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쌤? – 박지희회원

2010.08.10 | 행사/교육/공지

엄청나게 쏟아진 비로인해 더위로부터 잠시나마 구원 받았던(?) 어느 금요일 저녁, 여의도의 빽빽한 빌딩 숲 언저리에서 박지희 회원을 만났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통유리’와 ‘에어컨’뒤에 숨어 감상하면서 ‘아름다운지구인’과의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국제구호개발기구에서 일하고 있어요. 홍보팀에 있고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달고 있지요. NGO의 특성상(?) 이런 저런 업무를 두루두루 맡아서 하고 있답니다.”

‘선생님’을 모신다고 저번 달 소식지에 광고를 했건만……. 잘못 알고 연락 주신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저희 단체에서는 직함이 ‘선생님’으로 통일되어 있어요. 보통 ‘선생’하면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아니에요. 저는 하루 종일 ‘쌤’(선생님의 애칭)으로 불리는걸요.”

아, 순간 저는 저의 편협한 생각을 탓했지요. 저 같은 사람이 적지 않을 텐데,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같은 직원들 뿐 아니라 후원해주시는 분들께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써요. 나눔을 알려주시는 분들이니까요. 그래서 전화를 받으면 ‘선생님’이라고 부르지요. 그런데 열이면 열 다 부끄러워하면서, ‘저 그냥 주부예요, 많이 배운 사람 아니에요, 부족한데요.’ 이런 식으로 반응을 하시는 거예요. 저도 처음에는 그 호칭으로 불리거나 또 부르는 것에 대해 어색함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부르고 싶어요. ‘선생님’이라는 이름에 부여된 너무나 많은 고정관념과 권위를 없애고 싶다면 욕심인걸까요?”

맞습니다. 가르친다는 의미에 국한되어 생각하는 것도 좁은 생각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맞아요, 지희쌤!” 했더니 여전히 지희회원도 부끄러워하는군요.

“재미있는 일도 있었어요. 저번에 길거리에서 한 할아버지께서 길을 물으셨는데, 저도 모르게 ‘선생님, 저쪽으로 가시면 돼요~’ 라고 했지요. 굉장히 기분 좋아하시면서 길을 가시더라고요.”

지희회원은 일터나 가정에서 어떤 녹색생활을 실천하고 있을까요?

“제가 그림을 그리는데 스케치북을 쓰지 않고 회사에 어마어마하게 쌓여있는 이면지를 집게로 묶어서 저만의 스케치북을 만들었어요. 후원자의 밤 행사를 할 때 선물을 재생종이 노트와 콩기름인쇄물을 사용했고요. 나름(?) 녹색연합 회원인데 조금 더 신경 써야지요. 그런데 조금 걱정이 되는 건, 요즘 ‘친환경, 그린지자인’등 에코관련 상품을 만드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는 거 같아요. 에코마크 하나 박으면 사실 더 잘 팔리고 회사 이미지도 좋아지잖아요. 그런 것들을 이용만 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도 유행을 타고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봐야할 거 같아요. 계속 유행과 상관없이 환경을 생각할 수 있도록 녹색연합도 힘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공식질문을 드렸어요. 녹색연합의 방향을 제시해본다면?

“저는 기후변화에 대한 기사를 보고, 또 우리 주변의 변화를 보면서 너무 무서워서 녹색연합에 가입했어요. 지구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 거지요. 지금처럼 사람과 함께 어울리면서 환경을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또한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소박하게 사는 즐거움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어요.”

무척 즐거운 만남이었어요! 환경을 위해, 또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을 박지희회원, 앞으로도 종종 뵙길 바랍니다. 다음달 ‘아름다운지구인’에서 만나볼 회원은 ‘야생동물’을 좋아하는 회원입니다. 한명도 좋고 두 명도 좋고, 많으면 더 좋아요. 연락주세요! 제가 불시에 연락해도 기분 좋게 받아주시고요. 그럼 다음 달에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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