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생리대를 쓰자, 나와 지구는 소중하니까~

2006.10.31 | 행사/교육/공지

얼마 전 지역의 한 청소년 축제에 갔더니 아이들 여럿이 모여 앉아 손으로 꼼지락 거리며 바느질을 하고 있더군요. 오색빛깔의 천에 흰 융천을 대고 삐뚤빼뚤 바느질 하는 모습이 귀엽기만 합니다. 바느질을 하며 아이들은 생리에 대해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이 되면 너무 괴롭고 아프고 힘들고 불편하는 이야기가 대부분 입니다. 아이들에게 바느질을 알려주시는 선생님이 조용조용 생리에 대해 다시 이야기 들려줍니다. 생리는 감추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 건강한 몸이라는 걸  아는 증표임을 말합니다. 심한 생리통을 겪고 있다면 생활습관부터 생리대까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얼마 전 심각한 생리통의 고통은 환경호르몬에서 비롯된 것임을 말해줬던 다큐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이들이 만들고 있던 것은 ‘면생리대’입니다. 일회용 생리대의 문제점들을 고민하며 그 대안으로 직접 생리대를 만들어 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회용 생리대는 하얗게 표백하는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 찌꺼기를 남기고 이는 우리 몸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요즘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호르몬에 내 몸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리증후군이 심한 이들에겐 다들 면생리대를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면 누구나 겪게 되는 가려움과 불쾌감, 냄새, 염증 등도 면생리대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은 독성쇼크증후군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미국에선 1980년에 탐폰과 관련된 독성쇼크증후군으로 38명의 여성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건강 뿐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면 생리대를 사용해야 합니다. 일회용 생리대는 사용하고 나면 그대로 쓰레기가 됩니다. 이 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될까요? 비닐과 특수 처리된 솜으로 만들어진 생리대는 썩는데만 100년이 걸립니다. 연간 판매되는 생리대가 29억 1천 800만개나 넘는다고 하니 이 쓰레기를 폐기하는 과정도 만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문화는 쓸 때의 편리함만 있고 그 물건이 생산되고 폐기되는 과정은 전혀 고려되지 않습니다.  



면생리대는 직접 만들 수도 있고 기성품으로 나온 제품들을 사서 쓸 수도 있습니다. 손으로 무엇을 만들어 쓰는 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요즘. 면생리대를 직접 만들어 볼 것을 권합니다. 온 가족이, 친구들이 모여 앉아 우리 몸에 대해 이야기하며 바느질을 하는 풍경을 상상해 보세요. 물론 남자도 함께 해야 합니다. 생리라는 자연스런 현상을 감추어야 할 것, 부끄러운 것이 아닌 것을 함께 알아야 하니까요.

생리대를 만드는 법은 피자매연대 홈페이지 www.bloodsister.or.kr에서 아실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 혼자서 만들기 어려운 분은 언제든지 녹색연합으로 연락 주세요.

글 / 정명희 (녹색연합 시민참여국)
그림 / 엄정애(작가,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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