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당신을 위한 털이 아닙니다.

2005.12.23 | 행사/교육/공지

모피, 당신을 위한 털이 아닙니다.

올겨울 패션 유행은 ‘모피’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거리에서 꽤 많은 젊은 여성들이 모피를 입은 모습을 본 것 같다. 예전엔 그래도 중년 부인들의 사치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아닌가 보다. 그만큼 가격이 저렴해진 건지, 어쨋는지 많이 보편화, 대중화 되어가고 있는 추세인 것 분명한 것 같다. 가격이 낮아졌다고, 이제 조금은 사치품 자리에서 내려왔다고 모피를 패션 아이템으로 소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기사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모피코트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100마리의 친칠라, 11마리의 푸른 여우, 크기에 따라 45마리에서 200마리의 밍크가 필요하다. 밍크, 여우, 너구리, 족제비, 스컹크, 누트리아(쥐의 일종), 친칠라(다람쥐 종류) 등 전 세계에서 ‘단지 아름다운 털을 가졌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어 가는 야생동물들은 1년에 3천 5백만 마리에 이른다. 이렇게 모피코트 제작에 이용되는 동물들 중 700만 마리는 야생의 상태에서 덫과 올무 등으로 밀렵된 것으로, 국내의 모피 수요는 곧 국내 및 국외의 자연생태계를 심각히 파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또한 사육되는 2800만 마리의 동물들은 0.5입방미터의 좁은 철장 안에서 평생을 스트레스와 불면에 시달리면서 고통을 받는다. 질좋은 털을 얻기 위해 동물들은 산채로 털을 벗기거나 주둥이에서 직장까지 전기막대를 꽂아 감전시켜 죽이기도 한다. 최근에 인터넷에 떠도는 살아있는 너구리의 가죽을 벗기는 잔인한 장면은, 바로 모피를 위해서다. 유럽 등 서양에서는 모피코트를 즐겨입는 연예인이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또 유명인사들이 모피반대를 위해 나체시위를 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모피산업은 사양산업이 되어가고 있다 한다. 그러나 유독 아시아의 일본과 우리나라에선 꾸준히 모피옷이 유행을 타고 있다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물론 인간의 삶을 위해, 모피뿐만 아니라 많은 이유로 동물들이 죽음에 처해지고 있다. 육식문제에서부터 많은 가죽제품까지. 대부분의 경우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습관처럼 굳어있는 것들과 웬만한 노력이 아니고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모피를 입지 않는 것만큼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비싸서 못입는 것이 아니라 반생태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라는 것을 안다면 말이다.

<사진 1. 코트 악동이라 불리는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이 옷을 벗었다.모피를 생각할 바엔 잉크(문신)을 생각하라..라고 말하며>
<사진 2. 모피코트의 나머지 부분이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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