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내려놓고, 성난 마음을 내려놓고, 그래서 나를 내려놓는 평화의 순례

2009.05.25 | 미분류

서울의 도로 한복판에 엎드린다.
하루종일 내린 비로 도로가 씻겨 내렸지만, 도시의 냄새가 지워지진 않는다.
바닥에 엎드려 도로를 보니, 아스팔트 안에 작은 돌멩이들이 박혀 있다.
그래, 너도 자연에서 왔겠지.
어느 들판, 어느 강, 어느 바닷가에서 이까지 서울 한복판까지 왔을까.
날마다 자동차 바퀴에 눌리고 눌렸겠지
오늘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에 오히려 놀랐겠지?
그 옛날 강바닥에 뛰어다니던 아이의 맨발 같았을까?
모래성을 만들던 연인들의 손길 같았을까?

계룡산에서 시작한 오체투지 순례단이 서울로 들어왔다.
순례단 뒤에서 교통과 안전을 담당하던 타지의 경찰들과 달리 서울의 경찰들은 기도 순례단옆에 바짝 붙어 행렬을 만들어 시민들이 순례단을 마주하지 못하게 막는다. 오체투지를 하는 이들은 순례단이지만 그들을 뒤쫓아 가는 행렬은 순례단이 아니라고 하며 길을 나눠 갈 것을 요구한다.

그래도 기도는 계속된다. 욕심을 내려놓고 성난 마음을 내려놓고 그래서 나를 내려놓는 평화의 순례. 평화의 길, 생명의 길, 사람의 길로 우리 모두가 나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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