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녹색순례 3일차] 어떤 이상한 확신으로 | 빼앗긴 갯벌에도 봄은 온다

2026.04.11 | 녹색순례-2026

총 28.2km, 7일간의 일정 중 가장 긴 여정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길을 떠나 변산반도국립공원을 지나고, 목적지인 새만금 아랫자락의 해창갯벌로 향했습니다. 주변의 잼버리 부지는 이미 매립되었지만, 갯벌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승에 새로 색을 칠하며 또다른 희망을 다짐했습니다.

지지부진하던 새만금 간척사업을 앞당길 명목으로 끌어들인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그 의미에 ‘세계 평화’가 있다는 것보다 더 큰 아이러니는 없었습니다. 지역 균형 개발, 수 조 원의 경제 효과라는 덧없는 말은 날아가고 남은 것은 생태학살이 지나간 맨땅이었습니다.

오늘 순례단이 걸은 긴 여정처럼 새만금도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죠. 어떻게 여전히 희망을 묻고 있냐는 질문이 떠오르신다면, 오늘 설명을 맡은 전북녹색연합 김희진 활동가의 말로 대답을 대신하겠습니다:

“지금은 새만금신공항 백지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저랑 사무국장님한테는 어떤 ‘이상한 확신’이 있어요. 언젠가는 사람들이 새만금 방조제까지도 제 손으로 없앨 거라고요. 자기 선조들이 했던 짓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잠시 말을 멈춘 희진 활동가의 뒤로 솟대가 흔들렸습니다. 그것이 순간 날아가는 새로 보였던 것은 단순한 환영이 아니겠지요. 그 ‘이상’한 확신을 희망처럼 안고, 녹색순례단은 새만금을 따라 계속 걸어갑니다.

글 | 김주은 (녹색순례단 2모둠,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

사진 | 이숲 (녹색순례단 기록자, 녹색연합 홍보팀)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