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회원한마당을 마치며

2002.10.11 | 행사/교육/공지

10월의 첫째 주말 5일, 6일은 녹색연합의 전국 회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날이였습니다. 그동안 전국에 흩어져 있어 얼굴 한번 만날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우리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마음을 나누던 1박2일 참 행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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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쏟아지는데도, 대전의 변두리에 숨어 있어 찾아오기도 힘든 길을 물어 물어 찾아오신 회원님들. 바쁜 일로 함께 있지는 못하지만 얼굴이라도 봐야겠다며 다섯시간을 차를 타고 왔다 정말 얼굴만 보고 다시 돌아가신 회원님. 20개월짜리; 애기부터 어르신들까지. 정말 다양하고 특별한 분들이 모였습니다.



녹색연합의 대표님들과 회원들이 모두 모여 서로 인사를 하던 자리. 왜 그럴까요? 다들 처음보는 분들이 많은데, 이상하게도 다 원래부터 알던 분들처럼 친하게 느껴지더라구요. 행사장 주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다 내 조카들 같고. 아. 그래서 우리가 녹색가족, 녹색가족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인사나누는 자리를 끝내고 박그림 님의 산양 슬라이드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설악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우리의 야생동물 실태를 보여주는 산양의 이야기, 그리고 러시아의 산양 연구를 하는 학자 부부의 이야기. 말로 담을 수 없는 감동이 이어졌습니다. 우리 모두 지구를 살리자는 의지로 모인 녹색 회원들이었기에 슬라이드를 보며 느끼는 아픔과 희망, 감동이 더 컸을 것입니다.

어른들이 슬라이드를 보는 동안 아이들은 다른 방에 모여 공연준비도 하고 박경호 선생님의 마술도 보았답니다. 내일 새벽 방송을 앞두고 내려오신 박경호 선생님은 즉석에서 동전과 실로 마술을 보여줘 아이들을 신나게 해 주셨죠. 박경호 선생님 고맙습니다.! 다함께 산도깨비 노래와 춤을 배웠습니다. 조금 후 우리들의 잔치 시간에 아이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공연을 했지요. 한시간만에 멋진 공연팀이 생겼답니다.



우리들의 잔치 시간은 회원님들이 공연도 하고 함께 퍼포먼스에 참여하기도 하고 강강술래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산도깨비 노래와 춤으로 아이들의 공연이 있었고 나준식, 박광민, 허애령 회원 가족의 노래 공연, 지성철 회원님의 기천문 공연이 있었습니다. 기천문은 무술 같기도 하고 춤같기도 하고 정말 멋졌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바깥엔 비가 내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1부 행사가 끝날 무렵 신기하게도 비가 그치는 거예요. 그래서 행사장 마당엔 취소될 뻔했던 모닥불이 피어지고 그친 비 사이로 얼굴을 드러낸 달빛도 조금 느끼며 200명이 넘는 사람들의 큰 원을 만들어 강강술래를 할 수 있었답니다. 그전엔 김창근 회원님이 짠 10명이 사는 지구마을이라는 퍼포먼스를 즉석에서 모인 10명의 회원들과 진행하였죠. 지구 안에 사는 10명이 오염으로 신음하다 구출되는 모습인데, 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음악과 함께 퍽 재미있었답니다. 강강술래는 정말 신났습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우리의 놀이라 그런지 더 새로웠습니다. 흥겨운 노래에다 원을 풀었다 만들었다 하는 여러 놀이들. 손을 잡고 뛰며 돌며 우리 모두 꼭 이 원같이 하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강강술래를 가르쳐 주신 한희정 회원님! 고맙습니다. 흥겨운 강강술래를 마치고 우리는 조금 진지한 마음으로 녹색인 선언을 하였습니다. 지구와 생태계, 삶과 삶터를 가꾸고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들의 마음을 나누며 밤이 무르익어 갔답니다.

이런 날 뒷풀이는 빠질 수가 없겠지요? 막걸리를 마시고 저마다 나와 노래 한자락도 벌리고. 또 한켠에선 술을 마시지 않는 이들의 뒷풀이 다방도 열렸답니다. 녹차를 마시면서 하는 뒷풀이도 녹색연합에서 볼 수 있는 좋은 풍경중의 하나겠지요. 술도 마시고 차도 마시는 이들도 많았지요. 그렇게 즐기며 밤은 깊어갔답니다.



다음날 아침은 요가와 명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해보는 요가동작을 따라 하느라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지요. 요가는 이재용 회원님께서 지도해 주셨습니다.

아침밥을 먹고 나무목걸이와 흙염색을 하였습니다.
“어, 목걸이 만들려고 일부러 나무 벤 건 아니예요?”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걸 보니 정말 우리 회원님들 답다는 생각을 하였답니다. 그 나무는 가지치기를 하면서 나오는 나무를 말려서 사용하는 것이었답니다. 일종의 재활용인 셈이죠. 어른들, 아이들 할 것없이 여기저기 흩어져 나무에 사포질을 하고 거기에다 그림을 그리는 나만의 나무 목걸이. 얼마나 진지하게 만들고 있는지 몰랐답니다. 흙염색도 재미났었죠. 미처 염색할 것을 준비해오지 못한 분들은 입고 있던 티셔츠, 양말을 꺼내 염색을 하였답니다. 제일 신난 건 아이들이었어요. 염색인지, 흙장난인지 알 수 없 정도였답니다.

아, 벌써 헤어져야 할 아쉬운 시간이 돌아왔답니다. 1박 2일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요. 다시 한 자리에 모여 1박2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아쉬운 작별을 하였는데, 왜 이러 서운한걸까요?


금새 친구가 되어버린 꼬마아이들도, 그렇게 어제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 나눈 분들도 다들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지구인, 녹색연합 회원들의 만남은 내년을 약속하며 끝났답니다. 마음 속엔 이번에 만난 분들을 내년에 꼭 다시 만나야지 생각을 하면서요. 녹색에서 만나 친구가 된 많은 분들과 늘 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지 하는 다짐도 했답니다.

내년에 꼭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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