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오염 방제활동 참가 후기

2007.12.26 | 행사/교육/공지

2007년 12월 15일, 1차 ‘녹색바다지킴이’ 태안 봉사활동단에 지원한 500여명은 방제 작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개목항으로 달려갔다.

공지혜 (27세, 서울시 구로구)
원래 송년회 약속이 있었는데 우연히 녹색연합 홈피에서 자원봉사 모집 배너를 보고 그 멤버 그대로 태안으로 가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흔쾌히 동의한 친구와 함께 참여하게 되었지요. 태안 가서 보고 정말 가슴이 답답하더군요. 안타까운 생각에 정말 한숨이 절로 나왔답니다. 한두 번 자원봉사로 될 일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많이 관심을 갖고 자주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이은경 (28세, 서울시 마포구)
이번 자원봉사활동으로 느낀 점이 많습니다. 이렇게 직접 가서 한 적은 처음이거든요. 9시 뉴스를 보다가 27세 청년이 자신의 27번째 생일을 맞이해서 뭔가 뜻 깊은 일을 하고 싶어 여자친구와 봉사 활동을 오게 되었다는 뉴스를 접한 후 신청하게 되었어요.
혼자 갈 용기가 없어서 친구랑 동행을 했는데 함께 해준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비록 작은 일손이지만 이렇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다해 도움을 드린 것이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고, 한번이 아닌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있을 때 서로서로 도와서 함께 하는 최강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들 수고 하셨고요~ 저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녹색연합 여러분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서울지역 2호 차량 인솔 담당자분인 윤소영님께 다시 한 번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희경 (30세, 서울시)
평소 환경오염이나 이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동물, 생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환경파괴자로서의 인간의 존재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으나 막상 실천할 마음을 갖거나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았지요.
그러던 중 이번 사고 현장에, 해양개발연구원에서 단체로 자원봉사 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도 참가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고 환경단체를 찾아보다가 녹색연합 홈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의욕적으로 동참을 했지만,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돼 있었습니다. 기름 닦아내는 일도 눈에 보일 정도의 결과가 있는 게 아니었고, 오전부터 바위 하나를 붙잡고 앉아 있었어도 타르찌꺼기를 완전히 벗겨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밀물 때가 되기 전에 철수해야 했기 때문에 뭔가 무기력함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이런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 커다란 결과로 이어질 거라 위안을 삼았습니다.
갯벌레며, 따개비며 살아있는 생명체를 찾아볼 수 없어서 슬펐습니다. 인간세계로 따지면, 졸지에 핵폭탄 맞은 것이나 다름없으니… 인간으로 인한 주검들에 슬퍼질 수밖에요.
걱정이 되는 건 눈에 보이는 것만 처리하고 말거나, 걷어낸 헝겊들의 뒤처리 문제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마무리겠지요. 하루였지만, 작은 정성과 바램들이 헛수고가 되지 않는 길은 수개월이 지나도 예전과 가까운 상태로 회복하는 것이니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동참할 의지가 있습니다.

서지예 (29세, 서울시 송파구)
뉴스를 보고 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기름을 많이 거두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시커멓게 변해버린 해변을 보며 언제 다 복구하나 싶은 막막함을 느꼈고, 생태계가 다시 완벽하게 회복되려면 수십 년이 걸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사자들의 열정도 대단한 것이지만, 그것에 앞서 우리나라도 방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평소에 방제훈련도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채희진 (33세, 서울 은평구)
사상 최악의 사고를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자원봉사단 모집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혼자서 말이에요. 난생처음이었죠.
닦아도, 닦아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작업 속도와 피해상황으로 작업 중에 몇 번이나 울컥했는지 모릅니다. 하루작업이 끝나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해놓은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마음으로 천근만근이었지요. 하지만, 자원봉사 오신 많은 분들을 보면서 희망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시련도 꼭 빠르게 극복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윤주연 (36세, 서울시 마포구)
원래는 혼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뒤 늦게 알게 된 친구와 동행했습니다. 하루 짧게 다녀와서 미안했어요. 돌멩이 하나 들 때마다 어찌 손 써야 할 지 모를 그 기름찌꺼기들… 우리의 아름다운 해변이 망가져가는 모습에 눈물을 감추기 어려웠습니다. 오후에 한꺼번에 자원봉사자들이 떠난 그 해변이 어찌나 안쓰러워 보이던지.
하지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본 그 황홀한 일몰의 광경처럼 우리가 끝임 없는 애정과 관심으로 우리의 바다를 지킨다면 내가, 우리가 경험했던 그 깨끗하고 넓은 백사장에서 편하게 앉아 그 노을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모두모두 고생 많으셨어요. 힘내세요~!!

김경복 (18세, 서울시)
꼭 가야한다고 생각해서 혼자 참가했어요.
절망 속에도 희망은 언제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송미정 (25세, 서울시 마포구)
뉴스를 통해서?사고 소식을?접하고 도저히?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친구들과?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이러한 안타까운 사고가 나서 너무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정작 사고 선박의 주인인 삼성 쪽에서는 아무 말도 없다는 사실에 화가 많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나라를 사랑하고 환경을 아끼는 많은 사람들 덕분에 방제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 역사의 현장에 제가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닦아도 닦아도 잘 지워지지 않은 검은 기름 때문에 막막하기도?했지만, 그러한 작은 노력들이 모여 조만간 아름다운 서해를 다시 볼 수 있게 되리라 믿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녹색연합께 감사드립니다. 저의 활동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이 나라와 환경을 위해 많은 참여 하도록 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남희 (34세, 서울 서대문구)
주민들에게, 뭇 생명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어서 혼자 참가했습니다. 막상 그 많은 기름덩어리들을 직접 보니 앞이 캄캄했어요.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는 것이 미련하게도 느껴졌지만 그 외엔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더군요. 닦고 또 닦았어도 너무나 미약해서 돌아올 때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온 국민이 각자 한 번씩 와서 돕는다면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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