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여행을 디자인해 드립니다 – 착한여행 서윤미님

2011.11.09 | 행사/교육/공지

 

착한여행, 공정여행 혹은 책임여행 하면 드는 생각은 무엇일까? 불편하다? 비싸다? 소수를 위한 특별한 상품이다? 자연과 주민을 위한 여행이다? 다 맞을수도, 다 틀릴수도 있다고 서윤미님은 말한다. 2008년 아시안 브릿지의 스터디팀에서 시작해 이듬해 NGO 같은 여행사 (주)착한여행의 문을 열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활동가같은 여행기획자 서윤미님의 책임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착한 여행은 사람과 자연을 더 생각하는 것
“필리핀에 가보셨어요? 관광지 개발로 많은 맹그로브 숲이 파괴되고 있어요. 그것이 중요한 관광자원인데 리조트 개발로 파괴되는 것이 아이러니죠. 거기에서 참가자들과 맹그로브 심는 프로그램을 해요.” 환경단체 활동 같기도 하다. “필리핀의 돌고래, 태국의 코끼리, 말레이시아의 오랑우탄 관광도 야생동물의 생태와 생존에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관광 규정도 만들었고요.” 동물 복지 활동 같기도 하다. “일주일 정도 체류할 때는 지역주민 집에서 하루 이틀 머뭅니다. 주민 수익에 도움도 되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 식생활, 경제구조를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더운 나라에 에어컨도 없고, 전기 쓰는 것도 어려울 때가 있지만 오히려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지요.” 이쯤이면 마을 활동가가 떠오르지 않는가.

착한 여행은 상품이 아닌 문화에요
실제 여행 참가자들의 평가가 궁금해졌다. “참가자들조차도 책임여행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커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 라는 것에 반감을 가지기도 하고, 심지어 죄의식을 갖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가도 천차만별이에요. 특별한 사람만 하는 여행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문화도 바뀌겠지요.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삶과 환경을 위해 ‘하면 좋은 것들’을 안내해드립니다. 착한여행 상품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누구든 할 수 있는 여행 문화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주)착한여행이 교육사업, 캠페인, 인력양성, 정책을 바꾸는 활동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지난여름, 녹색연합은 (주)착한여행이 매년 진행하는 ‘지구를 살리는 녹색휴가’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착한여행은 또한 세계공정무역의 날에 탄소 상쇄와 포터 인권문제, 사라져가는 숲과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공정여행을 부추기는 캠페인을 한다. 여행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자연탐방도 걷는 트레킹이 우선이고, 지역 음식만들기 체험처럼 주민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그 뿐인가. 현지 파트너는 지역에서 주민들이 만든 여행사다. 참가자들은 지역 주민들과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그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을 수가 없다. 어느새 착한 여행 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감동을 선택하시겠어요?
“좋은 취지로 만든 상품이라 할지라도 소비자의 입맛을 무시하기 어렵죠. 가장 중요한 것은 참가자들 사이, 참가자와 지역 주민 사이의 소통이에요. 라오스에 처음 갔을 때 참가자들이 주민들 집에 가족사진이 없는 걸 보고 사진을 찍어 다음번 팀에게 보내 전달해주자는 제안을 했어요. 그것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고요. 마을 앨범이 함께 만들어지고 있지요. 여행 참가자 중에는 현지에 아이들 학용품을 보내달라고 기부를 하는 분도 있고요.”  2000년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시아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문제로 시작된 책임여행이 이제는 국내 관광문제에까지 미쳤고, 들어오는 외국 관광객 문제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또 의식 있는 여행자들뿐만 아니라 최근 일반 기업에서도 연수나 교육 프로그램 디자인에 관심이 커 착한여행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니 이도 참 다행스런 일이다.
착한 여행을 해보고픈 생각이 있는 분들께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책임여행 상품을 이용하겠다고 작정을 하면 더 어려워요. 공정여행에 관심이 많다면서 서울에 대형 마트에서 먹을거리를 잔뜩 사가지고 여행가시는 분들은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동네 계모임 나들이, 가족여행, 대학생 MT부터 바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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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여행 홈페이지 : http://www.goodtravel.kr/main.html

서윤미님은 (주)착한여행의 활동가 같은 여행기획자이다. 여행업은 극심한 감정노동임을 토로하면서도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어떻게 감동을 이어갈지를 고민하고 있다. 정작 그녀의 꿈은 무엇인지 묻지 못한 것이 못내 맘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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