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8일, 녹색연합은 세계 해양의 날을 기념하여 인천 송도 갯벌에서 불법 어구 수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9시 30분 쯤, 참가자들이 탑승한 버스가 갯벌 앞 집결지에 도착했습니다. 아침부터 내린 비 때문에 활동을 진행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장화를 신고 장비를 챙기니 비가 잦아들기 시작했습니다. 행사를 준비해준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들의 안내에 따라 4~5명이 모여 조를 이루고 각자 역할을 확인했습니다. 활동 안내가 끝나고 한 손에 삽과 호미, 가위를 든 50여명의 참가자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갯벌로 향했습니다.
갯벌을 메우고 있던 물이 빠지자 바닥 곳곳에 박혀있는 불법 어구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5m 길이의 PVC 파이프를 가로로 잘라 양 끝에 어망을 달아 놓은 모습이었습니다. 파이프 안에 빠진 칠게는 탈출구를 찾기 위해 관을 따라 이동하다가 결국 어망에 빠지게 됩니다. 버려진 플라스틱 어구 안에는 칠게 뿐만 아니라 수많은 저서 생물들이 갇혀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한번 어구에 빠진 생명은 플라스틱 관과 어망 안에 갇혀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러한 일명 ‘싹쓸이’ 어구는 수많은 저서생물들의 이동과 갯벌의 흐름을 가로막고 유해화학 물질을 내뿜으며 갯벌 생태계에 해를 입힙니다.
이번 활동은 송도 갯벌에서 진행한 두 번째 어구 수거 활동입니다. 작년 10월, 13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300여개의 어구를 수거했고 이번 활동을 통해 50여명의 참가자들이 120여개의 어구를 수거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다리가 허벅지까지 빠지는 뻘 위에서도 갯벌 구석구석을 기어 다니며 바다 생명을 위해 어구를 캐고 당겨 주었습니다. 송도 갯벌에는 이번 활동으로도 미처 수거하지 못한 30여개의 어구가 남아 있습니다. 남은 어구는 다음 활동에서 마저 수거할 계획입니다.
송도 갯벌을 포함한 인천 갯벌은 수많은 철새들의 서식지이자 독특한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대상지로 고려될 만큼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공간입니다. 그럼에도 별다른 보호 제도 없이 방치되어 있어 불법 어구, 간척 및 개발 사업 등 훼손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녹색연합은 인천 갯벌을 지킬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자연유산 등재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갯벌과 바다 생명을 살리는 서명 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