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천연조미료, 자연도 살리고 우리가족 건강도 챙기고~~

2010.02.04 | 행사/교육/공지

맛있는 음식은 무엇이 좌우할까? 신선한 재료, 손맛, 제철에 만들어진 양념들일 테다.

소면을 멸치국물에 말아먹으면 참 그 맛이 구수하고 담백하다. 소면 말이 국수 (일명 잔치국수) 요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1. 국물내기용 다시멸치와 다시마 한 조각 그리고 무 한쪽을 찬물에 넣고 끓인다.
  2. 물이 끊어 오르면 다시마를 빼고 약한 불에 한소끔 끓인다.
  3. 해감을 한 바지락 몇 개와 송송 썬 파 한 뿌리, 채 썬 양파와 호박을 넣고 한소끔 다시 끊여내면 감칠맛 나는 국물 완성!
  4. 소면을 끓는 물에 넣고 중불에서 팔팔 끓이면서 두 번 정도 찬물로 온도를 내린 후 다시 끓여 찬물에 헹구어 건지면 쫄깃쫄깃한 소면 준비 끝!



마지막으로, 오붓한 대접에 소면 한사리 넣고 따끈한 국물을 부어 호호 불어가며 한 젓갈 입안에 넣고 후루룩 먹는 맛이란…… 겨울날 오후 새참으로는 제격이다. 맘 맞는 지인과 함께 한 그릇 하며 행복한 수다를 나누기 좋은 깔끔하고 담백한 한 상이 되지 않을까?

시중에서 판매하는 다시다로 맛을 내지 않고 가공하지 않은 우리 농수산물로 만들어 낸다. 생협에서 구입한 우리밀 소면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간을 맞추기 위해 소금을 조금 넣는 것 외에는 다른 양념은 쓰지 않는다. 그래야 각각의 재료들이 내는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미각은 뇌에 맛이 기록되어지는 형태에 따라 변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오래전부터 저장을 위해 소금을 사용한 것 말고는 음식에 딱히 간을 해 먹은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능한 원 재료의 맛을 돋우는 정도로 양념의 기능을 제한했다는 것 일 테다. 화학조미료 대신 집에서 만든 천연조미료로 맛을 내는 것이 이제는 아주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우리 집 식탁은 그랬다.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제철에 난 먹을거리들을 잘 보관하고 음식을 만들 때 가능한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스로 구입했다 할지라도 낱개로 보관한다. 대량으로 구입하여 저렴하고 신선한 재료를 준비할 수 있음은 물론, 처음 손질의 수고로움이 나중의 편리함으로 이어진다.

자~~ 냉장냉동고 속을 살펴보자.
국물 내기용 멸치는 건조된 것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변질되니 냉동실에 둔다. 게의 경우 집게다리는 실제 음식 할 때 별로 손이 안 가게 되므로 살짝 쪼개서 몸통과 따로 담아 두었다 국물을 낼 때 사용한다.

바지락은 해감 한 것을 얼려도 하나씩 잘 떨어지므로 물기를 빼서 얼려둔다. 오징어는 손질해서 한 마리씩 담아 얼린다. 홍합은 살짝 데치고 살만 다듬어서 편편하게 담아 냉동실에 둔다. 생선류는 음식용도에 맞게 손질해서 한 마리씩 또는 가족 수에 맞게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을 담아 얼린다. 김은 양념하지 않은 것으로 한 톳을 준비해서 열장씩 보관한다. 굴은 손질해서 물기를 뺀 후 조금 넓적한 모양으로 얼린다. 수분이 많은 것은 녹이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넓적하게 하면 하나씩 때어내기 좋다. 표고버섯은 말린 것을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두고, 건조한 것은 수분이 흡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마늘은 표면을 넓게 해서 얼린 후 깍둑썰기를 해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둔다. 통마늘은 수분을 제거하고 밀폐 통에 담아 냉장실에 둔다. 고춧가루는 태양초를 구입해서 유리병에 담아 냉장실에 넣어 둔다. 파는 씻지 않은 채 입과 줄기 부분을 이등분해서 냉장실에 보관한다.

더 간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위의 재료들을 모두 잘 말린 후 분말로 두고 사용하면 또 다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분말은 오래두고 먹게 되므로 조금씩 준비해서 2개월 안에 소비되는 양만큼 준비 한다. 기본적으로 식단을 미리 고려해 필요한 것만 구입해야 한다. 다소 번거롭지만 먹을거리를 알맞게 준비해서 정리해두고 쓰면 버리는 음식물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인스턴트식품은 멀리하게 된다. 건강한 먹을거리로 정성을 담아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것을 가족들이 알아가기 때문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장류, 맛술, 젓갈류, 중국요리용 소스에는 MSG가 함유되어 있다. 그러나 알고서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가능하다면 주변 사람들 또는 인터넷을 통해서 시골에서 담은 음식을 구입하는 ‘네트워크를 통한 로컬푸드’를 해 보는 것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우리 땅에서 우리 농부, 어부들의 얼과 정성이 깃든 고마운 ‘우리 먹을거리’를 먹게 되는 것이다. 자연, 우리의 건강, 얼 모두 살아나는 ‘신토불이’. 천연조미료는 주부의 노고와 정성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우리 먹을거리가 아니겠는가?

글 : 김양희 (녹색생활학교 참가자)
일러스트 : 엄정애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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