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스한 아침, 트럭을 뒤따르는 굉음과 흙먼지에 숨을 참으며 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도로 옆 생명들이 지금까지 이런 것들에 시달리며 살았겠구나 생각하면서요.
군산 옥봉리로 향하던 길, 저수지 옆 군용레이더가, 그 뒤로는 철새 도래지, 군산공항, 비행기가 함께 보이는 풍경에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비행기도, 새도 같은 하늘을 함께 날고 있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조류충돌 위험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공항도 있구나! 군산공항을 보고 처음 떠올린 생각입니다. 이곳은 하루 세 번 운항하는 아주 작은 공항입니다. 그마저도 취항되는 경우가 잦으니 연간 약 60억 적자를 떠안게 됩니다. 항공사에 취항 보전금을 약속하면서까지 지은 적자 공항입니다. 그런데 군산공항 바로 1.3km 옆에 공항을 새로 또 짓는답니다. 바로 수많은 생명이 사는 수라갯벌에요.






수라갯벌에서 오동필 단장님을 만났습니다. 단장님은 고등학생 때 처음 갯벌에 들어갔다고 했어요. 말 그대로 끝이 보이지 않는 갯벌에 압도되고, 한발짝 내딛을 때마다 만나는 수많은 생명에 경이를 느꼈다고 합니다.
조간대, 그러니까 갯벌에 수많은 저서생물이 산다는 사실은 잘 아실텐데요. 오늘 녹색순례단은 수라갯벌 뿐만 아니라 그 곁 염습지에 깃든 포유류와 양서파충류의 생태계도 함께 살폈습니다. 바다가 들고 나는 땅 갯벌, 갯벌 너머 염습지, 그리고 들판을 사이에 두고 솟아오른 산림이 퍼즐 조각처럼 생태계라는 하나의 그림을 완성합니다.



근시안적이고 부실한 계획으로 갯벌을 빼앗긴 생명들에게 우리의 발걸음이 봄과 함께 닿았기를 바라며 다섯 번째 순례날을 마무리합니다.
글 | 김다정 (녹색순례단 3모둠, 녹색연합 홍보팀 활동가)
사진 | 김진아 (녹색순례단 기록자, 녹색연합 홍보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