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지금은 새들이 짝짓기 하는 계절

2006.05.17 | 행사/교육/공지

야~호~ 오늘 아침에도 뒷산 올라가 목청껏 외쳤나요? 기분 좋으세요? 호연지기가 팍팍 길러지나요? 그런데. 혹시 이거 아세요.
‘야호’ 소리는 구조를 요청할 때 원래 쓰던 소리라는걸요
‘야호’ 소리 때문에 산새들이 알을 품지 못한다는 걸요.

요즘은 산새들이 짝짓기를 하고 알을 품는 계절입니다. 산에서 고함을 지르면 예민한 새들은 놀라 알을 낳지 못하거나 낳아도 제대로 기를 수가 없다 합니다. 산에서 지르는 야호 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오래오래 울려 청각이 사람보다 더 발달되어 있는 새들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야호 소리는 110db 정도에 해당하는 공장소음보다도 더 큰 소리로 사람에게도 영향을 주는데 하물며 새에게는 정말 무시무시한 소리가 되는 거죠.

그리고 정작 구조가 필요해 고함을 외칠 때 이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녹색순례로 지리산에 들었을 때 바로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멀리서 고함소리가 나길래 ‘또 누군가가 산에 와서 야호 질러대는구나’ 하며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뒤에 조금 떨어져 오는 몇몇이 그 소리를 유심히 듣곤 혹시나 싶어 산비탈로 내려가 사람이 다쳤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가 산에 나물 캐러 왔다가 골반부터 다리까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고함을 질러 구조요청을 하신 겁니다.

떠들고 먹고 마시고 소리치는 건 산 아래에서 합시다. 산에 들어갈 때엔 산의 주인인 자연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조용히, 산에서 나는 자연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흔적없이 다녀갑시다. 야호 해대는 사람들이 있다면 ‘쉿, 지금 새들이 짝짓기 하는 계절이예요’ 하고 일러 줍시다.

삶속에서 실천하는 환경운동의 지침이 될 ‘녹색생활백서’에 어떤 내용을 담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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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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