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세상을 바꾼다

2011.09.21 | 행사/교육/공지

인간의 탐욕으로 자연이 파괴되고 지구 생태계는 6번째 대멸종으로 치닫고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기상재해는 늘어나고 전염병도 늘어나며 이로 인한 피해는 가난한 나라에 집중되고 있다.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며 관련 내용을 접하다 보면 암울하기 그지없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할수 있을까? 녹색생활은 얼마나 까다로운가? 입는것, 먹는것, 물건을 살때, 버릴때, 어느것하나 마음에 걸리지 않는 것이 없다.

우리의 밥상을 먼저 찬찬히 살펴보자.
우리가 먹는 것을 살펴보면 세계적인 갈등문제 중 많은 것이 보인다. 그걸 이해하며 우리집 밥상을 바꾸면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운동이 가능하다. 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에 식품첨가물이 있으니 위험하다? 라는 정도에서 한발짝만 더 나가보자.

가장 요즘 화두가 되고 있고 직접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기후변화의 문제가 제일 처음 보인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먹을거리, 기후변화로 인해 영향받는 먹을거리 문제를 함께 살펴보자.
기후변화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가 태양으로부터 오는 에너지가 다시 우주로 나가는 것을 막아 지구 온도가 상승하며 나타난다. 온실가스 기여도를 살펴보면 배기가스, 산업공정의 이산화탄소가 77%, 폐기물, 농업이나 폐기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14%, 그리고 나머지 9%를 비료에서 발생되는 이산화질소, 에어컨과 냉장고등의 냉매로 쓰이는 염화불화수소등이 차지한다.

먹을거리로 인한 온실가스 기여도는 20%로 추정되는데 대부분 육식과 먼거리 이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다. 소의 소화과정에서 트림, 방귀, 분뇨 처리, 도축 후 축산폐기물 분해등으로 인해 메탄가스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대규모 방목장을 조성하기 위해서 중요한 탄소흡수원인 숲이 대규모로 베어진다. 또 도축되면 세계일주로 먼 거리를 이동하며 수송에 따른 온실가스를 내보낸 후 인간에게 섭취된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이동거리는 10,000킬로, 작년 한해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만으로 19,000톤의 이산화탄소가 이동과정에서 발생했다. 먹을거리로 인한 온실가스 기여도는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 기여도보다 크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먹을거리의 영향은 식량위기의 문제로 나타난다.

2011년 세계 곳곳에서 식량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007년에 사상최악의 식량부족사태가 일어났고 이는 식량가격 폭등이 이어져 항의시위와 폭동까지 유발했는데 이 추세는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식량부족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이 가장 크고 바이오에너지 작물, 면화류, 기호식품등 경제작물 재배확대로 인한 식량작물 경작지 감소, 잘못된 과학기술 적용으로 인한(유전자조작작물이 오히려 병해충을 입는등) 식량감소 때문이다. 물론 절대기아 문제는 식량 생산부족이기보다 몇몇 다국적 식량기업이 종자와 농자재, 식량유통까지 독점하여 이득을 앞세우고, 정치가 불안정해 식량 확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국가등 정치, 경제적 부정의와 불평등이 더 큰 문제이긴 하지만 지금은 인구증가율에 비해 식량 증가율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식량위기가 더 심해지고 있다.
식량 생산이 감소하자 주요 식량수출국은 제일 먼저 식량수출 중단을 선언했고 이 때문에 주곡을 수입하던 나라들의 빵 가격이 20배이상 오른 곳도 있었다. 당장 먹을 빵을 살수 없으니 폭동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상기후로 채소, 과일등의 농작물 가격이 폭등하여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 같이 시위와 폭동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은 주곡인 쌀을 100% 자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식량자급율은 쌀을 제외하면 5%내외,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3대영양소 중 지방, 단백질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지금처럼 만성적인 기상재해로 인한 작황부진이 이어지고 세계적인 식량위기로 먹을거리를 수입으로 때우는 일이 힘들어지면 언제든 우리나라도 폭동이 일어나고 북한처럼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기아에 시달릴 수 있다. 북한은 우리나라보다 식량자급율이 두배이상 훨씬 높지만 식량수입제한으로 인해 만성적인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빨리 식량자급율을 올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최대한 확보해야 식량위기시대를 헤쳐나갈수 있다.

세번째로 밥상에서 보이는 문제는 환경호르몬인 농약과 땅을 마르게 하는 비료의 문제이다.

농약과 비료는 인류를 만성적인 식량부족에서 구해냈다. 농약과 비료, 경작방법의 개선으로 인류는 지금과 같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식량의 풍요를 구가하게 되었다. 그 후 60년, 그 폐해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국제적으로 지정된 환경호르몬 물질은 150여종, 그중 80여종이 농약종류이다. 아시다시피 환경호르몬은 일단 자연계로 배출되면 자연분해되는데 매우 오랜시간이 필요하다. 분해되면서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해 더 강력한 독성을 내기도한다.

또 환경호르몬은 내분비계장애물질로 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후손에게 영향을 미친다. 미래 자손의 생육에 강력한 방해물로 작용한다. 또 비료는 인공적으로 식물생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도 농축시켜 수용성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보니 사용되면서 땅속의 천연영양소까지 물에 씻겨 내려가게 한다. 땅의 순환을 방해하고 땅을 메마르게 하는 원인이 된다. 질소 비료는 온실가스인 질산화물을 만들어낸다고 추측된다.

네번째로 들여다볼 문제는 정의의 문제이다. 음식물의 소비는 전적으로 정의롭지 못하게 이뤄지고 있다.

세계 인구의 15%이상이 기아로 시달리는데 부자나라는 과잉영양소 섭취로 비만과 생활습관병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는 돈을 벌기위해 그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경작하는 대신 선진국 부자나라의 커피와 카카오등 기호식품 재배를 한다. 하루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은 1만 4천톤, 이의 처리비용만 연간 8천억원, 버려지는 식량의 가치는 18조원에 이른다.

다섯번째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유전자의 오염문제가 보인다.

농산물의 안전보다 수익을 먼저 생각하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은 유전자조작작물이라는 기형적인 산물을 만들어냈다. GMO개발이 식량자원의 확보, 질병치료의 새로운 방향이라는 선의에서 최초 연구되었을지 모르나, 실질적으로는 제초제 저항성, 해충저항성등과 같은 농작물 재배과정에서의 경제성확보를 위해 확대되었고 이는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한번 자연생태계에 방출된 유전자는 엄격하게 관리하고 싶은 인간의 바람과 달리 주변의 잡초와 곤충들의 유전자를 오염시켜 수퍼잡초와 수퍼버그를 만들어냈고 인간의 식용으로 허가받지 못해 가축사료로 재배한 GMO가 주변의 농산물을 오염시켜 사람들이 이 식품을 먹고 질병을 일으키는 등 지속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유전자 오염은 일단 시작되면 영구히, 사람의 상상보다 훨씬 넓은 범위로 지속된다. 소에게 소의 부산물을 먹이는 비윤리적 사육방법으로 발병하여 확산된 광우병도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영구적인 기형먹을거리라고 할수 있다.

이외에도 비닐, 농약, 난방등 석유로 재배되고 있는 농작물, 바다를 오염시키는 양식, 수은으로 가득찬 참치와 연어, 방사능으로 오염되는 먹을거리, 가공식품의 1회용 포장, 인공식품첨가물등 수많은 문제가 우리의 밥상에서 보인다.

이런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제철, 친환경, 채소와 곡식중심의 로컬푸드를 먹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산물을 먹으면 판로가 보장된 농산물 재배가 늘어나고 경작면적이 늘어나면 논과 밭의 이산화탄소 흡수와 홍수조절 효과가 늘어난다. 식량자급율이 늘어나고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된다.

물론 친환경재배가 우선이다. 비닐과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 제철 농산물,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재배, 수입되는 다국적 기업의 종자대신 토종종자를 사용하면 GMO의 위협에도 안전하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식품은 공정무역을 먹으면 된다.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보일지 모른다. 아직 무농약 이상 친환경 농산물은 전체 농산물의 4.9%에 불과하다(2009년 기준).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부터 오늘 밥상을 바꿔보자.
음식으로 세상을 바꿀수 있다. 더불어 건강해진다.

<초록교육연대 소식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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