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은 생명존중입니다 – 조상우 회원님

2007.12.07 | 행사/교육/공지

소식모임이 채식모임으로
이번 달에는 회원모임 ‘베지투스’를 만든 조상우 회원님을 만났다. 그간 여러 모임에서 자주 얼굴을 봤기 때문에 어떤 분이길래 저렇게 열성적으로 활동하는지 매우 궁금했던 터였다.
“채식모임은 재작년 8월부터 준비해서 10월에 만들었어요. 녹색연합에 가입하게 된 건 2005년 1월인데 2003년쯤 녹색연합 활동가 한 분이 ‘소식모임’을 한다고 해서 참여했다가 그분이 그만두면서 모임이 흐지부지됐어요. 그 뒤로 생명운동공부모임을 하다가 6개월 정도 후에 회원으로 가입했어요.”

유럽의 활동가들은 채식을 많이 한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 베지투스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환경에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채식이니 이와 관련한 모임이 환경단체에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채식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니까요.”
생명운동공부모임에서 활동한 일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모든 회원이 평등하게 참여하고 여러 사람이 운영진으로 참여하는 것은 그때 배운 것들이라고. 또한 베지투스는 ‘연대’를 중요한 기둥으로 삼고 다른 단체들과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NGO는 약하지만 함께하기 때문에 뭔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조상우 님의 생각이다.

동물도 인간과 똑같다
상우 님은 언제, 어떤 계기로 채식을 하게 되었을까.
“어릴 때 집에서 가축을 많이 키웠는데 동물도 인간처럼 죽는 것을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워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사람이라면, 존엄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다른 생명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겠다 싶었죠. 그때부터 죽은 동물은 먹지 않습고 있어요.”
그런 상우 님도 딱 두 번 고기를 먹은 적이 있다. 집들이에 갔다가 어쩔 수 없이 곰탕을 한 입 먹고 결국 뱉어냈었고, 다른 분이 싸주신 샌드위치를 햄이 든 줄 모르고 물었다가 결국 먹었단다. 상대방은 자신을 생각해서 한 행동이기 때문에 차마 거부할 수가 없었다고.
“사실 처음 채식을 했을 때는 고기랑 맛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고사리나 버섯도 안 먹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고기가 더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런 생각을 하려고 채식을 시작한 건 아닌데 싶었어요. 또 내가 고기를 안 먹는다고 다른 사람에게 주면 그 사람이 기분 나쁠 수도 있지요. 넌 못 먹는 걸 왜 나한테 주냐고요. 그래서 유연성을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무조건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채식인 아닌 채식주의자로
웰빙 바람을 타고 채식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 진정한 채식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 걸까. 상우 님은 채식은 건강이 아니라 윤리문제라고 강조한다.
“채식의 시작은 철학과 윤리에서 나왔습니다.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자는 것이죠. 그런 사람이라면 당연히 인간도 존중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채식은 모든 윤리의 종착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 반전, 인권, 환경 운동 이런 것들이 모두 채식주의자로 가는 길인 거죠. 철학 없이 그저 몸을 위해 고기를 안 먹는다면 그 사람은 채식주의자가 아닌 채식인일 뿐입니다.”
채식을 시작하려는 회원들에게 해줄 말은 없을까.
“자신에게 맞는 수준으로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번에 결심하고 딱 끊을 수 있는 분이라면 그렇게 하고, 그게 안 되는 분은 차츰차츰 해나가야겠지요. 가능하면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 때 시작하는 것이 좀 더 편할거예요.”

채식문화제
11월 4일 베지투스 주최로 녹색연합교육센터에서 채식 문화제가 열렸다. 주제는 ‘아름다운 식사’. 다큐 ‘불편한 식사’ 상영과 천연화장품 만들기, 장기자랑, 각자 준비해온 맛있는 음식 나누기를 하였다. 미리 알았다면 가봤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에도 할 예정이라니 그땐 꼭 가봐야겠다.

글: 김남희 / 녹색연합 회원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