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전문기관 한국환경연구원 검토결과, 제주제2공항 계획 “미흡, 부실”

2023.03.08 | 제주 제2공항

전문기관 한국환경연구원 검토결과, 제주제2공항 계획 “미흡, 부실”

 –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 공항 입지로 적절하지 않아, 주민수용성 확보 노력 없어

 – 국토부는 부실 조사, 환경부는 거짓 협의

 – 공개 검증과 주민투표 수용해야

[기자회견문] 

지난 6일 환경부는, 국토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협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근거로 “한국환경연구원 등 전문 검토기관의 검토”를 거쳐서 제주 성산읍의 공항으로서의 “입지타당성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토기관의 세부 의견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국민 여러분께 검토기관 중 하나인 한국환경연구원의 검토의견서를 공개합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환경영향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 제고’를 주요 임무로 하는 국책연구기관입니다. 

먼저 실제로 공항의 입지 타당성이 확보되었는지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공항의 ‘입지 타당성’으로 자연환경 보전 측면에서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합니다. 하나는 조류 충돌을 낮춰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고, 그와 동시에 다른 하나는 국제보호종과 멸종위기종 등을 보호하여 종 다양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야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애초 목적대로 국토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2공항 부지의 조류 충돌수는 기존 제주공항에 비해 최소 2.7배에서 최대 8.3배가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조류 충돌수가 가장 높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비해서도 최소 1.6배에서 최대 4.96배나 높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로 높은 조류 충돌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항부지 주변의 철새도래지 등의 조류 서식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불가피 하다고 기술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국제보호종 등의 보호를 위해서는 서식지를 원형보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노력이라고 지적하며, 결국 종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는 목적과 조류 충돌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적이 “서로 상충되어 근본적 문제해결은 미흡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킬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으니 공항으로서 입지타당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환경부에 묻습니다. 현재 국토부가 제시한 대책 수준으로는 ‘제주 성산읍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 검토기관의 의견인데, 환경부는 정반대로 ‘입지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실질적 승인을 한 것입니까? 이는 국민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기만행위 아닙니까?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절차와 조건을 무시하는 위법행위 아닙니까? 

환경부에 요구합니다. 6개 전문 검토기관의 의견서를 모두 공개하고, 공개검증의 자리를 만들어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성실하고 진실되게 해명하십시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책임있는 대답을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의 충실성과 과학성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앞서의 내용은 이미 2019년에 다 지적하여 반려했던 내용인데, 이를 “재차 확인”할 수 있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근본적으로는 전혀 보완되지 않았음을 꼬집었습니다. 주민 수용성 확보 노력도 2019년 이후 전혀 진행된 바가 없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친절하게도 “소통은 공지와 달리 상호 간 피드백을 교환할 수 있는 것” 이라며 일방통보가 아니라 소통방안을 마련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의 서식지 선택 분석에 사용한 ‘이상적 자유분포 모델’은 공항 건설과 같은 서식지 교란의 경우에 적합한 분석 모델이 아니며, 유사 선호 서식지 파악도 단순히 물리적 유사성만 파악했지 실제로 대상 종이 그곳에 살고 있는지는 파악하지 않았으며, 조류 충돌에 있어서도 위험이 높은 종과 낮은 종의 가중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토부에 묻습니다. 입지 타당성부터 주민 소통까지 2019년 대책에서 진전된 바가 없다고 하는데 그 동안 무엇을 보완했습니까? 잘못된 분석 모델을 사용하고, 실제 서식하지도 않는데 유사 서식지라고 말하는 엉터리 조사를 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엉터리 조사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국토부에 요구합니다. 전문 검토기관이 지적한 잘못된 분석 및 조사 방식을 인정하고, 제2공항사업을 백지화해야합니다.

국토부에 묻습니다. 제주도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제주도민입니다.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왜 제주도민의 의견을 시종일관 무시합니까? 2년 전 공론을 통한 여론조사에서 제주도민은 ‘제2공항 반대’를 선택했습니다. 여전히 ‘반대’여론이 높습니다. 지역개발을 위한다는 국책사업에  반대하는 이유는 난개발과 과잉관광을 경험한 제주도민들의 생태, 환경을 지키고 싶은 의지입니다. 제주의 미래에 대한 중대한 정책에 도민 결정권을 존중해야합니다. 그것이 지난 8년간 쌓여온 도민 간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토부에 요구합니다. 제주 전역에 막대한 영향을 줄 제2공항 사업에 대해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제주도민들의 요구를 수용해야합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도지사 시절 주민들을 무시했던 오판을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 결자해지하기 바랍니다.

2023년 3월 8일
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한국환경회의

담당: 신수연(녹색연합 해양생태팀장, 070-7438-8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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