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박근혜 정권은 국가 기간망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2013.12.23 | 환경일반

박근혜 정권은 국가 기간망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철도노동자 파업의 폭력적 진압은 시민들의 더 큰 저항을 불러올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철도 파업의 쟁점은 딱 한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경쟁을 통한 공기업의 효율 추구이며, 민영화(사유화)는 아니다.’라는 정부의 주장과 ‘경쟁효과는 없이 중복 운영에 따른 비효율 심화를 무릅쓴 민영화 과정이다.’라는 철도노조의 상반된 주장이 쟁점의 핵심이다. 그러나 수서발 KTX가 경쟁 도입을 가져올 수 없고, 지역독점체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부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현 정부가 수서발 KTX를 강행하려는 것은 국가기간망을 자본시장에 내놓으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에 따른 철도 노조의 파업은 온 국민을 대신하여, 국가기간망을 지키려는 정당한 의사의 표현이다.

각 개인이 차를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도로와 달리, 철도노선에는 동 시간에 하나의 기차만 운행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철도 시설과 함께 그 철도노선을 운영하는 것 역시 국가기간망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KTX가 도입되며,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운행 횟수가 줄어든 것이 이를 입증한다. 따라서 수서발이든, 서울역(용산역)발이든 상관없이 조금이나마 빨리 이용할 수 있는 역으로 사람들은 이동할 것이고, 그에 따라 다른 노선의 운행횟수는 조정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서비스의 질이나 몇 백 원의 운임 차이와 상관없다는 이야기다.

녹색연합은 우회 노선이 있는 도로의 일부를 민간자본으로 건설한 폐해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자 한다. 대부분 민자도로는 이용객들에게 서비스 품질보다는 이용시간의 단축이 더 중요한 선택의 요소이다. 오히려, 민자의 경우 휴게소 개수 등 서비스 품질이 더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정부의 무리한 민자도로의 추진으로 인한 폐해는 운영 손실금을 국민의 혈세로 메꾸거나, 이용객의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졌다. 철도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수서발 KTX에서 발생되는 이윤은, 투자자본의 이윤 회수에 돌아갈 것이고, 이는 바로 철도공사의 손실로 잡힐 것이다. 그 돈이 연간 약 1,400억 정도라고 하니, 그 만큼의 돈이 추가로 세금으로 보전될 것이다. 철도의 적자누적은 대국민 철도서비스 악화로 이어질 것임은 이미 여로 경로를 통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외면한 채, 22일, 박근혜 정부는 철도노조의 민영화 반대 파업에 대해 민주노총 본부 건물을 침탈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4,5천 명의 무장한 경찰들이 서울 정동 민주노총 건물을 봉쇄하고, 건물 1층의 유리를 깨고 최루액을 분사하며 강제 진입하는 모습은 지켜보는 시민들을 참담하게 했다. 철도노조 파업 2주째, 8천여 명 직위해제, 25명 체포영장 발부, 77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에 이어 경찰의 폭력 진압 사태를 보고 있자면, 과연 우리에게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 파업권이 존재하는지 절망적이다.

박근혜 정부 취임 1주년이었던 지난 19일에 서울시청 광장에는 1만 명이 넘는 전국 철도노조 조합원과 8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하였다. SNS에도 철도 파업지지 사진과 메시지가 넘쳐나고 있으며, 영하권의 날씨에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국민 합의 없이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식적 요구에 대해 수서 KTX 분할은 민영화가 아니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는 박근혜 정부는 정녕 ‘법과 원칙’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권을 훼손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는 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지 않는 것인가.

불통과 독선, 탄압이라는 공포 정치는 약발이 다 한 시대이다. 박근혜 정부는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행위를 멈추고, 스스로의 정당성에 대해 돌아보아야 한다.

녹색연합은 철도노조의 민영화 반대 파업에 대해 지지를 보내며, 이에 대한 폭력적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박근혜 정부에 촉구한다.

* 문의) 녹색연합 배보람 정책팀장 070-7438-8529

2013년 12월 23일

녹 색 연 합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