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해와 서해, 남해로 둘러쌓여 바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지정학적으로는 한국전쟁 이후 대륙과 연결됐던 육로의 단절 탓에 우리는 경제, 물류, 정치, 환경적으로 사실상 섬나라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생태적 관점으로 확장하면 바다는 보다 훨씬 복잡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진 시공간입니다. 지구 전체 표면의 약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수많은 해양생물의 터전일 뿐만 아니라 지구의 기후 체계와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녹색연합은 해양보호구역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한 우리 바다의 문제들을 [월간바다]에서 소개합니다.
글: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최황 활동가
hoan@greenkorea.org
해수온, 도대체 얼마나 빠르게 오르고 있을까?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는 전례 없는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50년간 전 세계 평균 해수온이 0.74°C 상승하는 동안, 우리 바다는 그 두 배를 상회하는 1.58°C나 올랐습니다. 특히 최근 해수온 상승의 가속은 공포스러울 정도입니다. 아래 이미지는 2016년과 2020년의 한반도 연근해의 해수온 변화를 직관적으로 나타낸 이미지입니다.

한 눈에 봐도 해수온 변화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검은색 부분은 섭씨 0도, 푸른색 부분은 영하 3도, 붉은색 부분은 영상 1.5도, 노란색 부분은 영상 3도 정도입니다. 서해의 경우 검은색에서 푸른색으로 온도가 낮아진 것 처럼 보이지만, 측정 당시 조석간만의 차로 인해 밀물과 썰물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자세히 보면 2026년 3월 2일의 서해 먼 바다가 붉은색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전체적으로 해수온의 온도는 오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조간대의 차이가 적은 남해와 동해를 보면 해수온 변화가 훨씬 심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겨울이 채 끝나지 않은 3월의 바다가 이런 상황이니, 여름철의 해수온은 훨씬 심각합니다.
해수온이 30°C를 넘기면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이렇게 해수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국의 해양 생태계는 그 근간부터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연근해를 터전 삼아 살아가던 많은 해양생물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한반도를 떠나고 있습니다. 동해 전역에서 살던 명태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평균 수온 15도에서 20도 사이의 환경에서 살던 오징어 역시 자취를 감췄습니다. 대신 열대와 아열대의 바다에 서식하던 낯선 해양생물의 출현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해수욕장에 찾아오는 맹독성 해파리류를 비롯해 최근 제주 등 남해에서는 한국에서 한 번도 발견된 적 없는 만타가오리 등이 혼획된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제 몸을 가눠 거처를 옮길 수 있는 경우는 그나마 상황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해저 암반에 붙어 평생을 살아가는 산호류와 바다 속에서 숲을 이루는 해조류, 갯벌에 깃대 살아가는 폐류의 경우 뜨거워진 바다를 견디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해의 경우 2025년 한 해동안 고수온경보가 70일 넘게 지속되면서 바지락 등 저서생물군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생태계 뿐만 아니라 어민의 생계마저 위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주도 남녘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다양한 해양생물의 안식처를 제공하던 모자반 군락지는 해수온 상승으로 인해 사라져버리고 있습니다. 이를 갯녹음 현상이라고 합니다. 갯녹음은 현재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서귀포 인근 해저에 세계적으로 희귀한 군락지를 형성하며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연산호는 근 몇 년 사이 여름철 3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초고수온 현상 때문에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녹아내리듯 죽어가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의 전문기구인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산호탐사대에서 촬영한 연산호의 모습은 충격적입니다.
바다의 온도를 식히기 위해 해야 할 일들
이렇듯 한국의 바다는 아열대화를 넘어 열대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급속도로 변하는 한국 바다의 환경과 생태계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바다를 수산자원의 보고나 개발 가능한 광활한 공간으로 바라봐선 안 됩니다. 해수온 상승을 막기 위해 국제적 해양 보전 정책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그 중 하나가 2030년까지 육해상 보호구역을 전체 면적의 30% 이상으로 늘리자는 30by30 계획입니다. 2019년 쿤밍-몬트리올 국제 생물다양성 계획에서 공식화된 이 국제 협약을 이행하는데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2026년 3월 현재 한국의 해양보호구역은 전체 해역의 2%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서해 갯벌이라는 강력한 조력자가 있습니다. 육지의 숲보다 50배나 빠르게 탄소를 흡수하는 막강한 정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갯벌은 ‘블루카본’이라고도 불립니다. 한국의 갯벌을 보존하고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는 것은 바다의 온도를 식히고 전지구적 기후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초석이라 하겠습니다. 녹색연합은 2% 뿐인 해양보호구역의 대대적인 확대와 더불어 해양보호구역이 바다의 개발 위협과 훼손 및 오염으로부터 강력한 방어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의 해양보호구역 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갑니다.
녹색연합은 꾸준한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한국의 바다가 처한 문제를 발굴하고, 시민 참여 활동과 캠페인, 언론 보도, 국회 토론회와 세미나 등 다양한 창구를 활용해 문제를 공론화 하는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 입법 활동과 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이끌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겠습니다. 녹색연합과 함께 한국의 바다를 살리는 일에 동참해주세요.






