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세계 습지의 날 논평
매년 2월 2일은 람사르협약이 지정한 세계 습지의 날(World Wetlands Day)이다. 생명의 근원인 습지를 보전하기 위한 각국의 의지를 결의하기 위한 날이다. 올해 람사르사무국은 ‘UPSTREAM DOWNSTREAM, Wetlands connect us all’(상류 하류, 우리 모두를 연결하는 습지)의 슬로건으로 전 세계를 향해 습지보전을 위한 인류의 협력을 다시 한 번 제시하고 있다. 생명의 시작과 끝, 그 속에서의 인간의 삶을 습지가 연결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습지는 우리의 생활 그리고 문화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서는 지역주민과 시민들이 습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협력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해 제10차 람사르총회를 개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국가 차원의 습지보전을 위한 노력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총회를 기점으로 국내 습지보전 정책의 전환을 가져오겠다던 그 수많은 약속들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오히려 저탄소 녹색 성장을 내세우며, 한반도 대운하의 계획을 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탈바꿈시켜 버렸다. 결국, MB정부가 내세운 저탄소 녹색성장은 토건세력으로 하여금 생태공간마저 개발의 공간으로 허용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정부가 추진하려 하는 4대강 정비사업은 람사르총회 당사국으로서의 습지를 보전하기위한 실천의지를 외면하고, 습지 파괴 및 개발선동으로 국제적 망신을 초래하고 있다. 심지어 ‘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해 MB 정책의 주요 갈등문제였던 4대강 정비사업을 ‘지속가능한 물관리’로 합리화시키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는 하천은 그 자체가 습지이자, 수많은 습지를 생성하는 원천이다. 녹색 시멘트로 제방을 쌓고 바닥을 준설하는 일이 하천을 살리는 길은 아니다. 4대강 정비사업이 가져올 재앙의 먹구름은 자연의 모태와 순리를 외면하는 것에서부터 우리 삶을 피폐화시킬 것이다.
녹색연합은 그동안 국내 중요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생태보전을 위한 시민들의 의지를 전달하고, 잘못된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역할을 해왔다. 국가의 올바른 환경정책을 제안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거듭된 거짓말과 18조의 국고낭비, 근거 없는 논리로 국민을 호도, 생태적 재앙을 가져올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MB정부에게는, 더 이상의 희망을 찾아볼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녹색연합은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깊은 유감을 정부에 전함과 동시에, 앞으로 지역주민과 단체, 람사르사무국을 비롯한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4대강 정비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에 총력을 다 할 것이다.
녹색연합
– 문의 : 녹색연합 녹색사회국 정인철 활동가 / 070-7438-8502, 011-490-1365 jiguin@greenkor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