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보이면 초록! 텃밭을 일구세요.

2007.06.07 | 행사/교육/공지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겨우 30%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나마도 쌀을 제외하면 채 5%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주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먹거리가 바다를 건너온 거지요. 먼 여행을 대비해 농약을 듬뿍 쳐야 함은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유기농이라 해도 식탁까지 오느라 뿡뿡 뿜어댄 이산화탄소까지는 어쩌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먹을 것을 내가 길러보면 어떨까요?


도시를 경작하자

언젠가 귀농하면, 언젠가 은퇴하면 하고 기다릴 것도 없습니다. 농촌에 살지 않더라도 지금 있는 곳에서 농사를 시작해 보세요. 이른바 도시농업입니다. 도시농업이란 도시의 공터, 아파트의 베란다, 뒤뜰, 옥상 등 도시 내에서 이뤄지는 농업형태를 말합니다. 거창할 것도 없이 앞집 할머니가 화분에다 고추 심고 상추 심는 것도 도시농업이지요.
도시의 자투리 공간을 일구는 농사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중국의 상해 등 대도시에서는 채소류의 85~90% 가량을 도시농업으로 자급하고, 빽빽한 건물들과 화려한 야경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홍콩에서도 채소의 45%, 돼지고기의 15%, 닭고기의 68%를 자급한다고 합니다. 인도 캘커타에서는 채소뿐 아니라 도시 하수를 이용해 잉어 등을 양식하는데 도시 수요의 약 30%가량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220만의 인구가 살고 있는 쿠바의 수도 아바나 시는 도시농업을 통해 유기농 채소를 100% 자급합니다. 90년대 경제봉쇄로 인해 심각한 식량부족을 겪으며 도시의 빈 공간마다 농작물을 가꾼 결과입니다.
도시농업의 역할은 식량자급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물을 퇴비로 이용해 자원을 순환시키고, 쓰레기투기장이 되기 일쑤인 빈터를 가꿔 도시경관을 가꾸는데도 한 몫을 합니다. 게다가 내 먹을거리를 밭에서 바로 얻는다면 생산물이 이동하는 데 드는 에너지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흙을 일구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흙을 일구는 즐거움

집밖에 화분이라도 내어놓으면 금새 나비가 찾아들고 벌이 찾아듭니다. 이 삭막한 도시 어디에 살고 있다 나타났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햇빛 잘 드는 곳을 골라 작은 텃밭을 마련해 보세요. 마당이 없다면 베란다나 옥상에다 정원을 꾸며 보세요. 큰 나무가 심겨져 있는 화분이라면 나무 둘레로 빙 둘러 뿌리 얕은 잎채소를 심어보세요. 지렁이 화분을 만들면 집에서 나온 음식 쓰레기도 처리하고 거름진 흙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베란다 텃밭, 옥상텃밭, 상자텃밭…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하면 구석구석 초록을 일굴 틈새가 나타납니다. 동네 사람들과 함께 동네 빈터를 공동텃밭으로 만들어 보는 건 어떤가요?
땅을 일구는 일을 생명을 일구는 일입니다. 땅과 하늘과 사람이 협력하는 일입니다. 단 한 평이라도 땅을 일궈보면 흙에서 만나는 무수한 생명에 감탄하게 됩니다. 지렁이가 부지런히 일군 땅에서 계절을 읽어 씨앗을 깨고 나오는 새싹, 척박한 땅을 살리는 질긴 풀들, 꽃에서 꿀을 얻은 대신 꽃가루를 날라주는 나비와 벌, 별다른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비와 해와 바람이 키우는 풍성한 생명을 만납니다.
틈만 보이면 초록! 나의 텃밭을 가꿔보세요.
초록을 가꾸는 즐거움과 더불어 환경을 살리는 훌륭한 실천이 될 것입니다.

<참고할 곳>
* 전국귀농운동본부 www.refarm.org
-도시농업과 귀농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얻을 수 있어요. 도시농업위원회에서는 상자텃밭 보급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 에코붓다 www.ecobuddha.org
-지렁이를 이용해 음식물로 퇴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줘요.

<참고할 책>
*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요시다 타로 지음, 들녘)
* 도시사람을 위한 주말농장 텃밭 가꾸기 (안철환,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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