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먹을거리를 먹는 것이 곧 환경운동이에요 – ‘동네부엌’ 박미현 대표

2011.04.07 | 행사/교육/공지

3월에는 지난 회원총회에서 맛깔난 저녁식사를 준비해 준 ‘동네부엌’의 박미현 대표를 만나고 왔다. 먹을거리로 환경운동하는 그녀의 사는 이야기를 엿들어보자.


“회원 총회 저녁식사 평은 어땠어요?”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자마자 그이는 잔치음식 맛이 어떠했는지부터 궁금해 한다. 마침 회원들이 보내준 총회 후기가 있어 ‘정갈한 채식식단에, 넉넉하고 풍요로운 저녁밥상이었다’는 칭찬을 받았다 했더니 맛있게 먹었다는 칭찬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은 없다고 웃는다.

동네부엌, 이름부터 친근하다
그녀가 대표로 있는 동네부엌은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고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반찬가게로 알려져 있다. 실제 모든 재료는 두레생협과 친환경으로 농사짓는 생산자에게 직접 공급받는다. 여느 반찬가게와 다른 점은 재료뿐만이 아니다. 8년 전 성미산 마을에 살고 있는 8명이 공동출자해서 만들었고, 16년간 영양사로 일했던 경험으로 그녀가 대표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동네주민들과 소통을 통한 운영방식이 장사집이 아니라 함께 사는 집 같다.

서너 시쯤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집에 가는 길에 들려 엄마가 미리 적립해둔 적립금으로 간식을 챙겨먹고 돌아간다고 한다. 떡꼬치는 동네아이들에게 이 집의 트레이드마크이다. 인터뷰를 한 날도 가게 입구에는 책가방을 들고 뛰어 들어올 아이들을 기다리는 귀여운 주먹밥 덩어리가 소복이 쌓여있었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는 것이 곧 환경운동
“아이를 낳고, 공동육아를 하면서 바른 먹을거리 활동의 든든한 뒷심이 되어준 친구들을 만났어요. ‘육식의 종말’ 같은 책을 함께 읽고, 공부하고, 얘기를 나누면서 작당모의를 하게 됐죠^^.” 그 시기의 먹을거리 고민이 고스란히 동네부엌에 녹아 있다. 성미산 학교 초기, 작은 공간을 빌려 방과후 학습을 하던 때의 이야기를 꺼낸다. “급식 시설이 없어서 아이들 밥과 간식을 동네부엌에서 수레로 실어 날랐거든요. 학교를 지은 후 급식시설을 운영하면서도 동네부엌이 만들어질 때의 고민들이 좋은 밑거름이 됐어요.”

그녀는 동네부엌 외에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급식업체를 튼튼히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네부엌의 맛깔스런 조리법을 엮어 요리책도 발간했다. 이러한 활동영역의 확장은 대박이 나지는 않았어도 스스로 많이 성장하도록 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환경운동에 관한 생각을 물으니 “우리 아이들, 다음세대를 위한 일이 건강한 먹을거리로 순환생태에 동참하는 일이라 생각해요. 자연스레 착한 소비도 가능하고요.” 그녀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재능으로 생활 속에서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뒷심
요즘 가장 신나는 관심사를 물으니 드럼을 배워 실버밴드는 만드는 것이 꿈이란다. 이런 꿍꿍이가 뒷심이 되는 걸까. 곧 든든한 친구들과 함께 성미산 마을 공동주택 입주를 앞두고 있고, 여러 해 후에는 함께 귀촌을 준비하고 있다는 계획을 이야기 하면서 행복한 표정을 감추질 못했다. 그녀의 진짜 뒷심은 함께 살고 있는 그들이다.

녹색연합 회원들에게 녹색생활을 위한 아이디어를 보태달라는 이야기에 “맘에 부담이 될 만큼 바꾸려고 애쓰면 힘들어요. 저는 살면서 자연스럽게 바뀌었던 것 같아요. 내 형편에 맞게, 상황에 맞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자연스럽게 바꾸세요. 건강한 먹을거리로 바꾸고 싶다면 달걀을 유정란으로 바꾸는 것처럼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지요.” 녹색연합에는 싱글인 활동가들이 많다고 했더니 그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꼭 밥을 해 드세요. 먹을거리가 약이 됩니다.”

마포에 가거든 박미현 대표와 동네 친구들이 만든 동네부엌에 들려보시라. 좋은 재료와 대장금 이모(동네 아이들이 주방장에게 붙여준 별명이다)의 손맛이 더해진 맛있는 반찬에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아! 빈 반찬통을 챙겨가는 것도 잊지 말자.

글 : 윤소영 (녹색연합 시민참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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