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고 요리하는 남자, 남정산 회원

2010.03.08 | 행사/교육/공지

이제 봄인가 싶을 만큼 햇볕이 따사로운 토요일 오후에 남정산 회원을 만났다. 털털하고 우렁찬 웃음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 어쩌다 녹색연합 회원이 되셨나요?

“강원도 출생이라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살았는데, 거기도 벌써 다 스키장이니 카지노로 바뀌었어요. 지금은 여기, 서울이란 도시에서 살구요. 너무 빨리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작은 보탬이라 되고 싶었지요.” 이런 분, 녹색연합에 참 많다.

남정산 회원은 시를 쓴다.
거창하게 무슨 대회에 출품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혼자 끄적이는 수준이라기에는 좀 실력도 있는 것 같다.

“도종환 선생님이 중학교 은사님이었어요. 그 때부터 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특별히 시를 쓰겠다고 생각하고 쓰는 것은 아니고, 아픔이나 고통으로 인해 터져 나오는 신음이 시간이 지나가면서 그 형태가 정리되고 다듬어지면서 시가 돼요. 사실 일기를 쓰는데 이 기록들을 조금씩 다듬다보면 어느새 시가 되는 거죠. 저에게 시는 살아가면서 성숙해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곤, 별로 대단한 작품이 아니라며 아주 머쓱해한다.

처음에 만났던 털털한 웃음과 다르게 참 진지해보여서, 불현듯 생각난 질문, 꿈이 뭐에요?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드는 거요. 이것저것 만들어서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사실 전 장사를 하기 때문에 팔기 위해 만들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의미 있게 쓰일 것들을 고민하죠. 요즘은 주로 음식을 만들어요.

요리를 하세요?

좋아해요. 원래 식자재를 유통하는 사업을 했어요. 어쩌다 요리봉사를 하게 됐는데, 나에게 요리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하나씩 만들다보니 재미가 있고, 그 중에 상품이 되겠다 싶은 것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서 개발하게 되었죠. 지금은 제가 직접 개발한 돌솥누룽지, 양념게장 소스, 간장게장 소스, 이런 것들을 팔고 있어요.
장사가 잘 되냐는 질문에, 처음엔 진짜 어렵다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웃으신다.

너무 잘 웃으셔서 최근에 울었던 기억을 물었다.

조영남 최유라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딸이 혼자 사는 엄마에게 보낸 편지 듣다가 울었어요. 옛날엔 난 남자니까 울면 안 돼, 뭐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자연스럽게 울고 웃지요. 그래서 웃음도 많아졌어요. 부끄러울 정도로 크게 웃어서 민망할 때가 많아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편안하다. 아침마다 묵상을 통해 하루 힘을 얻는다는 남정산 회원, 요란하지 않은 녹색인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조용히 주위 사람들을 돕는데서 생기는 묘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앞으로 이 회원이 만들 ‘세상에 없는 무언가’가 기대된다.

 

마리아나의 아름다운 삶은

당신을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내 눈가에 흐르는 향기는
당신을 향한 내 고백입니다
당신을 느끼기엔
내 귀가
그대를 보기엔
내 눈이
얼마나 비천한지를 알기에
물은 향기로운 새가 되어
당신께 날아갑니다

글 : 이선화 (녹색연합 시민참여국)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