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반대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세요

2025.09.04 | 난개발, 생태계보전, 설악산

  • “관광 자원이 절실한데, 케이블카 반대하면 막막해져요.”
    • 관광객들은 양양에 무엇을 기대할까요? 또한 케이블카는 관광객의 버킷리스트 중 몇 번째일까요? 여름철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양양이 건강하게 자생하기 위해서 무언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게 무엇일까요?

  • 모든 생명을 아끼는 ‘생태관광’ 어때요?
    • 케이블카에도 오픈빨이 있습니다. 건설 후에 소문을 듣고 몰려온 이용객이 있겠지만, 개장 후 7년까지도 평균 이용률은 20%대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10년이 지나면 3%로 급격히 줄어듭니다.* 기껏 생명의 터전을 파괴하고, 양양군민의 돈도 써서 만들었는데 이용률이 저조하면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겠지요.
      • * 관광개발정보시스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자원개발 사례분석 2022-10호 전국 케이블카 현황분석」(2022.12) 
    • 반대로 오래 보존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생태관광’이지요.

  • ‘생태관광’이란?
    • 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자연경관이 수려한 지역에서 자연자산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통하여 환경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관광 (자연환경보전법 제2조)
    • 개발되지 않은 상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기는 ‘자연관광’이나 지역사회가 관광으로부터 정당한 이익을 얻도록 하는 ‘공정여행’에서 더 나아가 지역의 자연과 문화의 보전에 기여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며 생태교육과 해설을 통해 참여자가 환경의 소중함을 느끼는 여행 (환경부)
    • *2024년 12월 기준 전국 40개 생태관광지역 지정

  • 한국도 잘 하고 있어요! ① 
    • 전남 순천의 순천만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곳입니다. 2015년에는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연간 7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순천만을 찾아오지만 어떻게 습지 면적이 줄어드는 대신 오히려 복원되었을까요? 바로 생태관광 기조를 지킨 덕분입니다. 순천만은 탐방로를 제한하고 탐방객 수를 조절했습니다. 마을기업을 만들고 주민 해설사를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또한 습지 보전 활동 연계 프로그램으로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흑두루미와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유지되면서 관광객에게는 자연을 누리는 기쁨을, 지역 주민에게는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준 좋은 사례입니다.
    • 참고 http://www.eco-tour.kr/front/tour/choice/detail/20

  • 한국도 잘 하고 있어요! ②
    • 제주 조천읍 곶자왈 숲의 동백동산 역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입니다. 1일 방문객 수를 제한하며, 해설사가 탐방에 동행하는 등 생태관광을 관광객에게 제공하고 있지요. 곶자왈사람들(비영리 단체)이 이십 년 넘게 주민과 함께 이 구역을 지키며 습지를 소중히 지키는 동시에 상세히 알리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이 탐방센터를 운영하거나 직접 해설사로 일하고 있어요. 또한 인근에 카페, 지역 농산물 판매소를 차려 관광 수익이 마을에 직접 돌아가도록 하지요. 
    • 참고 http://www.gotjawal.com/

  • 한국도 잘 하고 있어요! ③ (별표)
    • 울진금강소나무숲길에 대해 아시나요? 조성 단계부터 산림청-울진군-지역주민-지역 및 환경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온 생태관광의 이상적인 사례입니다. 2007년 녹색연합은 협의체에 참여해 금강소나무숲길 기본계획을 짜면서 무엇보다도 지역발전을 고민했고, 이에 따라 주민참여형 숲길을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2010년 당시 국내 숲길 중 유일하게 예약탐방제 운영(구간별 하루 최대 80명), 공정여행ㆍ책임여행 등의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또한 (사)울진숲길을 만들고 주민 소득과 연결해 주민참여형 숲길 제1호로 칭해지기도 했습니다. 탐방객 수익이 지역 민박, 도시락 등 공동체 경제로 이어지도록 구성해 마을과 상생하는 방법을 주체적으로 모색했지요. 덕분에 2010년경 숲길 조성 후 2023년 기준 경제적 파급효과는 61억 원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 생태관광을 지향하지 않는다면?
    • 최근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에서는 거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관광객들에게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사유지 침범과 쓰레기 투기, 자연 훼손 등의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역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2024년부터 관광객 입장세를 도입했으며, 페루 마추픽추는 시간대별 입장 예약제를 도입하고 하루 입장객 수를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필리핀 보라카이는 심지어 6개월 간 섬 전체를 폐쇄한 후 재개방하기도 했습니다. 생태관광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벌어질 일, 이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 일본은 어떻게 할까요? ①  
    • 일본은 국립공원 탐방 시 생태관광 윤리를 지키도록 관광객들에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이센오키 국립공원의 경우 돗토리현 강들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장수도롱뇽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장수도롱뇽을 보기 위해서는 우선 전문가와 함께 서식지를 탐방하고, 특별 강의를 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거친 뒤 밤이 되면 전문가를 도와 도롱뇽의 치수와 무게를 재는 조사를 도우러 강에 갈 수 있습니다. 일반 관광객이라도 엄격한 연구 윤리 지침을 따라야만 천연기념물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 참고 사이트 https://www.japan.travel/national-parks/ko/plan-your-visit/guides-and-stories/volunteering-and-ecotourism-experiences/

  • 일본은 어떻게 할까요? ②
    • 닛포 가이간 구아시 국립공원 해변에 바다거북의 서식지가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복원 및 연구 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회복 중인 바다거북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를 얻습니다. 또한 야쿠시마 국립공원의 나가타하마 해변은 붉은바다거북의 휴식을 위해 5월부터 9월까지 밤 입장을 금지합니다. 보호위원회가 운영하는 관찰투어에 등록하면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난 뒤에야 해변에서 산란하는 바다거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엄격한 행동 강령을 따라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 녹색연합이 바라는 ‘생태관광’이란?
    • 자연을 ‘체험’하기보다 ‘이해’해요.
    • ‘훼손’ 대신 ‘보전’하며 관광해요.
    •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공동체적 생태관광을 지향해요.
    • 보존된 자연의 가치로 지역 주민이 경제적 혜택을 얻도록 해요.
    • 관광객은 ‘소비자’가 아닌 ‘수호자’예요.
    • 적은 인원으로 신중히 탐방해요.
    • 생태와 환경을 배우는 시간이에요.
    •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생각해요.

  • 자연 = ‘편리’하고 ‘이용 가능’한 것?
    • 우리 사회는 아직 자연이 무엇인지 충분히 이야기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산과 바다는 인간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개발해 ‘이용’하는 ‘자원’인가요? 혹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그래서 더욱 소중히 보호해야하는 ‘삶의 터전’인가요? 금전적 가치를 생명보다 우위에 둘 때 수많은 죽음과 파괴가 뒤따릅니다. 
    • ‘파괴’ 없이 지역 주민도, 뭇 생명도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관광은 불가능할까요?

  • 대안 분명히 있습니다
    • 양양군의 자연환경을 오래도록 보존하면서도 지역 주민이 경제적 이득을 보고, 관광객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방법, 분명히 있습니다. 희귀 식물을 뽑아다 아무데나 심어버리고,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지역 주민이 원하지도 않고, 관광객이 그저 산 정상에 몇 분 머물다 갈 수 있게 하는 케이블카 사업은 그 해결책이 아닙니다. 생태관광은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미래를 약속합니다.

      황금알 낳는 거위의 교훈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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