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묵을수록 좋은 바로 이것~!

2005.09.13 | 행사/교육/공지

포도주와 친구는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고들 하지요.
아무렇게나 걸쳐 입은 편한 차림에 슬리퍼를 끌고 나가서 만나는 친구,
속마음까지 다 내보여도 좋을 친구와 마주앉아
알싸한 포도주를 함께 마신다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겠지요?

옷장을 뒤적이다 보니 귤색 손수건 하나 조용히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여행 다닐 때마다 가볍고 잘 마르고, 여러 용도로 쓸 수 있어 손수건부터 챙기곤 하지요.
여행길에서는 무엇보다 짐이 가벼워야 하잖아요?
짐을 줄이는 지혜 하나,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물건을 챙기죠.
천연섬유로 만든 손수건이나 보자기 하나 챙겨 넣으면 그만이죠.
세수한 뒤 얼굴 닦고 땀도 닦고, 멋 내고 싶은 날은 머릿수건이 되고,
허리에 두르면 치마, 어깨에 걸치면 멋진 숄이 되죠.
잠잘 때는 이불이 되고, 그냥 앉기 게름직한 곳에 깔면 깔개도 되니까요.
그래서 손수건이 많아요.
귤색 손수건 역시 제가 좋아하는 손수건 중에 하나죠.

“오랫동안 써서 좀 낡았지만 아직은 괜찮네.”
펼치고 보니 이 손수건이 처음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93년 대학교 시절, 고려대에서 열린 큰 행사에서 받은 기념품이었어요.
아, 그러고 보니 벌써 12년이 넘었네요.
12년동안 열심히 써도 아직 멀쩡한 것이 새삼 신기하고,
그동안 별 신경쓰지 않았건만 아직도 내 곁에 머물러 준 것이 그저 고맙네요.
열심히 뛰고, 읽고, 놀고…
무엇을 하든 열정이 넘쳤던 그 시절도 문득 떠오릅니다.

오래 묵을수록 좋은 것,
놀랄만큼 오래 쓴 물건,
당신 곁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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