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농사가 두려워지는 진짜이유

2004.07.19 | 행사/교육/공지

밖으로 나가 주변을 돌러보면 온통 녹색세상입니다.
들판에는 농부들이 애써 심어놓은 벼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고 있습니다.
한여름 뜨거운 열기는 사람을 지치게 만들지만 논에서 자라는 벼는 생명의 기운을 맘껏 펼치고 있습니다.
바라다 보이는 산천도 검푸른 녹색향연의 축제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여느 때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렇게 서 있습니다.
우리 집 앞뜰 감나무도 꽃이 피어 조그마한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 뒤뜰 밤나무도 풍성하게 하얀 꽃을 피웠습니다. 이렇게 겉보기에 아름답기만 한 자연은 우리마음을 흐뭇하게 해 주지만 속사정은 또 다른 어두운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벌꿀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벌꿀농사는 하늘과 동업하는 거다”
모든 농사가 왜 안 그렇겠습니까. 하지만 산천의 꽃만 쳐다보고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기후변화에 무척 민감합니다.
온도만 조금 떨어져도, 비만조금 자주 내려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때가 많습니다.
더구나 금년같이 꽃이 피기 전 서리가 내리는 냉해피해가 생기면 생산을 포기해야 하는 재앙으로 다가오는 것이지요. 수십 년 꿀벌농사를 짓는 동안에 최악의 상태에 빠진 농가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시름에 잠겨 있습니다.
생계유지는 물론 내년까지 버틸 생산비도 건지지 못해 결국은 농업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양봉을 포기하는 농가는 다른 농사를 짓든지, 아니면 직업을 바꾸면 그만이지만 벌꿀농사가 두려워지는 진짜 이유는 지구환경의 심각한 변화에 있다는 것입니다.
벌꿀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여러 해 전부터 생태계의 변화를 아주 민감하게 느껴오고 있습니다. 오염농도가 짙은 바람만 스쳐지나가도, 그 바람에 맞아 꿀벌은 떨어져 죽는 일이 허다합니다. 환경이 조금만 나빠져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꿀벌을 보면서 농부들은 생태환경변화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살아 온지가 꽤 오래 되었어요.
더구나 이제는 식물들이 꿀을 분비하지 못하는 무서운 일이 올해 벌어진 것이지요.
식물들이 무엇 때문에 꿀을 분비하는 것일까요.
아니 식물들이 꿀을 분비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식물들은 꿀을 분비하여 곤충을 유인하고, 꿀을 찾아온 벌들은 암꽃 수꽃을 찾아다니며 꿀을 퍼 나르지만, 식물은 이 벌을 통해서 수정이라는 중요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지요.
바로 종족번식을 위해서 꿀을 분비하여 벌에게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꿀 분비가 이루어지지 않는 식물에는 꿀벌들이 결코 찾아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는 꿀벌이라는 곤충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소 돼지나, 사과나무 배나무 정도는 사람들이 수정을 시킨다고 하지만 대자연의 식물들과 동물들은 누가 수정을 시키고 책임을 질 겁니까?
정말 자연의 변화를 낱낱이 고해바치는 벌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일이
소름끼치도록 무서워집니다. 내가 벌꿀농사가 무서워지는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겨레벌꿀 생산자 안복규님은 요즘….

‘꿀맛이 살맛이련만…’ 한 해 꿀맛에 따라 양봉농가는 살맛을 결정했다. 그런데 19년 양봉이래 꿀맛이 아니 꿀 자체가 없어 고생해보기는 처음이라는 안복규 겨레벌꿀 생산자.
양봉농가의 들이닥친 시련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한동안 함께 일한 작목반 사람들의 생계걱정, 양봉에 대한 희망을 잃을 것에 대한 근심 등으로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책임져야 할 것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근심과 더불어 일을 묶어 진행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안복규씨는 생협 내에서는 겨레벌꿀 생산자로 유명하지만, 그가 거주하는 아산에서는 토박이 농사꾼으로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란다.
학생들에게는 생태ㆍ환경ㆍ농업 강사로, 농민회, 한살림, 지역 친환경농업연구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다. 며칠 전에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과 오리농법을 이용한 논에서 논 생태계를 관찰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은 풍년기원오리넣기 한마당 행사 준비에 한창이라고 한다. 그 뿐 아니라 벌들의 분봉도 챙겨야 하고, 마늘도 캐야 하고, 양파도 캐고….
매일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항상 생협 조합원들에게 꿀 공급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고 있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겨레벌꿀 생산자 안복규님은 요즘….

‘꿀맛이 살맛이련만…’ 한 해 꿀맛에 따라 양봉농가는 살맛을 결정했다. 그런데 19년 양봉이래 꿀맛이 아니 꿀 자체가 없어 고생해보기는 처음이라는 안복규 겨레벌꿀 생산자.
양봉농가의 들이닥친 시련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한동안 함께 일한 작목반 사람들의 생계걱정, 양봉에 대한 희망을 잃을 것에 대한 근심 등으로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책임져야 할 것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근심과 더불어 일을 묶어 진행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안복규씨는 생협 내에서는 겨레벌꿀 생산자로 유명하지만, 그가 거주하는 아산에서는 토박이 농사꾼으로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란다.
학생들에게는 생태ㆍ환경ㆍ농업 강사로, 농민회, 한살림, 지역 친환경농업연구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다. 며칠 전에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과 오리농법을 이용한 논에서 논 생태계를 관찰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은 풍년기원오리넣기 한마당 행사 준비에 한창이라고 한다. 그 뿐 아니라 벌들의 분봉도 챙겨야 하고, 마늘도 캐야 하고, 양파도 캐고….
매일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항상 생협 조합원들에게 꿀 공급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고 있었다.

출처 : 생협잡지 2004년07월 ‘안복규 칼럼-벌꿀농사가 두려워지는 진짜이유’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