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호 비슐랭 | 마치 비건 수호천사, 카페 달냥 – 맛집 탐방기, 그런데 이제 비건이 필수인

2025.06.18 | NEW 녹색희망

마치 비건 수호천사, 혜화역 비건카페 달냥

서울 종로구 혜화로 45, 2층
11-21시 (화, 수 휴무)

한줄평

포도: 꼭 여러사람이 함께 가서 다양한 메뉴를 시도해 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먼지: 사라지지 말아주세요!
오디: 잘 몰랐지만, 비거니즘 이어가는 삶 이곳에서 응원 받고 격려 받고 있었지요!
긴개: 다다익선. 여럿이 가서 이것저것 시켜야 알차게 먹을 수 있는 곳.

2017년, 채식을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리는 비건 페스티벌에 갔어요. 그때 저는 아직 고등학생이었고 서울을 싸돌아다니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비건 페스티벌에 꼭 가보고 싶었던 친구와 저는 경기 남동부에서 서울 북서부까지, 길고 긴 시간 지하철을 타고  멀고 먼 길을 달려 갔습니다. 서울 혁신파크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던 시절이었고, 비건 페스티벌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어요. 땀이 찔찔 나는 날이었어요. 나무 그늘 파라솔 아래 사람들이 긴 줄을 서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바로 카페 달냥이 두유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파라솔이었답니다!

달냥은 비거니즘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어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본 말이 되기 전부터, 비건 붐(?)으로 신상 비건 식당과 카페가 곳곳에 생겨나고 비건 마크를 단 제품이 마트와 편의점에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꽤나 오래된 비건 식당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비건 페스티벌을 처음 기획했던 이들이 운영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메뉴가 다양한 덕에, 몇 번 와봤다 해도 이번엔 무엇을 먹어볼까 고민하는 즐거움이 있는 곳입니다. 레몬크림, 비건파닭, 양념 등 여러 종류의 비건 치킨이 있어요. 파스타도 종류가 다양한데, 칠리비건새우, 바질페스토, 라따뚜이 등의 파스타가 있습니다. 반미 샌드위치는 템페 당근라페, 두부텐더, 간장불구이, 비건 새우 중에서 속을 고를 수 있어요. 그 외 팔라펠 샐러드와 콩까스 등 샐러드와 밥 메뉴도 있답니다.

저희가 이번에 시킨 메뉴는 청양마요콩치킨, 풍기크레마 파스타, 타이 그린커리, 모닝글로리 비건치킨 덮밥이었어요.

청양 마요 비건 치킨은 눅진한 마요네즈 소스에 청양고추가 얹어져 조합이 좋습니다. 한 입 먹고서 다들 맛있어! 하는 탄성을 내었어요. 튀김 옷 안을 갈라보면 갈래갈래 결이 있어 식감이 재미있습니다.   

풍기크레마는 고소한 두유 크림에 버섯이 많이 들어가, 항상 먹고 나서 만족스러운 파스타이지요. 아마 감칠맛과 치즈와 같은 풍미를 위해 꼬릿꼬릿한 영양효모(뉴트리셔널 이스트)를 사용하신 것 같아요. 그 덕에 납작하지 않은 맛입니다.

타이 그린 커리는 브로콜리, 가지, 토마토, 애호박, 버섯 등 다양한 구운 야채가 얹어진 커리에요. 코코넛밀크가 듬뿍 들어가 부드럽고 순합니다. 향신료 못 먹어도 호불호 없이 후룩후룩 들어가는 맛이에요. 

모닝글로리 비건 치킨 덮밥은 매콤 짭짤하게 볶은 공심채와 바삭바삭 비건치킨의 조합이 좋습니다. 공심채를 잔뜩 얹어주셔요.

메뉴 모두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더할 나위 없는 맛이었습니다. 사실 무슨 메뉴를 시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랍니다. 

이곳의 묘미는 디저트 메뉴가 있다는 것이에요! 두유 아이스크림, 아포가또, 브라우니, 티라미수, 팥빙수, 밀크티 등이 있습니다. 모두 먹은 지 백만 년은 된 것들이라 항상 감격하게 되어요. 아이스크림을 얹은 꾸덕꾸덕 브라우니를 추천합니다!

가게 한 켠에는 오레오, 크레커, 레토르트 채개장과 비건 오뎅탕 등 비건 제품들이 있습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사장님이 비건페스티벌은 비건들에게 건네는 ‘응원과 격려’였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비건이라는 말조차 낯설었던 시간을 통과하고 탐색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는 달냥이 꾸리고 만들어내는 공간과 문화와 맛에 덕을 보았겠구나, 이렇게 비거니즘이 확장될 수 있었던 것에 분명히 지분이 있겠구나 되짚어 보게 됩니다.

● 어떤 기대가 있었나요?

☞포도: 사무실에서 가까운 비건 맛집이라 좋은데, 반려견을 환영하는 곳이라서 마음의 거리도 무척 가까운!

☞먼지: 자주 가던 곳이었지만 항상 신나게 기대하는 마음으로 향했습니다

☞오디: 메뉴가 다양하니, 와본 적이 있어도 이번엔 무엇을 먹어볼까 기대합니다!

☞긴개: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그렇게 칭찬했던 곳이라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가, 의심 반 기대 반!

● 달냥 메뉴들의 첫 인상은? 

☞포도: 아니, 이게 다 비건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다양한 메뉴 포진

☞먼지: 군더더기 없이 맛있는 것만 쏙쏙 뽑아 놓은 느낌! 근데 맥주가 없어서 아쉬워요

☞오디: 오랜 시간 다듬은 맛인가요, 아니면 원래 이렇게 더할 나위 없었나요! 

☞긴개: 메뉴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파스타부터 치킨, 그린커리 등 시그니처 메뉴를 짐작할 수 없는 놀라운 구성.

● 가장 맛있었던/흥미로운 요소는?

☞포도: 모닝글로리 덮밥. 근본은 근본이다! 

☞먼지: 비건 치킨이 결따라 씹혀서 기분이 좋아요

☞오디: 아아 뭘 먹어도 만족스럽다, 이것은 행복

☞긴개: 타이 그린 커리. 고소하고 적당히 느끼하고 식감도 다채롭고 든든하고.

● 어떤 분께/어떤 상황에 추천하면 좋을까요?

☞포도: 바로 앞 올림픽국민생활기념관이 있어요. 수영, 헬스, 요가 아무튼 운동 끝나고 건강한 한 끼 먹고 싶을 때.

☞먼지: 정갈한 한 끼를 먹고 싶을 때, 비건 친구와 함께 대학로에 놀러 왔을 때. 

☞오디: 날 좋은 날 성곽 따라 걷다가 도시락 까먹고 싶을 때 용기내 포장하면 1,000원 할인! 백 만 년만에 아포가토, 소프트 아이스크림 먹고 춤추고 싶을 때. 연극 보러 왔다가 비건 불모지 대학로에서 서글퍼지는 마음을 위로받고 싶을 때. 

☞긴개: 혜화의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즐긴 다음, 한숨 돌리며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식사를 즐기고 싶을 때.

320호|비슐랭 ‘마치 비건 수호천사, 비건카페 달냥’ – 맛집 탐방기, 그런데 이제 비건이 필수인

비건카페 달냥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alyang_vegancafe/

음미와 만끽 : 홍보팀 배선영, 김다정, 이음팀 신지선, 소하연

사진 : 이음팀 소하연

정리 : 이음팀 소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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