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즐거움은 그 틈을 만들어내어 즐기는 것 김기성 회원

2010.02.04 | 행사/교육/공지

연초에 세웠던 수많은 계획들은 금세 어디로 가버린 걸까? 2010년이라고 희망차게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작년의 쳇바퀴에 다시 탑승한 것 같다. 올해는 조급함을 버리고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지만 이내 그것도 소원해져 버린다. 일탈을 꿈꾸고 싶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시샘달에 만나본 김기성 회원님은 빠르게 전진하는 세상에서 조금 느리게 가기를 원하고, 또 실천하고 계신 분이다. 녹색희망배달부로서 열심히 활동하는 열혈 회원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즐겁게 일탈할 수 있을까? 느리게 살고 즐길 줄 아는 진정한 녹색인 김기성 회원님의 즐거운 생활을 잠시 엿보자.

이벤트는 나의 힘
반도체 회사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기성씨, 딱 보기에도 바쁘고 여유가 없을 것만 같다. 그런데 최근에 영화를 봤다고 즐겁게 이야기 한다. 더군다나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란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 말고 당첨 확률이 높은 곳이 있어요. 영화평을 쓰는 곳이나 <ooo은 xxx다> 같이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곳은 뽑힐 확률이 높아요.” 알고 보니 이 회원님, 이벤트의 고수다. “당첨됐던 것 중에 최고가 뭐냐면, 이승철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요. 그런데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여기서 잠시, 슬픈 기운이 흘렀다…….
‘회원님들, 김기성씨 같이 좋은 분을 혼자 두면 안 됩니다!’

좌우를 돌아보기
“요즘 일주일에 두 번씩 드럼을 배우고 있어요. 어제는 리듬연습과,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드럼 부분을 치는 연습을 했는데 참 신나더라고요. 또 인터넷을 찾아보니 직장인 밴드를 지원해주는 카페가 있어서 그곳에 가입해서 활동도 해보려고 합니다.”
실행에 옮기기가 어렵지 막상 해보면 괜찮은 활동이 산재해 있다고 말하는 그. 바쁜 일속에서도 반짝이는 눈동자를 간직할 수 있음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자신을 위한 일을 만들어나가기 때문이 아닐까. “제가 일하는 곳이 창의력을 요하는 곳이에요. 그래서 더 많은 경험을 하려고 해요. 막 놀아야 되는 거죠. 그게 결국 일에도 도움이 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아닐까요.” 지난 시절을 생각해보면 항상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는 김기성 회원님. 그래서 어느 순간 좌우를 돌아보기로 결심을 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것이 녹색연합의 회원이 되고,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자꾸 일을 만들어서 하다 보니 더 즐거운 일을 많이 발견하게 되고 삶이 풍요로워 졌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이 참 밝다.

일단 질러, 그게 답이야

“이것 저 것 따지는 것 보다는 그냥 해보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어떤 분들은 이리 저리 재고 그러잖아요. 그러다보면 1년 지나고, 2년 지나고. 그러지 말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저질러봐야 해요. 저질러봤더니 괜찮은 것이 많았어요. 이 인터뷰도 요청을 받고 ‘그래 해보자,’ 해서 바로 승낙한 거예요” 회원님의 말을 듣다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게 맞는데 왜 우리는 자꾸 겁을 내는 걸까. 예전에 책에서 봤던 구절이 생각난다.
「우물이라는 것은 퍼내면 퍼낼수록 새로운 물이 나오지만 퍼내지 않다보면 결국 물이 마르게 되잖니. 그런 것처럼 욕구라는 것도 채워주면 채워줄수록 새로운 욕구가 샘솟지만 포기하다 보면 나중에는 어떤 욕구도 생기지 않게 되어버리는 거야. 그러니 너두 쉽지야 않겠지만 하고 싶은 것을 자꾸 만들어서 해봐.」 -박현욱 동정 없는 세상中

녹색연합에게 바란다
“좀 더 친근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훌륭하고 좋은 일을 하는 곳인 건 충분히 알고 있지만 정작 녹색연합이 나의 생활과는 연결이 되기 힘든 거죠. 제일 좋은 것은 만남의 자리를 자주 만드는 건데, 그건 한계가 있잖아요.” 블로거로 활동 중인 기성회원님은 녹색연합의 온라인 활동을 적극 추천했다. “온라인 세계라는 것이 앞으로는 더 현실화될 거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이제는 온라인상에 글을 쓸 때도, 실제 관계처럼 내가 쓰는 글에 대한 조심성이 커지더라고요. 결국 온라인, 오프라인관계가 비슷해지고 있어요. 온라인 안에서도 친구가 되고, 공감 하고, 서로 대우해주니까요. 그래서 녹색연합에서도 회원들이 쉽게 와서 짤막한 글도 쓰고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는 이야기도 쓰고, 영화 본 이야기, 책 본 이야기도 쓰고. 환경을 주제로 모인 사람들이라고 해서 환경 이야기만 쓰면 재미없잖아요.”

역시 열혈회원답게 깊이 있는 의견을 내주신 김기성 회원님. 인터뷰시간 내내 이야기와 웃음이 끊이지를 않았다. 하고 싶은 일 많고, 언제나 즐거운 꺼리들을 찾아 나설 준비가 된 김기성 회원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일까?
“자서전을 내고 싶어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살아온 날들에 대해서 자서전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원님의 풍부한 인생경험을 글로 풀어낸다면 참으로 재미있는 책 한권이 만들어질 듯하다. 또한 이 책에 내용을 더 많이 채우기 위해 신나는 일을 자꾸 만들게 될 김기성 회원님을 보니 덩달아 신이 난다.

글 : 신지선 (녹색연합 시민참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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