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활동이 힘이다!> 실천의 힘을 일깨워 준 녹색연합

2006.04.20 | 행사/교육/공지



수강신청책자를 받자마자 한달음에 집으로 달려가 시간표를 짜는 나. 지겹던 한학기가 갔다면서 즐거워하면서도 수강신청책자를 받자마자 시간표를 짜는 것을 보면 나도 참 웃긴다. 다음 학기를 벌써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표를 신나게 짜고 완성된 시간표를 보고 나니 수요일이 비는 것이 아닌가? ‘오호~ 주 4파다!!!’ 전혀 의도한 것이 아닌데 수요일이 비는 것이었다. 갑자기 머리를 스쳐가는 수강신청 맨 앞의 사회봉사과목. ‘운명이다!’ 평소 사회봉사에 관심이 많던 나.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생각만 하고 실천은 전혀 못하던 내 습관을 과감히 버리고 사회봉사를 신청하게 되었다. 내 전공과도 관련이 있었지만 자연이 파괴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나는 녹색연합을 보자마자 바로 결정해버렸다.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러 간 첫날, 일반 집과 구분이 되지 않는 녹색연합의 사무실 때문에 찾는데 꽤 고생을 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주변과 어울리는 집이 정감 있고 좋았다. 들어서자 나를 담당하시는 함은혜 간사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처음으로 가서 낯설어 하는 나에게 간사님은 편하게 대해주셨다. 이어 간사님과 얘기를 나누었다. 간사님은 활동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 녹색연합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녹색연합은 조직국, 사무처, 정책실, 회원관리를 하는 시민참여국, 전국에 도로를 조사해서 필요 없이 건설된 도로를 찾아 시정사업을 벌이는 녹색도시국, 미군기지와 반핵 사업을 하는 녹색평화국, 야생동물문제를 주로 다루는 자연생태국(이번에는 사육곰의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백두대간의 보존을 다루는 백두대간보존국이 있고, 매월마다 회원들을 비롯해 사람들에게 자연사랑의 글을 듬뿍 담아주는 작아(회지의 이름이자 이를 편찬하는 곳의 이름인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줄임말), 환경소송의 문제가 있을 경우 도움을 주는 환경소송센터 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에 나는 수요일마다 학교에 가듯이 녹색연합으로 향했다. 나는 이곳에서 녹색연합관련 신문자료 정리, 회원목록정리, 녹색도서관 정리 등을 했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환경보호와 직접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는 나의 상상과는 달리 나에게 주어진 일은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를 상대하는 일이라 실망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것은 나 같은 초자들이 겁 없이 하는 말이리라.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워 나중에는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지 첫걸음에 덤비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면서 여기서 일하는 분들과 지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녹색연합 사무소 앞뜰에 열린 호두나무에서 호두를 따와서 서로 딱딱한 호두껍질을 벗겨먹으면서 나누어 먹는 방법을, 또 자연의 열매 하나에 즐거워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도시 속에서도 자연을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밖에서 점심을 먹을 때에도 환경을 생각해 반찬은 조금씩 넵킨도 절약하느라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 이분들의 생활 속 실천을 배우게 되었다. 나도 평소에 환경을 걱정한다고 휴지도 길거리에 안 버리고 학교 강의실 불도 꼬박꼬박 끄는 등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하는데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들까지도 이곳의 분들은 실천하고 계셨다. 한번은 내가 간사님께 녹색연합의 주된 활동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때 간사님께서 말씀하시길 녹색연합은 생활속 녹색 실천을 중심으로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녹색연합에서 친환경적인 요리법을 소개한 요리책도 내게 되었다고… 그리고 녹색연합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회원들과의 만남을 자주 가지면서 유대감도 쌓고 생활 속 녹색실천을 서로 나누고 실천한다는 것이었다.

평소에 나는 늘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못하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다니게 된 녹색연합에서 환경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이런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나는 내가 사회봉사를 함으로써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랬다. 하지만 사회봉사를 마치는 지금, 오히려 내가 사회봉사를 하면서 그분들에게서 큰 배움을 얻어간다.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이 사회봉사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 내가 책임지고 녹색도서관을 정리해야 하는 데 마무리를 다 못한 것이다. 나에게 맡겨진 일을 내가 추진력 있게 처리하지 못해서 아직도 녹색도서관은 정리중이다. 이미 사회봉사시간은 다 채워진지 오래지만 나의 맡은바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시험이 끝나면 또 녹색연합을 갈 예정이다.

회색빛의 도시를 녹색 실천으로 서서히 녹색의 물들이는 그 곳 녹색연합으로…

글 : 가톨릭대학교 환경공학과 김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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