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속도로 가라 – 조금 게으르게, 조금 단순하게, 조금 소박하게

2005.05.04 | 행사/교육/공지

글/사진 : 최은애(녹색연합 녹색도시국 활동가)

어제 내린 비로 온 세상은 생명의 기운으로 충만하다.
그러나, 황사 바람이 거세게 불어 하늘이 뿌연 봄날이다.
한 학교 야구장을 배경으로 둔 버스정류장에서 개똥이네집(공동육아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름다운 지구인을 만난다.  

전화기의 수줍고 떨리는 목소리로 푸른달 데이트에 승낙하여 주신 신소영 님 그리고, 야무진 눈망울로 내게 먹음직스러운 진초록 빛깔의 개떡 꾸러미를 건네며 첫인사를 하는 5살 장난꾸러기 승우다. 삶과 죽음을 넘어들었을 정도로 아팠던 아이같지 않게 해맑은 모습이다.



그녀가 권하는 유자차 향기를 따라서 그녀의 녹색 삶 속으로 들어간다. 녹색희망 아름다운 지구인 취재요청에 수줍어 하는 소영 님은 한 아이의 엄마로 녹색연합과 처음 인연이 되었고, 이전의 삶과는 다른 세상을 만났다. 5년 전만 해도 아토피 승우는 생명에 위협을 받을 정도로 아팠다. 승우의 고통을 보면서 죽음까지 생각해 보았다는 소영 님의 인생 전환점에는 이 같은 생명의 절박함이 있었다. 이제는 밝고 건강하게 뛰어놀고 있는 승우를 보고 있노라면 아픔에 시름하던 그 영원 같던 순간은 이제 과거형이 되어버린 것만 같다.

승우를 통해서 건강한 먹거리를 고민하게 되었고, 먹거리를 통해서 자신의 삶과 생활을 돌이켜볼 수 있었고, 나와 환경이 둘이 아니며, 또 나와 미래세대가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렵게 깨우쳤다. 내 아이의 건강만을 바라보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아토피를 고민하면 고민 할 수록, 아토피가 내 밖에 이유가 있어 생기는 병이라기 보다는 나의 건강하지 못한 삶의 반영이며 깨달음이 있었다. 소영 씨는 먹고 입고 자고 싸는 삶의 기본으로 돌아갔다.  

소영 님은 특히, 아토피를 몸의 증상으로 바라보지 말고 정신적,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아토피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나 중심의 사고와 생활에서 시작된 문제이며 사회와 함께 고민해야 할 공동의 과제임을 알아야 한다.



2005년 푸른달 아름다운 지구인 신소영 님은 올해로 결혼생활 12년차인 녹색인이며, 몇 차례 유산으로 어렵게 얻은 아들 승우가 아토피로 고생하면서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아토피 승우를 만나면서 건강한 먹거리 문화와 녹색생활실천, 뭇 생명과 미래세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현재, 소영 님은 아가마지(보건복지부 지정 광진자활후견기관 지원)에서 상담과 강의를 하면서 본인의 경험과 지혜를 산모들과 함께 나누고 있으며, 북앤월드 출판사의 제안으로 승우와의 아토피 체험을 육아일기책으로 집필하고 있다.

이 책은 올해 안으로 출판될 예정이며, 이 책의 수익금은 나눔의 재단에 기부할 생각이다.
http://cyworld.nate.com/697001 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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