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회원] 영글지 않은 얼굴 – 정순욱

2003.08.19 | 행사/교육/공지

영글지 않은, 그래서 더욱 풋풋한 얼굴
정순욱

7월의 따가운 햇살이 내려쬐는 가운데 오늘의 주인공을 만났다.
주인공을 기다리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 하는 일(?)이 무척이나 많다고 하는데 지나치게 과격하지는 않을까? 담배를 피워대면서 건방을 떨지는 않을까?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라지만 세상 돌아가는 일 왠만하면 알 텐데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괜스레 걱정이 앞섰다.



저 멀리서 핸드폰을 입에 대고 뭐라고 얘기하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욱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건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자그마한 몸집에 빡빡 깎은 머리, 길게 늘어뜨린 가방, 앳된 얼굴.
영락없는 고등학생이다. 남자 고등학생 정순욱.

요즘 콜라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맥도날드 근처에는 가지 않는다. 여중생 추모 대책위에서 일하면서 더욱 그러하단다. 뭐라고 자기의 논리를 강력하게 펼칠 수는 없지만 ‘미국’은 그냥 짜증이 난다고.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진짜 이해할 수 없는 나라지 않아요? 나는 그 전부터 싫어했는데 이젠 아주 아주 싫어졌어요.”

앞으로 뭘 하고 싶냐는 심심한 질문에 조금의 주저함 없이 녹색연합 간사란다.
ꡒ왜? 그냥요. 멋있잖아요. 멋있다고? 형들이랑 녹색순례 따라가고, 지구의 날 행사하면서 참 재밌었어요.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구요, 우리가 살면서 환경이 정말 중요하지 않겠어요? 녹색연합은 어떻게 알았는데? 인터넷 하다가요. 환경이 왜 중요한데?

나 혼자만 사는 것도 아니고, 한 순간만 우리가 사는 게 아니잖아요.ꡓ 우문에 명쾌한 답들이 이어졌다. 영글지 않았지만 풋풋함이 그대로 베어나오는 말들이었다. 가장 원초적인 데서 평범한 진리가 나온다. 그것이 상식으로 이어지고.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친구가 정순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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