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후기] 오늘의 산호는 오늘부터 지켜요, 내일의 산호는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2021.08.25 | 해양

8월의 어느 여름 밤, 시민들과 (아쉽지만 온라인에서) ‘산호초를 따라, 제주 바다로’ 떠나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산호초를 찾아서’를 함께 보고, 녹색연합 해양생태팀의 신주희 활동가로부터 제주 바닷속 산호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는데요. 산호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왜 전 세계의 산호들이 하얗게 죽어가고 있는지, 제주 바닷속 생태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등 이제껏 몰랐던 흥미로운 바다 이야기를 보고 듣느라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답니다. 함께 모여 영화 보고 이야기 나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채팅으로 떠들면서 영화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어요.

이야기 이후에는 영화와 강의에서 나왔던 내용으로 꾸린 퀴즈를 냈는데요, 나름 고심해서 만든 문제였건만… 다들 집중해서 들어주셔서 그런지 허무하리만큼 빠르게 정답을 맞춰주셨어요(!) 정답자 분들께 #찰리북 의 #그레이트베리어리프 와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쓴 #에코왕챌린지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산호에 대해 예쁜 그림과 함께 쉽고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그림책, 그리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천하자는 실용적인 책이에요.

‘산호초를 따라서, 제주 바다로’ 잠시 떠나본 서른 명 남짓한 우리들은, 아쉬웠어요. 이대로 작별하기가… 그래서, 매일 산호 한 가지의 특징을 배우고 산호의 모습을 그려보는 7일간의 ‘오늘의 산호’ 챌린지를 시작했습니다. 산호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며 좀 더 친해지고, 해양 생태계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생활 속 미션들을 수행하기 위해서였어요. 예상을 뛰어 넘는 엄청난 참여율과 열정에, 챌린지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매우 기쁘고 즐거운 일주일이었답니다. 참여자분들의 개성 넘치는 산호 그림들과 후기를 여기에 공유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녹색연합 해양생태팀 활동가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해 온 제주산호 안내서, <ㅈㅈㅅㅎ>가 텀블벅 펀딩을 시작했어요! 제주 산호를 만나는 여러 사람들의 진솔하고 재밌는 이야기와 함께, 제주 산호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거기에다 예쁘기까지 한) 산호도감+지도입니다. 지금 펀딩에 참여하시면 리워드도 함께 받아보실 수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함께해 주세요~!

🤍 우리, 제주 산호를 담다 펀딩 참여하기 https://link.tumblbug.com/mbe0ZuCCRib

[유희진 님의 후기]

사실 <산호초를 따라서>는 이전에 한번 본적이 있었습니다. 원래 바다를 좋아했고 또 지구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슷한 다큐멘터리들을 찾아봤었는데요. 당시 이 다큐를 보았을 때 뭉근하게 느껴지던 위기감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러다 녹색연합에서 <산호초를 따라서> 상영회를 한다는 소식을 보았고 반가운 마음에 단번에 신청하게 되었어요. 

처음 만나는 분들이기도 하고 또 온라인 상으로 모였기 때문에 조금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상영회가 시작되고 장면장면마다 의견을 나누며 시청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공통의 관심을 가지고 모여 의견을 나누니 이내 집중도도 높아지고 심도있는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았구요. 또 평소 궁금했던 제주 바다의 현 상황을 신주희 활동가님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전해주셔서 이 부분이 특히 유익했습니다.(자료를 따로 요청드리고 싶었답니다 ㅎㅎ)

상영회로 끝났으면 조금 아쉬웠을텐데 상영회 후 진행된 챌린지로 산호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매일 ‘오늘의 산호’를 직접 그려보기도 하고 하루 하나씩 환경에 이로운 습관 챌린지를 실천했던 경험들이 이번 활동을 더 입체적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해주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다른 참여자분들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의견이나 정보를 공유하면서 특정 이슈에 대한 시각을 더 넓게 접근할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녹색연합 담당자분들이 세심하게 준비해주신 덕분에 다 가능했던 일이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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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산호초를 따라서>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이렇게 힘든 잠수는 처음이에요.”

산호 모니터링을 하던 잠수부가 이런 메모를 보여주는데요. 산호초가 하얗게 죽어가는 ‘백화 현상’을 모니터링을 진행한 단 4개월 사이에 목격하게 됩니다. 

사실 죽어가는게 산호초 뿐만은 아니지요. 작년 이맘때 쯤 지리산처럼 고도가 높은 산으로 가서 고사목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하얗게 비쩍 마른 나무가 수두룩했습니다. 마치 백화된 산호초처럼 그렇더라구요. 높은 산을 내려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당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여기 바로 목전에서 벌어지고 있구나’ 

솔직히 ‘지금부터 잘하면 좋아질꺼야’ 같은 마냥 밝은 미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아진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인지는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낫게 할 수 는 없지만 최소한 가속화를 늦출 수는 있다고 보고요. 지구에는 우리 세대만 사는 게 아니니까 멈추고 늦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갈 다음 세대가 또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좀더 각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구 건너편 어딘가에서 산호 종자 세포를 살려서 연구를 하고 물리적으로 지속가능하도록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오늘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문제인식을 전하고 참여를 끌어내는 일이 중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녹색연합에서 진행하시는 이런 일반인 대상의 다양한 활동들이 지금 시대에서 굉장히 의미있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슈로 환경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는 늘어났지만 당장 내 코앞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아직은 ‘내 일’ 같아보이기 마련인데요. 해수 온도가 1도 오른다는 게, 그래서 바다 속 사정이 처참해지는 게 지금 내 눈 앞에 보이지 않으니 당장은 괜찮을 수도 있다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루 하루 방치되는 무관심들이 오늘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생각해요. 오늘은 있었지만 내일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지구는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으니까요. 

문제의식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신 <녹색연합>에게 감사인사드립니다. 

[백선미님의 후기]

1년 전 쯤 만났던 <산호초를 따라서>를 통해 어쩌면 산호들에게 허락된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레 아름다운 산호들을 위해 무얼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녹색연합을 만났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녹색연합의 온라인 상영회는 너무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상영회 후에 진행된 산호그리기&행동 챌린지는 산호와 환경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소개되는 산호를 그리기 위해 이리저리 관찰하며 다이빙서 만났던 낯익은 산호의 숨은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매 순간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바다 속 숨은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참여하신 분들의 다양한 그림들을 감상하는 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산호 그리기 챌린지 후 그저 단순히 “아름다운 연산호들”이 아닌 각각의 이름과 개성을 지닌 소중한 생명체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같이 진행했던 행동챌린지를 통해 생활 속에서 그동안 아무런 의심(!)없이 해왔던 일들이 환경과 기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인식은 하고 있으나 해결 방법을 고민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다른 참여자 분들의 좋은 의견들을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산호와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 많은 생각과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참여하게 된 일주일의 챌린지는 기대이상의 풍성한 수확을 제게 가져다주었습니다. 또한 그간 잘 깨닫고 있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시간이었습니다. 환경과 산호를 보호하는 방법이 무작정 참고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라는 것을 일주일간의 챌린지를 통해 알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녹색연합, 너무 감사합니다😀

[황유리님의 후기]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 사는 생물은 상어, 고래, 물고기, 해파리 정도가 다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점점 글과 그림으로 바다의 다양한 모습들을 배우고 이해하게 되면서 산호도 알게 되었는데 제 눈엔 그냥 똑같은 구불구불한 산호로만 보였습니다. 산호를 직접 보지도 못했고 산호에 대해 배운 적도 없어서 그저 낯선 생물로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산호초를 따라서> 영화를 보고 산호의 구체적인 생김새, 생명 활동 방법, 산호초에게 일어나는 현상 등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새로운 세계에 처음 눈을 뜨게 된 느낌이었습니다. 산호초에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서식하고 지구의 허파와 같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느끼는 것도 잠시, 산호초 백화현상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해양생태계도 위협받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간 때문에 바닷속에서 위협받는 생물들을 모르고 어떤 위협인지도 들여다보지 않은 게 미안했습니다. 같은 지구에 살고 우리 때문에 피해를 받는 생물들이 있다면 적어도 그 생물들에 대해 알고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양생태계가 파괴되면 바로 우리 지구를 포함해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도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활동으로 눈앞에 닥친 현실을 직시하고 더 많이 알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많은 사람들도 함께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한 활동 중에서 가장 좋았던 건 영화 상영 뒤 일주일 동안 일곱 종류의 산호들을 그려보고 관련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근처에 사는 산호 이름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고 해양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공유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글·정리 / 녹색이음팀 유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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