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에너지로 밥을 짓는 압력솥

2004.08.24 | 행사/교육/공지

전기세를 줄이고 물세를 줄이는 다양한 생활지혜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 중 전기세를 줄이는 한 가지 방법, 바로 압력솥을 쓰는 것이다.
167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드니스 파팽이 증기 찜통을 발명하고 영국에 특허를 냈는데, 이것을 개량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압력솥이다. 압력밥솥은 전기밥솥보다 조리시간이 3분의 1가량 줄어든다. 보통 냄비에서는 100℃ 이상에서는 끓기 어렵지만 압력솥은 압력이 한번에 70~90% 이상 높아져서 115~170℃까지 올라간다.

냄비의 물은 100℃ 정도에서 끓지만 계속 끓여도 온도는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압력솥은 밀폐된 뚜껑이 있어 수증기가 밥솥 내부에 모여 압력이 높아지고 끓는점도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조리하는 온도도 높아져 음식을 익히는 데 필요한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물렁한 고무공을 따뜻하게 해 주면 탱탱해지는 것과 같이 용기의 온도를 높여주면 내부 압력이 올라가고 끓는 온도도 올라가는데, 압력솥은 이 원리로 같은 에너지를 쓰고도 시간을 줄이고 푹 익힐 수 있게 만들어졌다. 산에 올라가 밥을 하면 기압이 낮아져서 끓는점도 내려가 밥이 설익게 되는데, 이 때 뚜껑을 돌로 눌러 주면 어느 정도 온도를 높일 수 있는 이치와 같다.

압력솥은 몸통과 뚜껑 사이에 고무로 만든 가스킷이 압축된 공기를 새지 않도록 막고 있다. 뚜껑 중심부에는 무거운 마개가 달린 배기구멍이 있는데, 내부의 압력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스스로 열리는 안전장치 구실을 한다. 추를 기울여 김을 완전히 빼고 압력표시핀이 제자리로 돌아간 뒤에 뚜껑을 열면 안전하다.
급히 뚜껑을 열어야 할 때는 찬물을 충분히 뿌린 뒤 열면 된다. 플러그만 꽂으면 되는 전기밥솥 역시 편리하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기세도 만만치 않다. 또, 보온기능이 있다고 며칠 밥을 한꺼번에 해 놓고 플러그를 계속 꽂아 두거나 플라스틱 주걱을 함께 넣어두는 집이 많은데, 플라스틱은 뜨거운 것에 닿으면 유해물질이 나온다. 플라스틱 주걱 보다 나무주걱이 낫다.  

먹을만큼만 밥을 해서 따뜻할 때 맛있게 먹고, 찬밥은 물을 조금 부어서 데워서 먹으면 된다. 냄비나 전기밥솥보다 물을 조금 덜 넣으면 밥이 질지 않고 적당하게 먹을 수 있다. 쫀득쫀득한 밥맛도 좋고 잡곡을 불리지 않고 바로 밥을 해도 되니 편리하다. 콩처럼 입자가 굵은 것은 따로 불려야 하지만 대부분은 쌀과 함께 씻어서 앉히고, 익지 않았다 싶으면 뜸들이기 시간에 조금 더 여유를 두면 된다. 또, 간단한 잡채나 오래 끓여야 하는 삼계탕, 약식 같은 음식을 짧은 시간에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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