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시의 새를 얼마나 만나 보았을까요? 까치와 참새, 비둘기 외에도 도시에는 다양한 새들이 숨죽여 살고 있습니다. 그 새들이 살기에 도시는 어떤 공간일까요? 수많은 건물과 방음벽, 유리 난간이 가득한 도시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새들에게는 죽음의 벽이 되고 있습니다. 새는 유리를 보지 못합니다. 주변 환경이 반사되거나 투명하게 비치는 유리를 향해 빠르게 날아가다가 대부분은 죽게 되지요.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이 문제를 직접 알아보고 바꾸고자 일상에서 틈틈이 유리벽을 살펴본 시민들이 있습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새를 알아보면서도 시간을 내 도로변, 유리 빌딩 아래 등을 살피며 사라진 새들의 충돌 흔적을 기록하고, 때로는 사체를 발견하고, 죽음에 책임 있는 기관에 직접 목소리를 전달한 새벽액션단입니다. 3개월이 짧을 수도 있지만, 매일의 작은 관찰과 실천이 도시의 변화를 촉구하는 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올해 새벽액션단 활동에 함께한 분들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두 번째 후기. 참가자 김 혁 님
올해가 가기 전에 의미가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녹색연합의 ‘새벽액션단’이라는 활동을 신청했다. 우리나라에서 방음벽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새가 연간 수백만 마리에 달한다는 사실을 첫 교육 시간에 알게 되었다. 이런 불편한 진실을 똑바로 보고 조금이나마 바꾸기 위해 모니터링과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 새벽액션단의 주요 활동이다.
9월부터 11월까지 약 3개월의 활동 기간에 교육, 대면 모임, 탐조 활동, 모니터링 등 다양한 과제들을 추진하게 되었다. 네이처링이라는 앱을 통해 내가 사는 마을에도 과거에 새들이 방음벽에 부딪힌 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그 주변을 관찰했다. 비록 새의 사체나 충돌 흔적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장소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10월 26일에는 창경궁에서 탐조 활동에 참여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였지만 많은 회원, 시민과 활동가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조류 전문가 고대현 선생님의 강의는 재미있고 인상 깊었다. 아침부터 먹이활동을 하는 까치를 시작으로 직박구리, 지빠귀, 해오라기, 되새, 왜가리, 원앙 등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새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하늘을 수놓는 많은 새를 보며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창경궁의 새들을 관찰하는 모습
탐조 활동을 마치고 회현역 부근에서 추가 공동 모니터링 활동에도 참석했다. 주변에 수목이 있는 투명 유리 재질의 구조물이 충돌의 위험이 높은 곳이라는 사실, 충돌 흔적을 보는 방법, 중복 기록 방지를 위한 스티커 부착, 네이처링 앱에 기록 남기기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혼자서 관찰할 때는 알 수 없었던 요령들을 알게 되어 조금 더 깊이 있는 모니터링 활동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회현역 인근 공동모니터링
인간을 위해 설치된 구조물들이 야생 동식물에겐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작은 개선만으로도 아깝게 스러져가는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결국 그 변화는 인간이 이 지구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번 새벽액션단 활동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된 믿음이다.


이후 개별 모니터링에서 발견한 충돌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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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녹색연합 이음팀 변인희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