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선택, 더 이상 미루지 말아요

2007.09.06 | 행사/교육/공지

친환경농산물이 좋다는 거 다들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죠?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이 몸에도 좋고 땅에도 좋다는 거. 이제는 상식이지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친환경농산물 선택을 주저합니다.

가격때문에, 또 그것도 믿을 수 있냐는 의심도 들고, 남들 다 먹는데 나만 특별한 거 먹기엔 너무 유난스레 사는 것 같은 마음도 들구요.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식품안전사고, 정체불명의 온갖 식품들이 수입되고 있는 요즘 같은때, 친환경농산물을 선택하는 것은 더 미루지 말아야 할 과제입니다.

친환경농산물이 무조건 더 비쌀까요?
제가 오늘 주문한 생협의 물품을 ○마트에서 판매하는 물품과 가격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앞 부분이 생협가격이고 뒷부분이 O마트의 가격입니다.

*감자 2kg – 3000원 / 4900원
*피망 250g – 1600원 / 1180원
*파 1단 – 1800원 / 1680원
*마늘 2kg – 10,700원/ 11800원
*오이 2개 – 1200원 / 1680원

어떤 물품은 생협이 훨씬 더 싼 걸 볼 수 있지요? 총 합계액은 놀랍게도 생협이 18300원, O마트가 21240원. 생협이 더 쌉니다. 친환경농산물이 무조건 더 비싸다는 건 선입견일 수도 있습니다. 제철 야채나 과일들은 대개 친환경농산물이 일반 상품보다 더 가격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기후나 유통과정 등의 변동 상황과 관계없이 애초 소비자들과 적정한 가격수준을 계약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모든 친환경농산물에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형마트같은 유통매장에서 거래되는 친환경농산물은 시장의 원리를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가격이 보통 2~40%이상 일반 농산물보다 비쌉니다. 그래서 친환경농산물을 선택할 때도 나름이 방법이 필요합니다. 일단은 대형마트보다는 친환경농산물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생활협동조합이나 전문 매장을 이용하는 겁니다.

생활협동조합은 어떤 곳이지요?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만드는 조합입니다.
생산자들은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자들은 이 먹을거리를 꾸준히 소비하면서 서로를 돕는 방식이지요. 모든 물품은 어떤 생산자가 어떤 방식으로 재배하는지 알 수 있고 또 소비자들은 무조건 소비만 하는 게 아니라 생산지를 방문하여 일손도 도우면서 생산과정에 함께 하기도 합니다.  

‘이윤창출’이 목적인 대형마트에서처럼 가격을 속이는 일도, 오래 보관했다가 가격이 올라가면 그때 파는 일도, 덜 생산되었다고 가격을 올리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다만 조금의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모든 생협이 자체 매장을 갖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로 주 1회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서 공급을 받아야 하고 처음엔 약간의 출자금도 내야 합니다. 이런 번거로움으로 요즘엔 유기농 전문매장이 하나씩 생겨나기도 합니다. 생협을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적절하게 이런 전문매장들을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친환경농산물 믿을 수 있나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특정한 지역이나 특별한 방법으로 재배한 농산물 중에서 품질이 좋은 농산물을 인증하는 ‘농산물 품질 인증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이 중 ‘친환경 농산물’은 땅의 오염 정도와 농약과 비료 사용량을 기준으로 세 가지 종류로 나누어 표시하고 있습니다.

1. ‘유기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재배
2. ‘무농약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은 일체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 시비량의 1/3이내 사용
3. ‘저농약농산물’은 화학비료는 권장시비량의 1/2이내 사용하고 농약 살포횟수는 “농약안전사용기준”의 1/2이하로 재배

친환경농산물의 제품 포장에는 이런 등급 표시와 함께 어느 지역에서 누가 생산했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이런 표시가 없고 ‘자연’ ‘웰빙’ ‘무공해’ ‘천연’ ‘내츄럴’등의 표시만 있다면 이런 건 의심해 봐야 합니다. 요즘엔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음에도 외국에서 수입되는 친환경농산물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친환경농산물을 선택하는 게 단순히 내 몸만 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라면, 수입하면서 소비되는 에너지와 또 자리를 잃게 되는 우리 농업을 생각해서라도 가능하면 우리 지역, 우리 땅에서 나는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해야 겠지요?

한가위 상차림은 친환경농산물로


곧 한가위가 다가옵니다. 이번 한가위 상차림은 친환경농산물로 준비해 보는 게 어떨까요? 저렴한 가격을 골라 양껏 준비해두었다가 때가 되면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기보다 친환경농산물로 딱 먹을만큼만 준비해 보는게 더 실속 있는 상차림이 될 겁니다.

글 : 정명희 / 녹색연합 시민참여국
그림 : 엄정애 /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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