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장이 뇌물수수료라는 명목의 죄로 수감되고 부터는
시청 청사에는 불이 훤하게 켜져있는 날이 많다.
쉽게 잠이 오지않는 밤이면 차창으로 올려다보이는 그 불빛에 나를 비춰 보면서생각한다.
그도 나 처럼 뇌옥에서 잠 못 들어 할까
그를 보내고, 불 켜진 저곳에 남아 있는 저들과 그의 식솔들도 지금,
천성산의 작은 생명들처럼 떨고 있을까
자식 여섯을 먼저 보낸 어머님이 차라리 땅에 묻은 자식이 났다고 하신다.
나는 이제 못 살겠다…….못 살겠다하신다.
그의 가족들도 그렇게 슬퍼하며 그를 뇌옥에서 건져주고 싶을까
수감되기 전 독실한 불자라고 하던 그가 26층의 높다란 빌딩 속에서 60여일동안 3000배와 단식을 하는 작은 비구니를 한점으로 내려다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한 점 마져 지우기 위해 관과 관변단체를 동원하여 서명과 진정서를 받아냈던 그가,
지금, 더 높은 곳에서 그렇게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저 위정자들은 지금 무슨생각을 할까.
이미 마침표를 찍어놓고 _ 지키지 못한 공약과 약속, 억울한 죽음들, 부조리……사건은,
사건은 얼마든지 있다고 담소로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을 그들을 향해
지금 나는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천성산과 나의 생명 줄을 쥐고 수의를 짜고
유서를 대필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본다.
잠 안오는 밤엔,
단식 서른네날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