색이 어우러진 회원 송년회. 가능할까, 했는데.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했던가요. 회원님이 장소 알아봐주셔서 멍석이 펼쳐지고, 회원가게에서 음식 협찬으로 고픈배 불리고, 재주있는 회원들의 다양한 공연이 한가지씩 색색의 구슬이 되어, 이를 기획과 진행과 사회에도 회원들의 자원활동으로 꿰어내고, 이 자리에 화룡정점격으로 회원님들이 함께 즐겨주시니 가능했습니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가장 먼저 오신 반세웅 회원의 후기와, 스텝으로 함께해준 이인수 회원의 후기와 사진을 통해 이번 송년파티 다시 한번 느껴보세요~

1. 참가회원의 후기 : 녹색은 젊음을 상징하는 색이다. – 반세웅 회원

녹색연합 송년회가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회원으로 가입한지 5년 동안 녹색연합의 모임에 대한 공지 문자를 많이 받으면서 참석할까라는 생각을 몇 번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내가 사는 집에 가까이서 모임을 한다고 하기에 여자친구와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녹색연합 송년회에 참석한다고 했더니 네가 녹색연합 회원이었냐며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그래서 난 ‘페이퍼 회원’이지만 지난 5년 간 회원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여자 친구 말고 친한 형과 같이 가려고 했지만 형은 다른 일이 있어서 못 간다고 했다. 그런데 고맙게도 형은 같이 송년회를 참석하지 못하지만 신규 녹색연합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서 마음만은 우리랑 함께 해주었다.

녹색은 젊음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어쩌면 홍대 앞이랑 잘 어울리는 것도 바로 녹색 연합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처음으로 참석하는 오프라인 모임이기에 어색할 것 같다는 생각했지만 활동가분들이 세심하게 배려해주고, 말벗도 되어줘서 어색한 분위기는 금세 사라져 버렸다. 회원들이 노력 봉사로 직접 준비하신 소박하지만 넉넉한 음식으로 배불리 먹었다. 특히 해가 지날수록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 같은 시기에 맘 편히 먹는 저녁식사는 보약 한 첩이나 다름없다며 여자 친구가 말해주었다.

저녁식사가 마무리 되면서 이어지는 녹색연합 회원들과 녹색연합을 사랑하는 이들이 펼치는 무대는 하루하루 최저기온을 갱신하며 불어닥치는 올 겨울 이상 한파를 녹이는 훈훈함을 전해주었다.

‘미래세대의 여는 노래’라는 순서로 여는 공연이 시작됐다. 중학생으로 녹색연합에서 주최한 캠프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어느덧 고등학생이 되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맞추어 수준급 노래를 불러주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힙합 랩퍼 박하재홍 회원의 공연은 하이라이트였다. 다들 신나서 랩퍼의 매기는 소리에 받는 소리로 주고받으며 자연스레 몸이 움직였다.
중간에 오카리나 공연도 즐거웠다. 조개로 만든 오카리나는 완전한 음률을 표현하기엔 조금 부족해도 투명한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일 년의 녹색연합 회원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영상에서 나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후원하는데,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활동가들과 회원들에게 자연스레 고마운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지구가 더욱 더 푸른 별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은 썰렁한 실내 온도였지만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수십 개의 온기로 우리가 모인 이 작은 공간을 충분히 따뜻해졌다. 일회용품이 없는 식사자리, 유기농으로 만든 음식, 자연에서 건저 낸 소리들 속에서 녹색 사상에 맞는 송년회는 보기에도 너무 좋았다.

우리가 쓰고 있는 자원은 미래 자원을 빌려와서 쓰는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고 보존하는 일은 하루 잔치에 한 달 먹거리를 소비하지 않는 우리의 지혜로움과 같다. 2005년 송년회는 이런 지혜를 함께 나누고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다.

2. 스텝 후기 : 이인수 회원



연극적인 순서도 있었고, 퀴즈 맞추며 회원들이 즉석으로 나와 이야기 하는 순서까지. 준비하면서 걱정했는데 역시 녹색연합의 힘이 느껴졌다. 어설퍼 보였던 기획이 실전에서는 이렇게 자연스레 어우러지다니.
공연 내용도 다양하고 참여한 사람들도 다양하다. 회원모임들만 해도 참 다양하다. 젊은 분들이 많이 오신편이라고는 이정도면 하지만 청소년부터 중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이다.

많은 회원들의 행사참여와 반응이 나와서인지 처장님께서 추후에는 송년의 밤 행사를 좀더 크게 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내년에도 도와달라는 말씀과 함께. 그럼 벌써 매년마다 맡아서 할 공연이 두개네. 행동하는 양심 일일찻집 내 공연과 녹색연합 송년의 밤. 나름대로 생각한 계획들이 하나둘씩 이루어져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번에 고등학교 후배인 종근이가 영상찍는 것과 편집을 도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이번에 얼떨결에 참여한 계기긴 하지만 행사가 끝나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될거라고 말해서 그게 더욱 기분 좋았다. 아직은 나부터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과 지식이 많이 부족해서 작아 또는 녹색연합 홈페이지를 참고로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 두달전 가입한 것만으로 자위하는 것인지 착각 하는 것인지, 적극적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앞으로 좀더 많이 알아가고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보고 싶다. 인권과 복지, 환경문제에 조금씩 시간할애를 해서 자료 수집도 하고 활동도 해야겠다.
“인수씨 있어서 행사가 잘 돌아갔던 것 같애요” 라고 말하면 그것만으로도 그 전날의 피로가 가시고 보람을 느낀다.

송년이면 뭔가 끝이라는 건데 이 끝 행사에서 다시 새로운 시작이 열리는 기분이다. 이렇게 맺은 녹색인연, 왠지 길게 갈 것 같다.

녹색연합 회원님들 내년 송년회에서도 또다시 끝과 시작을 열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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