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항 그 곳 1
산 위에 배가 있다면
부유한 눈요기이겠지만
바다에서 배는 물을 먹고사는 법
동해안 바닷물이 곁에서 출렁거리며
어선들을 유혹하는데
여기 심포에서는 물이 말라
어선들이 뻘에 기울어져 화석이 되어간다
어선들도 이미 포기한 뻘 중간에선
드문드문 낚시꾼들을 위한 바닷물이 냇물처럼 흐르고
선박 몸체 훠엉뚤린 구멍들사이론
잠자리들을 위한 크기다른 바람만 소슬하게 분다
심포항구 끝자락에 서있는 몇 몇 사람과
언제나 그렇듯 말이없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는
몸체에서 삭은 녹덩이가 툭툭 떨어지듯
침묵은 더욱 녹이슬어
들어오지도 못하는 배들을 기다리며
그저 하염없이
바다였을 그 곳만 바라본다.
(전북 김제시, 새만금 간척지 공사중인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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