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지역 함께 바꿔요

2011.01.07 | 행사/교육/공지

잊지 말아야 할 숫자들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짝사랑하는 P군의 전화번호나 S양이 내게서 빌려간 돈 혹은 내가 S양에게 밥 사준 횟수 혹은 사준 액수.

그리고 350(ppm)
우리는 산소로 숨을 쉬지만 공기 중엔 산소 외에 다양한 물질이 섞여 있습니다. 공기의 2/3는 질소이고, 20% 정도가 산소이고 그 밖에 배기가스나 아황산가스, 다이옥신 그리고 S군의 방귀냄새 등등.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도 있습니다. 온실가스는 지구에서 나갔어야 할 태양열을 추가로 잡아서 지구를 데웁니다. 이것이 지구온난화. 온실가스 중에서 사람이 의식적으로 그리고 그나마 가장 쉽게 잡을 수 있는, 그러니까 제일 만만한 놈이 이산화탄소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비중(농도)을 낮추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350입니다. 350은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의미하며 단위는 ppm(백만분의 일)을 씁니다. 현재는 388ppm.

이산화탄소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나옵니다. 공장에서,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진 먹을거리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과정에서,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전기 청소기로 청소하고 전기 전자렌지를 돌리고 물을 틀어놓고 설거지를 하는 행동에서. 그러나 사실 개개인이 생활습관으로 줄이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극히 미미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전체 지구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1억분의 1% 정도. 또한 개개인의 생활습관을 바꾸라고 요구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너무 많습니다. 기름 값이 비싸 보일러를 못 돌리는데 전기장판까지 쓰지 말라고 해야겠습니까?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씩 오는데 무조건 자가용을 타지 말라고 하면 가능할까요?

때문에 개인에게 습관의 변화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역의 모습, 그리고 정책을 바꾸는 것이 보다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버스가 우리 집 가까운 곳까지 오고 배차 간격을 늘려 사람들이 자가용보다 버스를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집의 단열을 강화하도록 지원해준다면 적은 기름 값으로도 난방이 가능할 테니 자연스레 전기장판의 사용이 줄어들겠지요.

내가 사는 지역, 이렇게 바꿔볼까요
성북구에서는 먹을거리 이동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기 위해 직접 채소를 재배하는 도시농업 프로젝트를 2011년부터 진행할 계획입니다. 은평구에서는 두꺼비하우징이란 이름으로 에너지진단을 통해 가정 내 에너지도 절약하고 효과적으로 단열도 강화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을 준비 중입니다. 해당 구민이면 두 가지 사업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이밖에 강동구 등에서는 주민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민원만을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구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구, 면, 시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구의 정책을 잘 살펴보세요.
  • 나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보다 잘 살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주세요.

글 : 김명기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
일러스트 : 박지희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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