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서식지 조성이 케이블카 공사의 대책이 될 수 없는 이유

2025.07.03 | 난개발, 설악산

[희귀 동식물? 발 달린 동물은 알아서 도망가겠죠!]

“동물까지 걱정해야 하나요? 눈도 있고 발도 있으니 공사할 때 알아서 도망갈 거예요. 자유롭게 이동하며 더 좋은 집을 찾을 수 있을걸요?”

과연 그럴까요? 폴란드 타트라 국립공원 케이블카 공사로 스트레스 받고 개체수가 줄어든 산양과 은평뉴타운 공사에 집도 잃고 소식도 끊어진 맹꽁이 생각은 다를 거예요. 사례를 함께 살펴볼까요?

1. 폴란드 타트라 국립공원 알프스 산양 스트레스 사건
타트라 국립공원에 고속 케이블카를 개통했더니 한해 탐방객이 약 48만 명 으로 50% 가량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알프스 산양 개체 수가 감소하고 시설을 피해 멀리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이 지역 산양의 스트레스 지수를 알기 위해 코르티솔 호르몬을 분석했더니 타 지역 산양보다 코르티솔 농축도가 2-3배 높았습니다. 이런 피해 사례는 산양 뿐만이 아닙니다.

2. 은평뉴타운 맹꽁이 실종 사건
일명 ‘생태도시’로 건설사에게 ‘환경상’까지 안겨준 은평뉴타운 공사.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던 북한산 일부를 깎아 아파트를 지었습니다. 맹꽁이에게 무사히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대체서식지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현재는 개체수 보전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실한 사전 계획, 졸속 이주 작업, 실종된 사후 관리로 결국 멸종위기종 맹꽁이만 잃고 말았습니다.

3. 사송신도시 고리도롱뇽 집단 폐사 사건
국제적 희귀종인 멸종위기종 2급 고리도롱뇽이 양산시 사송 공공주택지구 공사지역에서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양산 시민들이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자 대체 서식지와 환경영향 최소화 등을 조건으로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엉터리 서식지는 말라버리고 사후 관리도 없어 남아있던 고리도롱뇽 역시 집단폐사하고 말았습니다. 도롱뇽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시민들은 허탈해하며 대체서식지 조성 기준의 한계를 비판했습니다.

[불가능한 계획 – 희귀동식물 이식/이주] 이젠 그 허상을 인정해야할 때입니다!

국립생태원과 (주)그룹한어소시에이트 등 공동 연구진이 발간한 ‘대체서식지 조성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2018)에 따르면 전국 대체서식지 중 약 82%가 목표종의 생태적 특성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입지를 선정했으며 결과적으로 이주지 내 고립 및 이로 인한 이주종의 절멸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아무데나 치워버리고 이주시켰다는 희귀동식물 이식/이주 졸속 대처. 대체서식지만 확보하면 문제 없다는 거짓말에 이젠 그만 속아줍시다.

1. 공사 하다 말고 만드는 대체서식지
현재 대체서식지 조성은 공사 전이 아닌 공사 중에 이루어져 사전 계획이나 피해 저감 방안 조성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2. 아무 땅이나 던져주면 대체서식지?
게다가 해당 생물종에 대한 생태적 고려 없이 서식지로서의 가치가 없는 장소를 선정하고 있지요.

3.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후 관리
아무 땅이나 서식지로 만들고, 대충 옮겨놓고 나면 환경영향저감조치가 완료? 아무도 관심없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바람에 이주 개체는 쉽게 폐사해버립니다.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되는 데도 불구하고 대체서식지만 마련해주면 된다는 사업자측.

희귀동식물이 기존 서식지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더이상의 공사는 막아야 합니다. 산은 모두의 안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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