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에도, 추운 날에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1평 남짓한 철창에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삶일까요. 30년 넘게 이어진 철창 속 사육곰의 삶, 이제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지난 10월 30일 목요일, 서울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사육곰의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이랑, 장들레와 사육곰 활동을 했던 이다솜 활동가, <곰 이삿짐 센터>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 배선영 활동가가 함께 ‘사육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육곰의 역사와 구출 과정을 이다솜 활동가가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랑은 작년에 녹색연합과 함께 갔던 열악한 사육곰 농가의 경험을 이야기했고, 그때 느꼈던 것들을 담아 노래를 만들었다고했습니다. 이랑이 만든 ‘곰곰곰 나가자 문문문 열고’는 올해 4월 발매되어 여러 음원 사이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장들레는 녹색연합이 구출한 사육곰인 반이, 달이, 들이가 살고 있는 청주동물원에 다녀온 이야기를 전했는데요. 너무나 편안하게 지내며 잘 케어받고 있는 곰들을 보았다며, 각자 하는 행동도 다르고 개성이 달랐다고 전해주었어요. 아직 철창에 남은 곰들도 각자의 개성이 다를 텐데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연천 사육곰 농가에서 구출하는 과정이 담긴 영상을 보고, <곰 이삿짐 센터>에 협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큰 금액을 모금해야 하는 만큼, 많은 이들이 캠페인에 함께해 주셨는데요. 캠페인 페이지를 만들어 준 도토리랩스의 조경숙, 사육곰에 대한 인스타툰을 그려준 작가 슌도 그린콘서트에 직접 오셔서 인사와 협력한 소감을 나눠주셨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이랑의 ‘잘 듣고 있어요’와 ‘우리의 방’을 듣고, 마지막으로 이번에 함께 만든 곡인 ‘곰곰곰 나가자 문문문 열고’를 들었는데요. 오신 관객들과 함께 철창에 남은 곰들의 해방을 기원하며 후렴구인 ‘곰곰곰 나가자 문문문을 열고’를 따라 불렀습니다. 뒤이어 장들레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사육곰에 대한 노래인 ‘곰’을 듣는데 다들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절대 무너질 리 없는/이 벽 앞에/난 먹고 자고 우는 것밖에는/할 수 없어’라는 가사를 들으며 사육곰의 마음을 잠시나마 가늠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슨 생각’과 ‘우리들의 가능성’을 들으며, 아직 놓지 않은 희망을 꿈꾸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추첨을 통해 곰 파우치를 선물로 드리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당첨된 세 분에게 소감을 들었는데요. 노래를 들으러 왔는데 사육곰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겠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다 같이 사진을 찍으며 그린콘서트를 마무리했습니다.
녹색연합은 2003년부터 사육곰 문제를 공론화하며 사육곰 종식을 위해 활동해 왔습니다. 사육곰 번식과 사육이 불법이 되고, 지난 9월에는 한 사육곰 농가에서 곰들을 구출하여 보호시설로 이동하는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전국에 남아 있는 240여 마리 곰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곰 이삿짐 센터>에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녹색연합은 계속 생명의 편에 서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