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았다. 첫 느낌입니다. 『새를 초대하는 방법』이라니 탐조인이라면 못 본 척할 수 없는 제목의 책이잖아요. 도대체 어떤 굉장한 방법이 있어야 새가 도시에 날아들까, 설레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몇 장만 읽어도 알 수 있었습니다. 새를 초대하는 방법은 굉장히 쉬웠습니다. 새가 필요로 하는 것이 갖춰지기만 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깨끗한 물입니다. 깨끗한 물이 있다면 새는 물론이고 다른 생명들도 도시에 찾아올 수 있습니다. 책을 읽다 말고 고개를 들어 살고 있는 동네를 생각합니다. 새가 날아드는 깨끗한 물은 이 동네 어디에 있을까요? 인간이 찾는 물은 수도꼭지만 열면 나오는데, 새가 찾는 물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빗물은 아스팔트를 타고 곧장 하수구로 흐르고, 녹지가 줄어드니 자연적으로 생긴 하천도 더이상 없습니다. 분명 굉장히 쉬운 일인데 쉽지 않습니다. 새가 날아드는 도시란 어떤 모습일까요?
이 책은 달라진 시대에 맞춰 도시건축의 방향을 새롭게 제안합니다. 새가 날아드는 도시가 뭇생명들도 반기는 장소라면, 사람에게는 해로울까요? 생명 중 하나인 사람에게도 문화와 관계를 맺는 삶의 터전이 될 수 있지요.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장소로써의 가능성을 도시는 언제부터 잃어버렸을까요? 도시가 새보다 사람, 사람보다 돈을 위하게 된 순간부터일 것입니다. “집은 작은 도시와 같고 도시는 큰 집과 같다”고 할 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우리의 큰 집이라기보다 자본으로 나뉜 구역에 가깝습니다. 읽다보니 새뿐만 아니라 온통 밑줄만 치게 되는 책, 『새를 초대하는 방법』을 읽은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한데 모여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했습니다. 활동가들의 마음에 어떤 문장들이 오래 새겨졌을지, 함께 보시죠~!











『새를 초대하는 방법』의 남상문 작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신 분은 ►326호 초연결 | 지구의 선주민, 새들의 도시에 산다는 것 — 남상문 건축가◀︎를 놓치지 마세요~!
함께 읽은 이들: 소하연, 신지선, 김다정, 배선영, 변인희, 오송이 활동가
정리: 홍보팀 김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