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호 비슐랭 | 너를 만난 건 운명이야, 위어도우 – 맛집 탐방기, 그런데 이제 비건이 필수인

2025.09.30 | NEW 녹색희망

상호명 : 위어도우
위치 :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80 201호
운영 시간 : 수목금 16-22:00 / 토일 12-22:00

비슐랭 팀, 드디어 위어도우 입성!
‘나 오늘 (비건 식당)000 갈 거야’라고 했을 때 비건 동료들이 부러움 섞인 탄식을 내뱉던 수많은 식당 중, 가장 높은 데시벨을 기록한 곳이었습니다. “아, 거기 진짜 맛있는데!”라며 화까지 내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니까요.

얼마나 맛있길래 그럴까? 호기심 가득한 저는 점심도 굶은 채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빨리 먹기 위해 예약 시간은 오픈 시간인 4시로 해두었습니다.

작고 귀여운 간판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햇살이 예쁘게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 낯선 곳으로 들어와 살짝 긴장된 상태가 금세 풀어집니다.

약간 늦은 저희를, 먼저 온 다정 활동가와 미리 시켜놓은 샐러드가 맞아줍니다. 살짝 구운 양상추 위에 견과류와 크루통이 올려져 있고, 새콤한 소스가 뿌려져 있습니다. 맛있게 순식간에 해치우고 나니, 마음이 한결 너그러워져 메뉴판을 살펴봅니다.

메뉴판은 이렇습니다. 빨간 테이프는 강조가 아니라 솔드아웃 표시. 무엇을 시켜도 맛있다는 평은 익히 들어 알고 있고, 고민 끝에 네 가지를 골랐습니다. (1인 1주문 필수!)

두 번째는 맥앤치즈.
저는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는데요, 비건 맥앤치즈도 과연 그럴까 싶었습니다. 첫 숟가락을 뜨자마자 알겠더군요. 햄과 마카로니의 탄탄한 질감, 적절한 양념, 위에 올려진 고수까지 어우러져 제 입 안에서 농담을 던지는 듯했어요.

진실의 미간

세 번째는 ‘고수 듬뿍 타코 피자’.
저는 고수를 다발째 뜯어 먹을 만큼 좋아합니다. 듬뿍 얹힌 고수만으로도 이미 행복했는데, 포두부와 나초칩이 주는 바삭하고도 촉촉한 리듬감, 비건 모짜렐라와 매콤한 소스의 조화가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습니다. 하바네로가 토핑으로 들어있어 종종 혀를 강타했는데요, 그것 또한 즐거웠습니다. 다음 메뉴를 기다리는 시간이 설레더군요. 아하, 동료들이 화까지 내며 부러워한 이유를 알았습니다.

마지막은 ‘양송이 버섯이 들어간 렌틸채소라구 라자냐’. 정말로 이게 메뉴 이름입니다. 채소와 렌틸콩, 견과류로 만든 비건 라구 소스에 파스타 면, 비건 모짜렐라, 템페 파마잔, 양송이, 트러플 풍미 가득한 패티 크럼블이 겹겹이 쌓였습니다. 한정 수량이라 4시 땡 오픈런으로 맛볼 수 있었는데, 겹겹의 풍성함에 정신을 빼앗겼습니다. 이곳이야말로 비건 천국이구나, 싶었어요.

어디갔지? 뱃속에 있지!

배는 이미 가득 찼지만, 마음은 더 먹고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도저히 먹을 뱃속 공간이 없어 아이스크림을 포기하고 나왔는데, 지금 글을 쓰면서 보니 실수였다 싶습니다. 9월의 아이스크림은 이제 먹을 수 없으니까요. 흑흑.

위어도우(weird+dough=weirdough).
‘Weird’는 낯설고 기이하다는 뜻이죠, 본래는 ‘운명’을 뜻하는 Wyrd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비슐랭 콘텐츠를 만들며 여러 비건 식당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이곳을 만난 건 분명 운명이었을 겁니다.

327호|비슐랭 ‘너를 만난건 운명이야, 위어도우’ – 맛집 탐방기, 그런데 이제 비건이 필수인
비건식당 위어도우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eirdough.friends

음미와 만끽 : 홍보팀 배선영, 김다정, 이음팀 신지선, 소하연
사진 : 김다정, 신지선
글 : 신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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