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26일, 부산역 광장에서 가덕도 신공항 백지화 촉구 부산 집중행동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전날 부산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좌초되지 않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에 답하듯, 전국에서 가덕도 탈공항 버스를 타고 모인 200여 명의 시민들은 부산역 광장 한복판에서 “가덕도는 공항이 아니라 생명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살아숨쉬는 생명들을 위한 살풀이와 공연,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를 나눴습니다.

이날 발언자로 마이크를 잡은 녹색연합 정규석 사무처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들어가는 15조원이면 청년 100만 명에게 1인당 1500만원의 주거지원금을 줄 수 있다며, 미래의 생명을 빼앗는 사업을 이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문성호 ‘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공동대표는 금강이 낙동강이고, 낙동강이 가덕도라며 전국 생태계를 하나의 생명망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단지 비행기를 띄우는 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리, 터널, 매립, 항만 공사가 바로 이 사업과 연계돼 있다며 난개발의 구조적 문제임을 지적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을 단절하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반대하며, 부산역 광장에서부터 정발 장군 동상까지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의 날씨였지만, 평화의 애원을 담은 박소산 씨의 학춤을 지켜보며, “공항 말고 공존, 파괴 말고 생명“이라는 구호가 부신 시민의 마음에 전해지도록, 그리고 이재명 정부에 가닿도록 외쳤습니다. 행진을 마친 뒤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 달 넘게 1인 시위를 진행중인 김현욱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대표의 마무리 발언을 들으며, 정부가 계속 신공항 건설을 추진한다면 오늘 모인 시민들 역시 저항을 멈출 수 없다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 반대 선언문
가덕도는 공항이 아니다. 가덕도는 생명이다.
공항의 가치는 교류와 연결에 있다.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은 사람과 자연을 단절한다. 지역과 지역을 단절한다. 사람과 사람을 단절하고 있다. 단절을 낳는 공항을 공항이라 할 수 없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가덕도에 단절과 고립을 짓는 사업에 반대한다.
정부와 행정 책임자는 각성하라. 국제 항공 안전 기준에도 맞지 않고,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지 않으며, 자연 생태와 문화유산을 파괴하고, 가덕도 원주민의 삶을 희생시키며, 건설사도 포기한 공항 건설 사업을 재검토 없이 억지로 계속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표심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 단기적인 투기 및 정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장기적인 안전과 안정을 위협하는 신공항 건설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현실을 각성하고 망설임 없이 신공항 건설 사업을 백지화하라. 국민과 소통하며, 상생과 화합이라는 시대의 과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을 새롭게 준비하라.
난개발 중심의 경제 발전 추구가 지역 소멸과 기후 위기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자연과 관계를 회복하고 균형 있게 함께 잘 사는 방향을 찾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위험을 가속하는 관성과 같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을 멈추는 일이 역설적으로 가장 생산적인 일이 되었다. 이 악습을 멈추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함께 행진한다. 이 행동이 지역 민생 안정과 기후 위기 대응의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 소외되고 고립되는 생명 없이 양극단이 화합하여 상생하는 길을 함께 찾고 걸어가자.
2025년 7월 26일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는 시민 일동
*문의: 녹색연합 그린프로젝트팀 박상욱 활동가 (070-7438-8501 / deepeye121@greenkor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